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돌아온 A99M2, A99와 다른 부분은?
[IT동아 강형석 기자] 미러리스 카메라를 주로 선보여 온 소니가 오랜 침묵을 깨고 A-마운트 플래그십 카메라 알파99 마크2(A99M2)를 공개했다. 4년 만에 갱신되는 새로운 상위 라인업으로 그 동안 소니가 여러 미러리스 카메라들을 선보이며 쌓은 기술을 접목한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그 동안 소니가 A-마운트 플랫폼을 버린 것 아니냐는 의혹 또한 잠재울 수 있었다.
A99M2는 1~2년 주기로 꾸준히 출시되는 중보급기와 달리 향후 3년 이상 플랫폼을 이끌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때문에 현재 출시된 소니 카메라들의 장점은 물론, 앞을 내다본 설계 또한 이뤄져야 한다. 처음 출시된 A99 또한 당시 기술과 향후 접목될 기술을 접목해 주목 받은 바 있다. 그렇다면 4년이 지난 이 시점에 출시된 A99M2는 A99와 어떤 점에서 차이를 두고 있을까?
핵심은 5축 손떨림 보정
A99M2의 변화는 5축 손떨림 보정 기구의 탑재다. 기존 A99에는 스테디샷(SteadyShot)이라는 이름의 손떨림 보정 기능이 있었다. 카메라의 떨림을 인식해 안정적 촬영을 지원하는 이 기능은 기존 방식을 쓰면 2.5~4단계 셔터속도 보정 효과가 있었다. 센서를 위아래로 흔들어 보정하는 기술로는 최적의 성능이라고 볼 수 있었다.
새로운 카메라에서는 입체적인 보정 방식을 쓴다. 이는 기존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A7M2 라인업에 탑재되기 시작했다. 5축 손떨림은 말 그대로 카메라의 진동을 5개 축을 중심으로 보정한다는 의미다. 여기에서 5축은 수평 수직의 흔들림과 수평 수직 기울어짐, 회전 등이 포함된다. 사람이 카메라를 들면 다양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카메라 또한 그에 맞춘 보정이 필요하다.
소니는 A99M2에 와서 A-마운트 전용 5축 손떨림 보정 유닛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최대 4.5단계 셔터 속도를 확보할 수 있다. 고화소 카메라에서 손떨림에 의한 화질 저하는 치명적이기에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손떨림 보정 효과는 뷰파인더와 액정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증가한 화소 수, 빨라진 처리속도
4,240만 화소. 이는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중 최고 화소를 자랑하는 A7RM2와 동일한 수준이다. 당연히 A99의 2,430만 화소보다 높다. 그만큼 더 높은 해상도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해상도가 커지면 자연스레 용량이 증가한다. 이는 압축 이미지인 JPG는 물론이고 무압축 이미지인 RAW도 마찬가지다. 특히 빛과 색 관련 데이터를 대거 담은 RAW는 고화소일수록 부담스러운 요소다.
A99M2는 처리과정의 변화로 속도 개선을 이뤄냈다. 대부분 디지털 카메라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센서가 받아 관련 정보를 이미지 처리장치로 전달한다. 당연히 이미지 처리 프로세서의 성능과 최적화가 속도를 좌우한다.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카메라 전체 속도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센서와 이를 처리하는 구조. 기존 A99가 과거 방식을 채택했다면 A99M2는 센서(포토 다이오드) 뒤에 구리 배선층으로 길을 텄다. 또한 이미지 처리 프로세서 사이에 대규모 집적회로(Front-End Large Scale Integration)를 탑재했다.
소자 집적도를 높인 LSI는 이미지를 담아두는 여분의 공간(버퍼)과 이미지 프로세서의 작업 일부를 미리 가공하는 역할도 도맡는다. 때문에 처리속도 증가와 함께 이미지 가공 실력도 높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높은 화소의 카메라임에도 확장 감도를 포함해 ISO 50부터 10만 2,400까지 지원한다. A99는 확장을 포함 ISO 50부터 2만 5,600까지 사용할 수 있었다.
