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게임 아카데미 1기 중간 발표, 시작하는 그들에게 응원을
[IT동아 권명관 기자] 2016년 11월 2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게임 스타트업을 유성하고 건강한 게임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자 모집했던 '경기 게임 아카데미 교육생 1기'의 중간발표를 실시했다. 경기 게임 아카데미는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 주관, 문화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후후원하는 게임 전문인력 양성 사업으로, 차세대 게임 인재 양성 및 경쟁력 있는 글로벌 프로젝트 발굴을 목표로 한다. 참고로 경기 게임 아카데미 교육생 1기는 지난 9월 28일까지 1기를 모집해, 6개월 동안 프로젝트 개발, 멘토링, 창업에 필요한 실무 교육, 공간, 장비, 인적 네트워크를 지원 받는다. 또한,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따라 개발지원금 300만 원 및 개인 지원금 50만 원을 지급받으며, 전문 심사를 통해 선발된 우수자에게는 게임 상용화 지원금 3,000만 원을 차등 지급 받는다. 이외에도 모든 교육 프로그램이 끝난 뒤 창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날 중간 발표는 경기 게임 아카데미 교육생 1기로 참여 중인 총 9개 팀이 발표에 나섰다. 1인 개발자 박강인, 윤도훈, 임세현, 김충일을 비롯해 담요 스튜디오 팀, 찍찍후라이 팀, 주니소프트 팀, 마이너스원 팀, 트라시움 팀 등 총 9개 팀이 나섰다. 이번 중간발표는 총 5단계로 나눠진 시나리오 챕터 중 첫번째 챕터를 얼마나 완성했는지를 주로 평가했다. 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기획 우수성 항목으로 '게임 내용과 컨셉은 독창적인가?', '게임의 목표와 플레이 방식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가?', '캐릭터, 스토리라인 등은 호감도 있게 기획되어 있는가?'를, 발전 가능성 항목으로 '기획 의도가 게임에 잘 반영되어 있는가?', '시장의 눈을 끌만큼 그래픽이 매력적인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인력 및 기술을 보유했는가?'를, 수익성 항목으로 '게임 내용이 퍼블리셔 및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가?', 'BM 계획은 있는가?', 'BM 설계는 적절한가?'를, 완료 가능성 항목으로 '설정된 1차 중간발표 목표점에 도달했는가?', '개발 일정은 적정하게 설정되어 있는가?' 등을 심사위원이 평가했다. 심사위원으로는 이은진 전임교수와 권오찬, 박민근 겸임교수가, 외부 심사위원으로는 캐럿게임즈 김미선 대표, 콰트로기어의 이석호 대표, 볼란테스튜디오의 양완석 대표가 참여했다.
첫 발표는 1인 개발자 박강인씨가 '파이널퀘스트3(Final Quest 3, 가제)' 게임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마을 구현과 npc 정도만 이동하는 단계에서 발표를 시작했다. 사용자가 마을에서 던전을 고르고, 해당 던전을 클리어하는 방식으로 기획했으나 다른 여타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아 기획을 조금 바꿨다. 과거 파이널판타지7을 즐겁게 했던 기억을 떠올려 컨셉을 잡았으며, 다크소울과 같은 플레이 방식을 채택했다. 전형적인 콘솔 RPG 느낌을 살렸다. 마케팅 타겟은 과거 콘솔 게임을 즐겼던 30~40대로 정했다. 게임 개발 완성은 2017년 3월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발표 후 심사위원들의 조언이 이어졌다. 각 심사위원들은 "1인 개발자이다 보니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해 보인다. 게임 내 액션을 차별점이라고 말했지만, 연출이나 기획, 디자인 등에 보완할 점이 보인다. 혼자서 개발하기 위한 착실한 계획이 필요해보인다"라고 조언을 더했다.
두번째 발표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디자인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윤도훈씨가 나섰다. 그는 현재 게임 아카데미에 혼자 참여하고 있지만, 외부에서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지인과 함께 둘이서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 그가 발표한 게임은 3매칭 퍼즐 '쿠키 크러쉬(COOKIE CRUSH)'이다. 그는 "퍼즐게임이지만 전투적인 액션을 넣었다. 또한, 주인공이 퍼즐을 풀다가 사망할 수도 있는 생존 경험을 위해 체력 게이지를 넣었다. 과거에는 다소 하드 코어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는데, 모든 사용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쿠키 디자인으로 퍼즐 모양을 바꿨다. 스킬과 펫 시스템을 제작해 검증 단계에 있으며, 쿠키 디자인은 오는 12월 말까지 모두 적용할 예정이다. 인앱 결제를 위한 모듈을 개발하고 있으며, 게임 내 정보, 사용자 정보 등을 저장하기 위한 보안 작업도 준비 중이다"라며, "12월 30일 상용화 준비, 2월 3일 마케팅과 홍보, 3월 31일 업데이트 및 게임 유지 작업으로 계획을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심사위원의 평가는 다소 좋았다. 다만, "외부에 있는 개발자와 협력하는 단계가 얼마나 진행 중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 부분은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세번째 발표는 임세현씨가 진행했다. 그는 "아직 게임명은 정하지 않았다. 게임은 주인공이 배를 타고 나가 작살을 던져 믈고기를 잡는 방식이다. 잡은 물고기는 양식장으로 옮겨서 키우거나, 팔아서 재화를 얻는 방식이며, 양식장에서 키운 물고기는 유저간 배틀을 진행할 수 있다. 물고기 마다 등급이 있어 스킬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9월 중순부터 개발을 시작해 게임 아카데미에 들어올 때는 베타 버전까지 완성한 상태였다. 11월 런칭 목표였지만,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2월 중순에는 선보이려고 준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앞서와 달리 심사위원의 관심이 쏠렸다. "아이디어가 좋다. 실행 방식, 작동 방식이 어렵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지금 상황에서 몇 가지만 수정하면, 모바일 게임뿐만 아니라 스마트TV용 게임으로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라고 조언했다.
