5G에서 퀄컴 넘어서려는 인텔, 어디까지 왔나?

김태우 tk@gamedonga.co.kr

[IT동아 김태우 기자] 멀게만 느껴졌던 5G가 슬슬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애초 상용화는 2020년이었지만, 현재는 1년 당겨진 2019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월 MWC에서 KT는 2019년에 상용화를 공표했을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만나본 네트워크 관계자도 상용화의 시기를 2019년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앞으로 2년 후에는 5G를 만나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5G는 이동통신이다. 현재의 4G 이동통신은 속도를 기반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5G는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로 확대 연결된다. 스마트팩토리, 커넥티드카, 인공지능 등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통사나 네트워크 기업들이 이런 5G에 공을 들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네트워크와 다소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인텔이 이 분야에서 꽤 열심이다. 게다가 기술력도 상당한 수준이다.

5G 모뎀칩

이미 인텔은 5G에 대응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월 MWC에서 인텔은 통신 모뎀칩 'XMM 7560'을 선보였다. XMM7560은 LTE 어드밴스드 프로 모뎀 솔루션으로 1Gbps을 지원한다. 경쟁사인 퀄컴이 1년 전에 내놓은 X16 모뎀칩과 같은 속도로 올해 출시한 스냅드래곤 835에 내장한 단일 칩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해당 모뎀칩은 엄밀히 구분하자면 4.5G라고 보면 된다. 5G로 넘어가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모뎀칩이다. 다만 스마트폰 제조사는 내부 공간 문제로 AP와 모뎀을 통합한 단일 칩을 선호하는데, 인텔 모뎀칩은 AP와 통합된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쓸 수 있는 곳은 현재 애플 정도다. 이미 아이폰7에는 인텔 모뎀칩이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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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텔 XMM 7560 LTE 모뎀 (출처 = 인텔)

5G 모뎀 솔루션도 MWC에서 공개했다. 3세대 5G 단말용 개발 플랫폼을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와 개발 코드명이 '골드리지'인 5G 모뎀칩, 무선주파수(RF) 칩인 '메뉴멘탈 서밋'이 적용됐다.

다운로드 속도는 무려 10Gbps를 지원하는데, 주목할 부분은 6GHz 이하 주파수 대역과 28GHz 고주파 대역을 동시 지원한다는 점이다. 퀄컴이 내놓은 5G 솔루션은 28GHz 주파수 대역만 지원한다. 중국과 유럽은 6GHz 이하, 한국·미국·일본은 28GHz 주파수 대역을 활용해 5G 통신망을 구축할 계획인데, 이 모두를 하나의 솔루션에서 해결할 수 있다.

세계 각국 통신 사업자는 올 상반기 제공될 이 플랫폼으로 망 연동 테스트를 할 계획이다. LTE는 퀄컴보다 다소 뒤처진 인텔이지만, 이번 솔루션으로 5G에서는 퀄컴과 거의 비슷해졌다.

인텔은 모뎀 기술 확보를 위해 2011년 독일 인피니언으로부터 모뎀칩 사업 부분을 인수했으며, 비아텔레콤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모뎀 자산도 넘겨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퀄컴 2인자인 머씨 렌두친탈라를 영입해 사업을 맡겼다. 조금씩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는 셈이다.

5G 기지국을 위한 제품

5G 네트워크 장비에 접목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세서도 내놨다. 이들 제품은 대규모로 증가하는 데이터 트래픽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톰 C3000은 최대 16개 중앙처리장치(CPU) 코어를 내장하고 있으며, 합리적인 가격과 전력 성능을 제공한다. 이전 버전의 아톰 프로세서인 C2750 대비 컴퓨팅 성능이 최대 2.3배 증가했으며, 트래픽 처리와 라우팅, 기타 작업 등을 하드웨어적으로 가속해 주는 인텔 퀵어시스트 기술을 사용해 최대 20Gbps 속도로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처리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기술도 지원한다. 올 상반기 샘플 출시, 연내 생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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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G 기지국용 제품 (출처 = 인텔)

제온 프로세서 D–1500 네트워크 시리즈 제품군 작년 4분기 출시됐다. 네트워크 라우터, 무선기지국 등 다양한 장비에 쓰일 수 있는데, C3000에 비해 2배 이상인 40Gbps로 데이터를 압축하고 처리할 수 있는 퀵어시스트 기술을 품고 있다. 본격 생산은 올해 중반부터다.

