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체크와 급여 계산을 한 번에 '알밤'

김태우 tk@gamedonga.co.kr

[IT동아 김태우 기자] 식당, 편의점, 커피숍, 패션 등 수많은 매장에서 파트타임 직원을 쓰고 있다. 이들 직원은 저마다 출근 시간도 다르고, 시급도 다르다. 그러다 보니 점주에게 생기는 귀차니즘 중의 하나가 급여 계산.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을 일일이 체크해 매달 계산을 해야 하는 일은 꽤 번거롭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푸른밤에서 내놓은 '알밤'은 스마트폰으로 출퇴근을 체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직원이 출근 후 알밤 앱을 실행해 출근 버튼을 누르면, 시간이 기록된다. 점주에겐 출근했다는 알림도 전송된다. 이를 기반으로 급여 계산을 자동을 해준다.

알밤
알밤

알밤은 푸른밤 김진용 대표가 과거 매장을 직접 운영하면서 급여 계산이 귀찮아 직접 만들어 사용하던 아이템이었다. 이 아이템을 사업화한 것이 현재의 알밤이다. 여담으로 알밤은 알바 매니지먼트(Alba Management)를 줄인 말이고, 푸른밤은 제주도 푸른밤에 나온 말이다. 어쩌다 보니 '밤'자 돌림이지만, 전혀 상관은 없다.

출퇴근 체크는 매장에 도착 후 해야 한다. 그러므로 직원의 위치가 중요하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 서비스 개발 초기에는 GPS와 와이파이를 사용했단다. 하지만 GPS는 실내 위치를 잡지 못 해 정확도가 떨어지고, 와이파이는 반경이 너무 넓어 매장 밖에서도 출퇴근 체크를 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여러 고민 끝에 비콘을 알게 되어 현재는 이를 접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콘은 블루투스를 사용하며, 신호 거리가 짧다. 게다가 신호 송수신 거리를 제어할 수 있다. 매장 내에 특정한 공간을 출퇴근 존으로 만들 수 있는 셈이다. 직원는 출근 후 해당 존에서 앱을 실행해 출근 버튼을 누르면, 출근 여부를 비콘이 판별하게 된다. 이후 서버로 출근 완료 데이터를 전송한다.

이렇게 체크한 출퇴근 기록을 바탕으로 급여 계산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김진용 대표는 "궁극적으로 하고 싶었던 것이 급여 자동화"라며 "급여 자동화를 위해선 높은 신뢰도를 가진 출퇴근 기록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높은 신뢰도의 출퇴근 기록은 알밤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요건이다. 이를 바탕으로 급여가 계산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비콘을 도입하긴 했지만, 그런데도 어뷰징이 매우 많았다고 한다. 김진용 대표는 "2014년 9월 론칭 이후 신뢰성 높이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며 "이를 탐지하고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해 4개국에 특허 출현도 했다"고 밝혔다.

몇몇 사례를 물어봤다. 먼저 알밤 앱이 ID, 비번 기반이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 아이디를 알려줘 출근 체크를 대신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다른 기기에서 로그인을 하게 되면, 관리자에게 다른 기기에서 로그인했다는 메시지를 보낸다. 와이파이 전용폰을 매장에 두고 다른 직원에게 출퇴근 체크를 부탁하는 경우도 있어 유심이 없음 로그인이 안 되도록 조치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수많은 사례이 나왔는데, 보기에는 쉬워 보이는 서비스이지만 생각외로 많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고 김진용 대표는 설명했다.

알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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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밤 김진용 대표

그동안 마케팅은 하지 않았다.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력이 우선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다만 프랜차이즈 박람회는 꼬박꼬박 참가해 조금씩 서비스를 알려 나갔다. 그 덕에 현재 6000개가량의 매장에서 알밤을 쓰고 있다. 김진용 대표는 아직 갈 길은 멀다고 한다. "국내 자영업자만 200만이 넘는다"며 "앞으로 좀 더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 계획이다"고 언급했다.

김진용 대표는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으로 퇴사 후 자영업을 했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3년 간 자영업을 하면서 본인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 쓰던 것이 알밤이다. 론칭은 2014년 9월에 했지만, 사업을 접을 생각도 했었다고 한다. 막판에 대기업에서 전국 매장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 전환점이 되었다. 이후 KDB 주최 스타트업 대회에 나가 1등을 하고, 본앤젤스를 만나 4억 원의 초기 투자를 받았다. 그리고 최근에는 18억 원의 후속 투자를 마무리했다.

김진용 대표는 "이번 투자는 서비스를 성장시키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며 "내년에는 10만까지는 아니더라도 몇만 수준으로 알밤 사용 매장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위해 투자를 받은 셈이다.

12월에는 새로운 서비스도 나올 예정이다. '알밤 스케줄러'가 그것이다. 알밤 스케줄러는 교대 근무 일정을 수월하게 짤 수 있는 서비스다. 알밤 스케줄러로 근무 일정을 만들게 되면, 이를 토대로 실제 근무시간, 원래 근무시간 등을 비교해 초과 근무, 주휴 수당 등을 파악해서 급여 계산이 이루어진다. 매장 월 예상 월급까지 예측해서 계산하는 기능도 적용됐다. 알밤 스케줄러는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을 통해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과거 3년 간의 자영업 경험이 서비스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우리 서비스는 점주와 직원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한다"고 김진용 대표는 설명했다.

매장 관리에 있어 알밤은 분명 메리트가 있다. 특히 여러 매장을 관리해야 할 경우, 알밤의 편리함은 더욱 빛이 날 것이다. 커피에 반하다, 탐앤탐스, 레노마, 원더 플레이스, 봉쥬비어, 포차어게인, 마포갈매기, 화통삼 등 굵직한 매장들이 알밤을 괜히 사용하는 것은 아닐테다.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라면 알밤은 눈여겨 봐야할 서비스가 아닐까 싶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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