동영상은 4K를 지원한다. 이미지 센서 영역을 모두 활용하는 풀 픽셀 리드 아웃(Full Pixel Read Out)을 채택했는데, 1.8배 오버샘플링 4K 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APS-C 규격에 해당하는 슈퍼(Super) 35 모드와 풀프레임 4K 촬영 모드 선택도 지원한다. XAVC-S 포맷은 여전하고 최대 100Mbps 상당의 4K, 50Mbps의 풀HD 영상 촬영까지 할 수 있다. 새롭게 슬로우 모션과 퀵모션 촬영 기능을 더해 초당 1프레임에서 최대 120프레임까지 8단계 조절로 세밀함을 더했다. 전문가들이 색상 또는 품질을 보정하는데 쓰는 에스- 가무트(S-Gamut)3와 에스-로그(S-Log)3 기술까지 녹였다.
3배 이상 증가한 측거점, 빨라진 초점 속도
초점속도와 측거점 증가도 기존 A99와 크게 달라진 부분이다. 먼저 A99는 주 측거점 19개(위상차 측거)와 이를 보조하는 102개의 측거점(센서 기반 상면 위상차)으로 이뤄져 있었다. 총 121개 측거점으로 피사체를 인지하는 구조였다. 이 중 11개는 교차측거점으로 피사체 검출 성능을 높인 방식을 채택했다. 반투명 거울(DSLT) 구조였기에 가능한 방식이다.
A99M2는 기존 장점은 유지하면서도 측거점은 크게 늘렸다. 일단 위상차 방식 측거점이 79개로 기존 대비 60개가 늘었다. 측거 영역이 늘면서 피사체를 어디에 배치해도 최대한 정확한 초점 검출이 가능하다. 이를 보조하는 센서 기반의 상면 위상차 측거점은 399개가 제공된다. 총 478개 측거점은 원하는 초점을 즉시 검출하는데 도움을 준다.
위상차 측거점 79개 중 중앙 1개는 f/2.8에 대응하는 고성능 측거점이다. 교차 측거를 지원하기도 한다. 중앙을 포함한 15개 측거점은 조리개 수치는 낮지만 교차 측거를 지원해 성능을 높였다. 그 외 64개 측거점은 수평 방식 검출에 동원된다.
-4EV 저조도 촬영도 A99M2에서 차별화된 부분이다. -4EV는 피사체가 어렴풋 보이는 정도로 초점 보조광이 없으면 자동 초점이 거의 어려운 수준이다. 카메라는 초점 보조광 없이도 센서와 위상차 센서를 활용, 저조도 환경에서의 피사체 추적을 지원한다.
미래를 정의할 수 있을까?
A-마운트와 FE, E-마운트까지 소니의 카메라들은 전통과 혁신의 갈림길 사이에서 오묘한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E-마운트는 렌즈교환식 카메라의 기준을 바꾼 미러리스의 주역으로, A-마운트는 일안반사식(DSLR)이 아닌 일안반투명(DSLT)식 카메라라는 변칙적인 장르로 소니 카메라 라인업을 이끌어가는 중이다. 그 중 A99M2는 기존 소니 렌즈교환식 카메라 사용자들에게 반가운 존재가 될 전망이다.
A100으로부터 10년, 미놀타 카메라 사업부를 인수한 뒤 지금까지 약 10년이 흘렀다. 소니는 ‘미래를 정의하다(Define the Future)’라는 새로운 문구로 카메라 시장을 공략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많은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호평 또는 비평을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 풀프레임 미러리스만 봐도 ‘뛰어난 휴대성에 동급 DSLR의 화질’을 내세웠지만 카메라 크기만 줄었을 뿐, 렌즈는 획기적으로 줄었다고 하기엔 한계가 있다. 과연 소니는 A99M2와 향후 출시할 카메라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미래를 정의해 나갈까? 그것이 기능일지 성능(화질)일지, 크기일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