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카메라 10년의 정수' A99M2·A6500 공개
[IT동아 강형석 기자] 소니코리아는 2016년 11월 21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자사의 렌즈교환식 카메라 2종을 공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에 공개된 카메라는 4년 만에 출시되는 A-마운트 전용 렌즈교환식 카메라 A99M2(알파99 마크2)와 APS-C 규격의 중급형 미러리스 카메라 A6500(알파6500)이다. 모두 향후 몇 년간 소니 카메라의 자존심을 이끌 카메라 라인업이다.
모리모토 오사무 소니코리아 대표는 "지난 2006년 알파 브랜드를 처음 공개한 이래,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고자 여러 노력을 기울여왔다. 10년이 흐른 지금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소니의 혁신은 계속 되어야 하고 계속 진행될 것"이라 말했다.
소니는 2006년 3월 31일, 카메라 사업에서 철수한 미놀타를 인수하고 같은 해 7월에 첫 일안반사식 디지털 카메라 알파100을 공개한 바 있다. 이후 2008년에는 풀프레임 렌즈교환식 카메라 알파900을 공개해 파장을 불러 온 바 있다. 2010년에는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 넥스(NEX)-5, 반투명 거울을 채택한 A55 등을 공개했다. 2013년에는 첫 풀프레임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 알파7 시리즈를 공개한 바 있다.
4년 만에 출시된 A-마운트 플래그십, A99M2
A99M2는 반투명 거울을 채택한 A99의 뒤를 이은 후속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반사 거울을 탑재한 카메라를 DSLR(Digital Single Lens Reflex – 디지털 일안반사식)이라고 부르는데, 소니는 반사 거울이 움직이지는 않고 고정된 반투명 거울을 달았다. 렌즈에서 통과한 빛이 센서와 초점 검출 센서에 모두 전달하는 구조다. 이는 DSLR의 장점과 미러리스 카메라의 장점을 고려한 형태로 DSLT(Digital Single Lens Translucent)라 부른다.
이미지 센서는 알파7R M2와 동일한 4,240만 화소를 구현했다. 하지만 미러리스와 다른 내부 구조때문에 집광률을 더 높이고자 포토 다이오드를 상단으로 배치했다. 갭리스 온 칩(Gapless On Chip) 기술도 적용해 주변부 광량 및 해상력 저하도 줄였다. 센서 하단에는 알루미늄보다 전도율이 높은 구리 배선을 도입했으며, 전면에 대규모 집적회로(Front-End Large Scale Integration)를 달아 성능을 끌어 올렸다.
화질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센서에는 로우패스 필터가 제거된 상태가 되었다. 또한 센서 표면의 빛 반사를 방지하는 AR 코팅을 적용한 점도 특징이다.
대규모 집적회로는 이미지 센서가 받은 정보를 비온즈(BIONZ) X 이미지 프로세서로 이동하기 전에 가공하는 역할과 연속 촬영한 이미지를 미리 담아두는 일도 겸한다. 그 때문에 A99M2는 무압축 이미지(RAW)와 압축 이미지(JPG)를 동시에 촬영해도 초당 12매, 최대 5초까지 기록할 수 있다.
비온즈 X 이미지 프로세서는 최종 결과물을 처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고감도 노이즈 제거와 다양한 4K 촬영 기능 등을 처리하게 되는데, 카메라는 기본 ISO 100부터 2만 5,600까지 지원한다. 확장 시 ISO 50부터 10만 2,400까지 지원한다. A99는 카메라 자체적으로 ISO 100부터 6,400까지 지원했으니 2단계 높은 감도를 지원하게 된 셈이다.
자동초점(AF) 성능도 크게 개선됐다. 빠르고 정확한 측거 성능을 구현하고자 센서면에는 399개 위상차 AF 측거점을 담아 넣었다. 이는 센서 면적의 약 47%에 해당하는 영역에 배치해 어떤 상황에서도 빠른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측거점을 사용자가 선택할 수 없다. 실제 선택 가능한 초점 영역은 79개다.
센서 초점면 위상차 검출 AF는 수직 검출만 대응하며, 79개 전용 위상차 검출 AF 센서는 f/2.8 조리개 값에 해당되는 교차 측거점 1개(중앙)가 제공된다. 그 외 교차 측거점은 총 15개(중앙 측거점 포함)가 제공되지만 어떤 조리개 값에 대응하는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 부분은 현재 소니코리아 측에 확인을 요청한 상태다. 그 외 나머지 64개 측거점은 수평 검출에 쓰인다.
이 전용 위상차 검출 센서와 센서 초점면 위상차 검출 센서가 더해지면 하이브리드 위상차 검출 AF가 된다. 중앙 1개에는 조리개 값 f/2.8에 대응하는 교차 측거점이며, 동일한 형태의 15개 측거점은 하이브리드 크로스 AF 측거점으로 쓰인다. 주변은 하이브리드 교차 AF 측거점이 되며 센서 위상차 AF와 함께 유기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4EV 상당의 저조도 촬영도 가능하다. -4EV는 피사체가 어렴풋 보이는 정도로 초점 보조광이 없으면 자동초점이 어려운 수준이다. A99M2는 초점 보조광 없이도 센서와 위상차 센서를 활용, 저조도 환경에서의 피사체 추적을 지원한다.