네번째 발표는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김충일 씨가 나섰다. 그는 "총 5명과 함께 팀을 이뤄 작업 중이며, 게임 아카데미는 혼자 참여하고 있다. 게임명은 'Planet'으로 탭하며 만들어나가는 로봇 친구들이라는 주제의 게임이다. 처음 게임 아카데미에 참여했을 당시에는 기획과 동영상 정도만 구현되어 있던 단계였다. 또한, 팀원이 모두 흩어져 있어 초반에는 모두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획에 집중했다. 향후에는 클라이언트와 프로그래밍, 디자인을 보강하는 단계로 넘어갈 예정이다"라고 발표했다. 심사위원의 조언은 따끔했다. "기획과 디자인은 크게 문제가 없지만, 프로그래밍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렇게 어려운 개발 스킬이 필요한 게임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김충일씨가 기획이 아닌 개발자로 참여하는 것이 출시를 빠르게 하는 과정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섯번째 발표는 담요스튜디오의 장진성씨가 '달려라 할배(쌀들의 반란)' 게임으로 나섰다. 그는 "국내 노인과 농촌 문제를 게임에 담고 싶었다. 드러내지 않더라도, 작은 사회의 문제를 담으려고 한다. 달려라 할배는 농촌을 배경으로 할아버지가 경운기를 타고 몬스터를 제압하는 시나리오다. 외계인들이 농촌에 착륙해서 농촌을 점령하고, 할아버지의 애인인 할머니를 납치한 상황부터 이어진다. 게임 방식은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으로 간단한 터치로 동작을 최적화했다. 게임 런칭 후에는 서울 도심에 경운기를 몰고 직접 돌아다닐 생각이며, 30초 광고도 촬영해 병행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발표 후 심사위원들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잠시 뒤, "어느 정도 완성된 게임으로 보인다. 세밀한 몇 가지 부분만 수정하면 좋을 것 같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그래픽 디자인을 아예 '병맛'으로 가보면 어떨까. 또한, 달리는 액션과 전투 액션을 병행하는데 한쪽을 선택했으면 좋겠다"라고 조언을 더했다.
여섯번째 발표는 모닥킨의 손 강씨가 나섰다. 그는 "모닥킨은 모닥불을 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게임 내에서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이 모닥불 앞에서 쉬어가는 느낌을 표현했다. 팀이 개발하고 있는 게임명은 '찍찍프라이 주식회사'로 공룡 시대에 공룡에 핍박받는 쥐들이 공룡의 알을 훔쳐 생존하는 시나리오를 담았다. 현재 게임 개발은 약 25% 정도 완성되어 있는 단계로 2017년 3월 출시를 예정으로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심사위원의 따끔한 지적이 이어졌다. "게임 내 UI와 난이도, 조작감 등이 부족하다. 처음 접했을 때 불쾌감이 쌓이는 느낌이다. BM 모델도 좀더 손봐야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일곱번째 발표는 주니소프트의 양 준규군이 나섰다. 이제 막 수능을 치룬 양 준규 학생은 "우리 팀이 개발한 게임은 '어보이드(a Void)'라는, 간단한 물리 법칙을 이용하는 퍼즐 게임이다. 화면 상단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공이 여러 장애물과 벽을 만나면서 화면에 놓여있는 '별을' 모아 도착점으로 들어가야 한다. 각 스테이지를 성공해나가는 게임이며, 현재 약 70% 가까이 개발은 끝난 상황이다. 사운드와 움직이는 장애물 등을 추가하는 중이며, 만들어 놓은 스테이지는 약 100여 개 정도인데, 너무 어렵다는 의견이 있어 약 70개 정도는 향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훈련 모드와 튜토리얼, 사용자 맵 에디터, 서버 연동 등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심사위원의 질문이 이어졌다. "아이디어는 좋다. 다만, 아직 물리 엔진을 그렇게 잘 다루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사용자 입장에서 이 퍼즐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아니면 아예 어렵게 가야 한다. 정말 코어적인 난이도를 사용자가 어렵게 성공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을 주던가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여덟번째 발표는 마이너스원의 유 홍석씨가 나섰다. 그는 "마이너스원은 중앙대학교 게임 제작 동아리 'CIEN'의 주요 멤버가 모여서 만든 프로젝트 팀이다. 우리가 개발 중인 게임은' 라이프세이버즈(Life Savers)'로, 근미래를 배경으로 액션보다는 전략에 치중한 모바일 게임이다. 5명의 영웅을 편성해 스테이지를 완료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5명의 영웅을 전열과 후열로 배치할 수 있으며, 각 위치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달라진다. 이러한 부분을 사용자가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라고 설명했다. 심사위원은 마이너스원의 발표에 대해서 "2D 캐릭터를 사용했는데,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 열정은 높다. 그리고 전투에 대한 부분을 보다 보강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기획을 따질 단계가 아니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경기 게임 아카데미는 오는 2017년 3월까지 총 6개월 과정으로 진행한다. 이제 막 1차 중간발표를 끝냈을 뿐이다. 아직 참여팀들은 개발하는 과정에 있다. 심사위원들도 이 부분을 감안해 결과에 대한 평가가 아닌, 과정에 대한 조언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발표하는 참가팀들도 평가를 받는다는 생각 보다 심사위원과 의견을 나누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제 2개월 과정이 지났을 뿐이다. 아직 4개월 정도의 일정이 남았다. 모든 참가팀들의 노력이 좋은 결과로 나타나기를 희망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