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혁신기술, 'ICBM' 뜨니 인텔이 웃는 이유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ICBM에 국가의 미래가 걸렸다' 최근 심심찮게 듣는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ICBM이란 대륙간탄도미사일(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이 아닌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 Data), 모바일(Mobile)을 뜻한다. 이른바 차세대 혁신기술이라고 칭하는 IT 관련 키워드를 모은 것이다. 지난 7월, 기획재정부에서도 ICBM 산업에 대한 민간투자 확대를 위해 대기업의 참여를 독려하는 발전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

ICBM에 속하는 4가지 분야 모두 중요하지만 우선순위는 분명 있다. 1순위는 단연 클라우드 서비스다. IoT가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먼저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 IoT용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담아 놓을 그릇이 없다면 사물인터넷 비즈니스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요즘 미국의 아마존, 구글, IBM 그리고 오라클 등의 시장 선도 업체들은 IoT 서비스를 제공하는 벤처나 스타트업 들에게 클라우드 플랫폼을 무료로 빌려준 후, 그들의 IoT 사업이 본 궤도에 올라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이 되면 과금을 하는 형태의 사업을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동통신 3사의 경우 IoT를 위한 클라우드 플랫폼을 먼저 준비하고 디바이스 회사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빅데이터 역시 마찬가지다. 이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빅데이터를 담아 놓을 그릇인 클라우드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 특히나 SNS같은 소셜 서비스에서의 빅데이터의 생성과 분석은 클라우드 서비스가 없으면 거의 무의미할 지경이다. 모바일의 경우도 각종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기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에 의존해야 한다. 향후 클라우드 관련 사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000년대 중반에 시작한 클라우드 비즈니스는 초창기에는 자리를 잡지 못하는 듯 했다. 하지만 2010년 즈음부터는 양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아래 '국내 및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규모 및 전망' 에서 보는 것과 같이 국내 클라우드 시장규모는 2013년부터 매년 연평균성장률(CAGR) 23.8%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 올해는 13억 달러 수준에 이르렀으며 글로벌 시장규모 역시 올해 1000억달러가 넘고 연평균성장률도 20.8%에 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출처: 부산시 클라우드 산업육성 계획 2014.10, IDC 자료
기반
출처: 부산시 클라우드 산업육성 계획 2014.10, IDC 자료 기반
< 출처: 부산시 클라우드 산업육성 계획 2014.10, IDC 자료 기반>

클라우드 비즈니스의 실체는 데이터 센터, 그 중심에 있는 인텔

이런 와중에 가장 수혜를 볼 수 밖에 없는 기업은 단연 인텔(Intel)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인텔은 흔히 PC용 프로세서 업체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는 극히 단편적인 이미지에 불과하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크고 작은 각종 데이터는 세계 각지에 위치한 데이터센터(서버)에 모인다. 클라우스 산업의 실체는 사실 데이터센터 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이터 센터의 핵심은 고성능 프로세서다. 이러한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 시장에서 인텔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으며 그 비중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산업 분석 기관인 IDC의 2016년 발표에 따르면, 국내서버의 경우 x86 서버가 2013년 45.5%에서 2015년 71.3%까지 성장했고 향후 성장률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 x86 서버의 대부분은 인텔 제온(Xeon) 프로세서에 기반하고 있다.

2013~2015년 한국 전체 서버시장 매출규모, 출처: IDC
2016
2013~2015년 한국 전체 서버시장 매출규모, 출처: IDC 2016
< 2013~2015년 한국 전체 서버시장 매출규모, 출처: IDC 2016>

실제로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 구글, 세일스포스(Salesforce), Microsoft, 야후 등의 대형 업체들은 대부분 x86 서버 플랫폼,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텔 제온 프로세서 기반의 플랫폼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KT, SKT, LGU+ 등의 이동통신사들이 인텔 제온 프로세서 기반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인텔 제온 E7 v4 프로세서
인텔 제온 E7 v4 프로세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인텔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지는 또 하나의 이유는 꾸준한 제품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6년 현재 인텔의 주력 제품인 제온 E7 v4, 제온 E5 v4 프로세서의 경우, 14nm 미세 공정을 적용하고 있어 높은 성능을 구현하면서도 소비전력과 발열은 적은 편이다.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의 핵심 기술인 가상화(VT-x기술)와 보안기술(TXT)을 프로세서의 내부에서 하드웨어로 구현했다. 인텔은 고성능 프로세서인 제온 E7 v4, E5 v4 외에 분산처리에 최적화된 제온 파이 프로세서, 고속 저장장치인 SSD, 고속 통신을 위한 네트워크 어댑터 등의 다양한 데이터센터용 플랫폼을 내놓은 상태다.

차세대 혁신기술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그리고 그 클라우드 서비스의 기반인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인텔의 영향력은 한층 공고해 질 것이 거의 확실하다. PC 시장이 점차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인텔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전문가가 거의 없다는 것이 그 증거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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