손떨림 보정은 기존 소니에서 채택하고 있는 5축 구조가 쓰인다. 입체적인 흔들림에 대응해 최대 4.5단계 보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소니코리아 측은 셔터속도 1/8초인 상황에서도 5축 손떨림 방지 기구로 선명한 이미지 촬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동영상은 4K를 지원한다. 이미지 센서 영역을 모두 활용하는 풀 픽셀 리드 아웃(Full Pixel Read Out)을 채택했는데, 1.8배 오버샘플링 4K 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또한 APS-C 규격에 해당하는 슈퍼(Super) 35 모드와 풀프레임 4K 촬영 모드 선택도 지원한다. XAVC-S 포맷은 여전히 쓸 수 있으며 최대 100Mbps 상당의 4K, 50Mbps의 풀HD 영상도 촬영할 수 있다. 새롭게 슬로우 모션과 퀵모션 촬영 기능을 더해 초당 1프레임에서 최대 120프레임까지 8단계 조절로 세밀함을 더했다. 전문가들이 색상 또는 품질을 보정하는데 쓰는 에스-가무트(S-Gamut)3와 에스-로그(S-Log)3 기술까지 녹였다.
카메라 본체는 기존 A99보다 완성도를 높였다. 미러리스 카메라보다 커졌지만 그만큼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하도록 그립감이나 조작성 등이 뛰어나다. 뷰파인더는 0.78배율의 XGA OLED 트루파인더가 쓰인다. 액정은 기존 A99와 마찬가지로 3방향 틸트 전환을 지원한다.
크기는 그대로, 성능은 최대로... A6500
A6500은 A6300의 뒤를 잇는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다. 집광 효율을 높인 2,420만 화소 엑스모어(Exmor) APS-C CMOS 센서와 비온즈 X 이미지 프로세서 그리고 새롭게 개발된 전면 대규모 집적회로를 달아 성능을 높였다. 특히 이전 제품보다 더 향상된 동체 추적 AF 모드를 통해 초당 11연사로 최대 307장까지 끊김 없는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감도는 ISO100에서 5만 1,200까지 제공해 사진 및 동영상 화질도 향상되었다.
초점은 고속 위상차 검출 자동초점(AF)과 정확도 높은 명암 검출(콘트라스트)식을 결합한 고속 하이브리드 AF 시스템을 채택, 0.05초의 초점 속도를 자랑한다. 측거점은 425개로 위상차 AF 포인트와 고밀도 동체 추적 AF 기술을 통해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할 때에도 신속히 대응한다. 일부 A-마운트 렌즈와 LA-EA3 어댑터를 함께 쓰면, 425개의 위상차 AF 포인트로 정확한 초점 추적이 가능하며 무소음 촬영, 동체추적(AF-C) 모드에서의 안구검출 AF(Eye AF), 확대 모드에서의 AF, 확장 플렉서블 스팟 AF 등을 모두 구현할 수 있다.
이 외 A99에서의 기능 대부분을 A6500이 물려 받았다. 5축 손떨림 방지 기능은 기본이고 풀 픽셀 리드 아웃 방식의 슈퍼 35mm 4K 영상 촬영을 지원한다. S-Gamut3, S-Log3도 그대로 제공된다.
A6500의 강점은 편의성에 있다. 터치 AF 기능이 새롭게 탑재되어 스크린을 터치하면 초점 이동과 뷰파인더 촬영 시 터치 & 드래그 기술도 가능하다. 이 기능은 피사체를 파인더로 보면서 손가락으로 화면을 끌어내면 측거점이 이동하는 방식이다.
소니 카메라의 미래를 새로 정의하다
배지훈 소니코리아 디지털 이미징 마케팅 부장은 "2006년 단 한 개의 카메라(A100)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19개의 렌즈와 2개의 컨버터도 있었다. 당시 경쟁 브랜드와 비교하면 초라할지도 모르겠다. 당시 캐논과 니콘 점유율은 90% 이상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승산 없는 싸움이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니는 '카메라에 숨겨진 모든 가능성에 도전한다'는 기업 임무를 들고 디지털 이미징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A99M2와 A6500은 현재 그 정점을 찍는 카메라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하다. 이와 함께 소니는 '미래를 정의하다(Define the Future)'라는 새로운 문구를 내걸었다. 후발 주자이고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10년간 시장의 판도를 바꾼 소니는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소니코리아는 A99M2를 349만 9,000원, A6500을 169만 8,000원에 각각 책정했다. 판매는 오는 22일부터 소니스토어를 통해 진행된다. 사전 예약 형식이므로 실제 시장에서의 출시는 그 이후가 될 전망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