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스마트폰 ⑤] 라이카 감성 품었다…화웨이 프리미엄폰 ‘P9’
[IT동아 김태우 기자] 여러 외산 제조사가 국내에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애플을 빼곤 대부분 쓴잔을 마시고 결국 대부분 철수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오랜만에 해외 기업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국내에 출시된다. 주인공은 화웨이가 만든 'P9'과 'P9 플러스'. 과연 어떤 제품인지 한번 살펴보겠다.
먼저 P9을 보면, 소재는 알루미늄을 사용한다. 일체형의 유니바디 디자인을 적용해 한결 깔끔한 모습이다. 모서리는 다이아몬드 컷을 적용해 세련미를 더했다. 두께는 6.95mm다. 갤럭시 s7, 아이폰 6s 모두 P9보다 더 두껍지만, 카메라가 튀어나와 있다. 이에 비해 더 얇은 P9은 카메라가 튀어나와 있지 않다.
화면 주변부인 베젤의 두께는 1.7mm밖에 되지 않는다. 점점 베젤은 얇아지는 추세인데, P9의 베젤은 더 이상 줄일 수 있겠느냔 생각이 든다. 얇아진 베젤 덕에 제품 크기도 한결 날렵해졌다. 5.2인치 화면임에도 손에 착 들어온다. 해상도는 풀HD다. 인치당 픽셀 수는 423 PPI로 눈으로 픽셀을 감지하기 어렵다. 그만큼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후면에는 지문 인식 기능이 장착되어 있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손가락만 올리면 잠금이 해제된다. 화면을 따로 켤 필요 없어 편하다. 지문 센서는 잠금화면뿐만 아니라 사진 촬영, 전화 착신, 알림 중지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P9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바로 카메라다. 독일 카메라 브랜드로 유명한 라이카와 공동 개발한 듀얼 카메라를 품고 있다. 사진 찍는 이들 사이에선 원체 유명한 라이카이긴 하지만, 사실 P9의 카메라에 그리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니다. 결국 스마트폰 카메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발표 현장에서 직접 만져보니 기대 이상으로 탐나는 부분이다.
렌즈는 '라이카 써머릿(LEICA SUMMARIT) H'라고 부르는데, 듀얼이다. 재밌는 건 렌즈의 역할이 다르다는 것. 하나는 RGB 렌즈, 다른 하나는 흑백 렌즈다. RGB 렌즈는 정확한 색감을 표현할 수 있도록 색상 영역만 담당하게 되며, 흑백 렌즈는 더 많은 빛을 확보하고, 표현을 좀 더 세밀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렇게 각각 촬영된 데이터가 합쳐져 하나의 사진을 만들어 낸다.
특히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것이 '광구경(wide-aperture)' 기능이다. 디지털카메라의 조리개를 스마트폰에서 좀 더 쉽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한 것. 이를 통해 피사계 심도를 활용한 아웃포커스를 구현했다.
직접 사용해 보니 꽤 놀랍다. P9의 화면에 보이는 피사체에서 터치로 초점 부위를 선택한 후 화면을 위아래로 스와이프하니 조리개가 열리고, 닫히는 걸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조리개의 개방 여부에 따라 아웃포커스가 화면에 실시간 반영이 된다.
아웃포커스는 상당히 자연스럽다. 포토그래퍼 오정석은 "라이카의 녹티룩스 렌즈의 아웃포커스를 비슷하게 구현해 낸다"며 P9의 아웃포커스를 높이 평가했다. 또한 "흑백사진 계조의 풍부함에 놀랐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상태에서 촬영한 사진은 해당 결과물에서 초점 부위를 변경하고, 조리개를 바꿀 수 있다. 즉 사진을 찍은 이후에도 초점과 조리개 변경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외에도 라이카 필름 모드를 지원하며, 라이카 카메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사용자 환경과 폰트, 셔터음까지 담고 있다. 배터리 용량은 3000mAh로 1.15일 지속 사용할 수 있단다. AP는 자체 개발한 기린 955 옥타코어를 쓴다.
P9 플러스는 크기를 조금 더 키운 5.5인치 화면을 지닌 제품이다. 단순히 화면만 커진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을 가로로 눕히면 스피커는 스테레오로 작동한다. 여기에 디스플레이는 압력을 감지할 수 있는 프레스 터치를 적용했다. 배터리 용량도 더 많은 3400mAh다. 지속 사용 시간이 1.35일에 이른다.
스마트폰에서 카메라는 가장 많이 쓰는 기능 중의 하나다. 이 때문에 제조사도 카메라에 많은 공을 들인다. 화웨이 P9은 전반적으로 무난한 제품이긴 하지만, 카메라 하나만큼은 타사의 스마트폰을 압도할 만하다. 이미 카메라 분야에서 명성이 자자한 라이카와의 협력을 통해 단순히 이름을 빌리는 수준이 아닌 차별화된 카메라를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다른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카메라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지르고 싶은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