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서울모터쇼] 네이버가 제시한 커넥티드카의 가능성

강형석 redbk@itdonga.com

2017 서울모터쇼 네이버랩스
전시관.
2017 서울모터쇼 네이버랩스 전시관.

[IT동아 강형석 기자] 네이버랩스는 3월 30일부터 4월 9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2017 서울모터쇼에 참가해 전시관을 꾸몄다. 여기에서는 새롭게 개편되는 네이버 자동차 서비스를 시작으로 자율주행,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공개했다. 전시관 중앙에는 실내 정밀지도 제작 로봇 M1이 잘 꾸며진 모형 도시 속을 돌아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사실 이 전시관의 핵심은 딥러닝을 활용한 실내 정밀지도와 자율주행, 커넥티드카의 핵심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라 하겠다. 그 중 상용화가 요원한 자율주행보다 당장 현실화되고 있는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이 더 눈에 띄었다.

음악과 길안내 등 필요한 기능을 하나에

자세히 보니 평범한 내비게이션이나 태블릿처럼 생겼다. 그러나 이 제품은 무선통신을 적극 활용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n-Vehicle Infortainment) 시스템이다. 우선 그린카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하고 점차 적용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그린카에서도 모든 차량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출시 시점에 추가되는 신차를 중심으로 우선 적용 후 장착 차량을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단말기를 살펴봤다. 기본적으로 3가지 기능이 제공된다. 드라이브 런처(Drive Launcher), 내비게이션(Navigation), 미디어(Media)가 그것이다. 이와 별개로 내가 차량으로 어떤 운전을 했는지 알 수 있는 에코 드라이빙(Eco Driving) 항목도 존재했다.

네이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단말기.
네이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단말기.

드라이브 런처는 차량에 앉은 후 시동을 걸고 운전하기 전까지의 과정을 위한 기능을 제공한다. 말은 거창하지만 단순히 보면 길 안내를 위한 준비 단계를 의미한다. 목적지나 음악, 재생 미디어 등을 선택하고 재생(결정)하면 된다.

이 기능은 시작 단계로 매우 단순하게 꾸며져 있었다. 물론 현재 기능은 개발 중인 것으로 향후 더 많은 기능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네이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단말기.
네이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단말기.

그 다음은 내비게이션이다. 네이버 지도를 활용한 위치 검색과 길 검색을 지원한다. 무엇보다 그린카와 협력했기 때문에 차량을 반납하기 위한 장소 검색까지 가능하다는 점이 돋보인다. 목적지는 일반 문자 입력도 되지만 음성 인식도 가능하다.

지도는 손가락을 활용해 확대하거나 축소 가능하다. 단말기 해상도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알려주지 않았지만 시인성은 무난한 수준이었다. 자주 찾을 목적지는 즐겨찾기 등록으로 쉽게 접근하도록 만들었으며, 주변장소 검색까지 제공한다.

네이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단말기.
네이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단말기.

미디어는 네이버가 서비스하는 음악과 오디오 클립(팟캐스트), 네이버 스포츠 등이 서비스 된다. 음악은 무선 통신을 활용한 실시간 재생(스트리밍) 방식이다. 여기에 운전자의 취향이나 운전하는 시간 또는 날짜에 맞게 음악을 추천하는 기능도 포함된다. 마치 애플뮤직에서 사용자가 자주 듣거나 찾는 아티스트 또는 음원을 분석해 취향에 맞는 다른 아티스트와 음원을 제안하는 것과 비슷하다.

오디오 클립은 팟캐스트와 같이 음성 대화나 라디오 프로그램 같은 것을 감상하기 위한 항목이다. 네이버 스포츠 또한 마찬가지. 이는 주행 중 영상을 재생할 수 없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영상 대신 음성을 들려줘 콘텐츠 자체에 집중하도록 유도함은 물론, 전방 주시까지 가능하게 해준다. 모두 실시간 재생으로 이뤄지는 기능이다.

네이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단말기.
네이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단말기.

에코 드라이빙은 간단하다. 운전자가 주행을 얼마나 잘 했는가를 분석한다. 과속이나 급가속, 급제동 등을 얼마나 했는지를 수치로 분석해 점수화하는 방식이다. 점수가 높으면 주행 요금을 할인해주는 식의 연계도 이뤄져 있다.

이렇게 기능들을 보니 궁금한 점이 있었다. 화면은 가로로 길면서 주요 메뉴는 왼쪽에 작게 집중되어 있다. 우측에는 큼직한 아이콘이 나타난다. 이 부분에 대해 물었더니 네이버랩스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의 스티어링 휠이 왼쪽에 있고, 인포테인먼트 기능은 중앙에 있다. 자연스레 주행 중 오른손으로 다루게 되는데, 그 상황에서 최적의 조작을 구현하려면 이런 디자인이 적합하다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한 주의를 산만하게 만들지 않는 선에서 즉시 기능을 조작할 수 있게 가급적 적은 터치 횟수로 필요한 기능을 구현하는데 집중했다고 한다.

네이버 아이디로 구현되는 기능들

네이버랩스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네이버에 가입된 사람이라면 누구든 쉽게 사용 가능하다. 무엇보다 모바일이나 데스크톱에서 사용하는 네이버 포털이나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하도록 설계되었다. 예로 PC의 네이버 웹에서 맛집을 검색하고 이를 기록하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연동해 길을 안내하거나 관련 자료들을 차량 내에서 볼 수 있다.

네이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
네이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

음악이나 오디오 클립 등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서비스에 가입되어 있다면 자주 듣는 음원이나 오디오 클립 등을 바로 감상할 수 있다. 차량 내에서 했던 것들은 자연스레 동기화되어 PC나 스마트 기기에서 다시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차량에 쓸 수 있는 기능은 가능한 구현하겠다는 목표로 인터페이스나 기능을 다듬는 중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네이버의 커넥티드카 솔루션은 현재 서비스하는 주요 기능을 묶어 놓은 선물세트 같은 느낌이다. 네이버 계정만 있다면 자연스레 실내외는 물론 자동차 안에서도 필요한 기능을 쓸 수 있으며, 동기화되어 언제든 다시 불러오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계정 동기화로 인한 문제는 없는 것일까? 네이버 관계자는 계정 연동에 따른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단말기 내에서 계정을 활용해 접근하지만 어떤 기능을 쓰는지에 대한 것만 동기화할 뿐, 계정정보(개인정보)는 기록하지 않는 식이다. 또한 차량을 반납하거나 시동을 끄면 즉시 접속을 끊어 다른 탑승자가 차에 올라 기존 정보를 그대로 활용하는 일을 막는다.

아직 100% 구현된 것은 아니지만 네이버는 다가오는 변화를 향해 한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지난 3월 30일 진행됐던 프레스데이에서 송창현 네이버랩스 최고 기술 책임자(CTO)는 “사람이 도구를 배우고 이해하는 시기는 끝났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도구에 대한 정보가 없어도 즉시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그럴 수 있을지는 상용화 예정인 올해 2분기 이후에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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