이외에도 25Gb 대역폭을 지원하는 이더넷 네트워크 어댑터 XXV710도 있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나 네트워크 인프라 서비스 제공업체가 요구하는 고대역폭을 해결해 줄 것이다.

5G시대 데이터센터

5G는 단순히 속도만 빠른 것이 아니라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거대한 숫자의 사물이 망에 연결되며, 이를 통해 발생하는 빅데이터의 처리를 필요로 하게 된다. 기지국에서부터 단말기, 센서, 데이터센터 등 전 영역에 걸쳐 통합 플랫폼의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네트워크 기술은 데이터센터 레벨까지 확대될 것이며, 유연하고 확장할 수 있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금은 고정적으로 확장이 되지 않는 형태다. 인텔은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네트워크가상화(NFV) 등의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인텔이 내놓은 도구가 데이터플레인개발도구(DPDK)다. DPDK는 인텔이 개발했지만, 오픈소스로 공개해 놓았다. 다양한 네트워크 인프라 장비를 소프트웨어로 조정할 수 있게 해준다. 아톰 C3000, 제온 D–1500 등 인텔이 내놓은 네트워크 장비용 프로세서는 DPDK를 모두 지원하며, 이미 삼성전자, SK텔레콤, NTT도코모, 버라이즌, NEC 등은 DPDK를 사용하고 있다.

통합 플랫폼 요구하는 5G

5G는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 중심이었던 지금까지의 이동통신과는 전혀 다르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사물이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새로운 이동통신으로 데이터 트래픽은 지금보다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급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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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증하는 트래픽, 5G 시대엔? (출처 = 인텔)

많은 디바이스가 연결되고, 통신 구조도 복잡해질 것이다. 속도, 응답시간, 규모 등 5G의 요구 사항을 충족해야 하며, 네트워크는 더 스마트해져야 한다. 지금과는 다른 네트워크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으며, 앞서 언급했듯이 기지국에서부터 단말기, 센서, 데이터센터 등 전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이 떠오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인텔은 모뎀 기술을 바탕으로 한 디바이스에서부터 네트워크 인프라까지 전 분야에 걸쳐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특히 5G의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기존 네트워크 장비가 아닌 유연성을 앞세운 클라우드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며, 클라우드를 처리하는 데이터센터는 인텔의 강점 중에 하나다.

인텔은 5G 표준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 맞춰 통신사와 장비제조사 솔루션 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며, SW를 통해 통신사들 LTE 통신망을 5G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미 국내외 통신사들은 4G에 해당하는 LTE 망 운영 인프라 일부에 NFV를 적용한 상태다. 삼성전자, SK텔레콤, NTT도코모, 버라이즌, NEC에는 네트워크 장비 관련 라이브러리인 DPDK를 제공하고 있다.

관련 기업과의 협력도 열심히다.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KT, SK텔레콤 등과 새로운 주파수(NR) 표준 마련 등과 관련해 협업하고 있으며, 5G 기술 표준을 위해서는 무선통신장비 회사인 노키아, 에릭슨 등과 손잡았다.

에릭슨, 하니웰, UC버클리 대학과는 '5G 이노베이터 이니셔티브'을 결성했다. 노키아와는 공동 테스트 연구소를 개소할 예정이다. 인텔 x86 프로세서로 구성한 네트워크 인프라와 무선 단말용 칩세트으로 상용 5G 솔루션을 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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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텔 MWC 2017 현장 (출처 = 인텔)

다양한 기업이 5G에 공들이고 있지만, 인텔처럼 전방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곳은 없다. 일찌감치 모뎀칩 개발을 시작하고, 저물어가는 PC 시대에 맞춰 데이터센터에 집중한 결과라 할 수 있다. PC 시대를 호령했던 인텔이 모바일 시대에서는 다소 주춤했던 모습을 보였지만, 5G 시대에서는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5G에서 인텔은 가장 주목해야 할 기업이 아닐까 싶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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