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직접 만든 육아 앱, 베이비타임 - 심플러 양덕용 대표
[IT동아 이상우 기자] 육아에 있어서 성장 기록인 육아일기는 아주 중요하다. 기록을 통해 아이의 성장 발달 상황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만들어 줄 수 있다. 기록이 쌓이면 이전 기록과 비교해 갑작스러운 생활 패턴 변화를 확인하고, 아이의 건강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쓸 수도 있다.
하지만 육아일기를 수기로 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하루에 얼마나 먹었는지, 기저귀는 언제 갈았는지, 젖은 언제 어느 쪽으로 먹였는지, 잠은 얼마나 잤는지 등을 매번 기록해야 하지만, 육아와 관련해서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다. 이 와중에 종이에다 손으로 직접 쓸 정신이 없을 뿐더러, 손으로 기록하는 과정 역시 또 하나의 일이다.
심플러가 개발한 베이비타임은 이러한 육아 기록은 앱으로 간편하게 기록할 수 있게 해주며, 각종 기록을 표나 그래프를 통해 손쉽게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심플러 양덕용 대표는 육아로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이 앱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여러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하던 시기에 아내가 첫 아이를 낳았는데, 육아에 집중하게 되면 다른 일은 전혀 신경쓰기 어려울 정도로 바쁩니다. 시간마다 기저귀를 갈고, 젖을 먹이고, 재우고… 때문에 먹은 것, 몸무게 변화 같은 기록을 하나하나 쓰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니 아내에게 도움을 주고 칭찬도 받고 싶어서 육아 기록 앱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베이비타임은 아기를 키우면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기록하고, 여기서 나오는 정보를 정리해 보여주는 앱이다. 아이에게 젖을 언제 얼마나 먹였고, 어느쪽 가슴으로 먹였는지, 잠은 얼마나 잤는지, 대소변은 어떻게 했는지 등 관련 정보를 모두 기록할 수 있다. 이렇게 정리한 정보 바탕으로 생활 패턴을 일과표나 그래프 형태로 보여주며, 간단한 조작만으로 일간, 주간, 월간 비교 그래프를 만들어 키와 몸무게 성장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수기로 기록하는 것과 달리 이전에 입력한 정보와 비교해서 얼마나 달라졌는지 더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양덕용 대표는 두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인 만큼 실제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고충을 앱에 잘 반영했다. 아이가 둘 이상일 경우 두 아이의 육아 기록을 구분하기 쉽게 별도로 둘 째를 위한 베이비 타임 앱도 개발했고, 부부가 앱에 기록한 내용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서버를 통한 동기화 기능도 추가했다.
"iOS 버전에서 먼저 추가한 동기화 기능은 육아에 관여하는 여러 사람에게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줄 수 있습니다. 최근 맞벌이 부부 중에는 육아 도우미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육아 도우미가 앱으로 기록한 내용을 부모도 함께 볼 수 있어, 부모가 직접 아기를 돌보는 주말에 아기가 언제 밥을 먹고 언제 잠을 자는지 등을 알 수 있습니다"
심플러에 따르면 아기가 아플 때 병원에 가면 의사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육아 기록이다. 아기들은 자신의 증상을 직접 설명할 수 없는 만큼, 수면, 수유, 배변 활동 기록을 통해 어디가 아픈지 검사할 수 있다. 직접 기록한 육아 도우미나 부모가 그 자리에 없더라도, 앱에 동기화된 기록을 통해 의사에게 정확한 정보를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
양덕용 대표는 아기를 키우는 데 있어 육아 기록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다. "애를 낳으면 이런 상황이 벌어질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화장실 갈 시간이 없을 정도로 챙겨야 할 것이 많아,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도 정리하기 어려웠습니다. 아기가 우는데, 내가 밥을 안 먹였나? 기저기를 안 갈아줬나? 인지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젖 먹이는 일만 해도 닦고, 소독하고, 젖 묻은 옷을 세탁하고… 정말 할 일이 많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먹을 줄도 모르고, 잘 줄도 모릅니다. 그래서 밥도 조금씩 자주 먹고, 잠도 조금씩 자주 자죠. 이런 생활 패턴을 어른과 조금씩 비슷하게 맞춰야 육아를 하는 입장에서도 편합니다. 이러한 육아 기록을 통하 차근차근 가르치는 거죠"
실제 사용하는 사람들의 반응도 좋다. 구글 플레이의 사용자 앱 리뷰에서는 상당히 많은 사용자가 앱에 대해 편하다, 잘 쓰고 있다 같은 긍정적인 평가를 했으며, 둘째는 물론 셋째를 위한 앱도 출시해달라는 요청도 있다. 별도의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사용자들이 직접 자신의 블로그에 앱을 소개하는 글을 남기기도 한다.
또한, 자신의 육아 일기를 다른 베이비타임 사용자와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활발하게 이용 중이다. '내 아기가 이렇게 잘 크고 있다'며 글을 남기는 소셜 미디어와 다르게, '뒤집기 성공', '의자를 잡고 일어섰다' 처럼 진짜 육아 일기를 공유한다.
심플러는 향후 사용자가 입력한 아기의 정보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모든 아기는 서로 다르게 태어나고, 자라는 모습도 다르다. 반면 육아와 관련된 정보는 너무 한정돼 있다. 양덕용 대표는 "우리가 확보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오늘날 아기들의 실제 성장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기의 경우 평균적인 아기의 성장 그래프와는 조금 다르기 때문에 부모 입장에서는 걱정이 많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기도 자신만의 성장 그래프를 그리며 건강하게 자라기 때문에, 평균이 아닌, 저체중 아기만을 위한 기준도 필요합니다"
"육아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든 일입니다. 베이비타임은 이런 부모에게 정신적으로 여유를 조금 더 만들어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 이 앱을 통해 가족간의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아빠의 육아 참여를 장려하기 위해 데이터 동기화 기능을 추가했고, 향후에는 더 많은 기능을 통해 부모에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