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서비스 10주년, 아마존이 기업을 바꿨다
[IT동아 강일용 기자] 지난 2006년 AWS(아마존 웹 서비스)가 최초의 퍼블릭 클라우드 AWS S3를 선보인 이래 지난 10년 동안 클라우드는 우리 삶 속에 빠르게 스며들었다. 클라우드는 이제 기업 활동의 새로운 표준이다. 이제 아무도 이러한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IT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회사 모든 처리 과정의 디지털화)을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클라우드 서비스 업계 1위가 AWS다. 지난 10년 동안 AWS는 빠르게 성장했다. 아마존이 이제 본업인 유통보다 AWS 사업에 더 집중할 정도다. 2016년 3분기 현재 AWS를 이용 중인 기업은 100만 곳이 넘는다. 연간 매출액은 110억 달러(약 12조 원)가 넘고, 서비스 규모도 작년 2분기 대비 58% 증가했다. IT 기업들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가트너 매직 쿼드런트의 클라우드 부문에서 6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2위는 마이크로소프트, 3위는 구글).
AWS의 목표는 글로벌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대기업이든, 몇 명의 동업자끼리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든 동일한 인프라 환경에서 동등하게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사내에 14가지 리더십 원칙을 만들었는데, 이 가운데 첫 번째가 ‘고객 중심’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서비스에 반영하는 것이다. 실제로 AWS 전체 서비스의 90%가 고객의 요구를 반영해서 추가된 것들이다.
AWS는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수 많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각 나라의규제와 제도를 모두 준수하고 있으며, 고객들에게 최적의 서비스 속도를 제공하기 위해 전 세계 여러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국내에는 3개의 엣지 로케이션(CDN)과 1개의 리전(복수의 데이터센터)을 보유 중이다. AWS는 고객의 정보는 고객이 직접 관리하며, 고객이 지정한 장소에만 데이터를 저장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나라, 다른 지역에는 고객이 원하기 전까지 저장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러한 AWS가 국내 기업이 AWS 서비스를 도입해 혁신을 이끌어낸 사례를 공개했다. AWS코리아는 13일 AWS 엔터프라이즈 서밋 행사를 개최하고, AWS의 발전 방향과 고객사가 AWS의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해 어떤 변화를 이끌어냈는지 소개했다.
스티븐 오반(Stephen orban) AWS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전략 총괄은 먼저 기업이 왜 클라우드에 집중하는지 설명했다.
기업 내 IT 부서는 크게 5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부서를 들 수 있다. 앱, 서비스, 홈페이지 등을 만들고 외부에 공개해 직접적으로 매출을 발생시키는 부서다.
두 번째는 백오피스 개발부서다. 이메일, ERP, CRM, HR 시스템을 구축해 회사 구성원이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부서다.
세 번째는 사내 IT 지원부서다. 직원들이 사용하는 PC와 스마트 기기가 문제없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부서다.
네 번째는 정보 보안이다. 기업 내부의 데이터가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방지하고 외부 위협으로부터 기업 정보를 지키는 부서다.
마지막은 인프라 운용 팀이다. 개발한 앱, 서비스, 홈페이지, 이메일, ERP 등이 실행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이를 유지/보수하는 부서다.
문제는 기업의 한정된 IT 자원을 이렇게 나눠서 운용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외부 변화에는 제대로 대처하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오반 총괄은 기업의 매출을 책임지는 핵심 서비스를 개발하는 부서를 제외한 나머지 IT 부서의 역할을 모두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 오피스, IT 지원 부서, 인프라 운용 팀을 모두 ‘As a Service(외부 서비스)’로 대체하라는 것이다. 심지어 보안마저도 안전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며, 기업 내부에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부서와 클라우드 혁신 센터만 남기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기업 내부 구조를 간소화하고 남는 모든 자원을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는 부서에 투입하면 보다 빠른 서비스 개발과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자연스럽게 외부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완성된다는 것이 오반 총괄의 주장이다.
또, 오반 총괄은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기업 내부에 서비스를 개발과 동시에 배포하고, 고객 피드백을 통해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며, 이러한 절차가 자동화되는 데브옵스(Dev OPS)를 도입해야 한다고 전했다.
AWS의 서비스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백 오피스, 지원, 보안, 인프라 등 모든 분야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단순 IT 인프라뿐만 아니라 이메일, CRM, VDI,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 등 고객이 원하는 모든 IT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5가지 분야라도 한 군데에 클라우드를 적용하기 시작하면 나머지 분야도 자연스럽게 클라우드로 이행될 것이라는 게 오반 총괄의 설명이다.
오반 총괄은 기업의 이러한 변화는 클라우드 혁신센터가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혁신센터는 다양한 경험을 갖춘 전문가들 위주로 구성된 팀으로, 고객 친화적인 서비스 개발 및 배포 환경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 국내의 대기업 2군데의 AWS 도입 사례가 공개됐다. 바로 LG전자와 신한은행이다. 두 기업이 디지털 시대에 맞춰 변하기 위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기업 담당자들이 직접 들려줬다.
LG전자의 경우 스마트 기기 비즈니스의 근간인 응용 시스템 개발 및 인프라 운영을 위해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서비스 전문가로 구성된 클라우드센터를 설립했다. 클라우드 센터는 LG전자의 스마트TV 마켓 플레이스와 연관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AWS를 도입했다. 현재 LG전자는 150여개국에서 3,500만대를 대상으로 스마트TV 마켓 플레이스를 운영 중이며, 이는 LG전자의 스마트TV 판매량이 늘어남에 따라 점점 늘어나고 있다. 수요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자체도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LG전자는 여러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검토한 끝에 AWS 도입을 결정했다. 탄력적인 자원 운영과 사용량 기반의 비용 책정 때문에 비용 절감 효과가 크고, 무엇보다 기존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은 채로 마이그레이션(이전)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LG전자는 현재 자체 데이터 센터와 AWS를 연결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했다. 서비스 구축을 완료한 후 서울에서 웹 콘솔을 통해 수분 내에 글로벌 IT 환경을 제어할 수 있게 되었고, 손쉽게 IT 인프라를 생성할 수 있어 플랫폼 개발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고 밝혔다. 또, 오토스케일링(자동 인프라 증감) 기능을 통해 필요한 부분에 자원을 더욱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게 되었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기존의 자체 데이터센터 운용 방식(온프레미스) 대비 40%의 비용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2006년 유닉스 기반 차세대 뱅킹 시스템을 구축하고 2015년 모바일 전문은행 써니 뱅크, 2016년 디지털 창구 시스템을 개시하는 등 은행의 디지털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신한은행이 AWS를 도입한 이유는 글로벌 인터넷 뱅킹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북미 인터넷 뱅킹 서비스가 업무량 및 고객수 증가로 응답 속도가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웹 서버 대신 현지(미국) 웹 서버를 구축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내부에서 직접 웹 서버를 구축할지, 클라우드를 이용할지 비교분석한 후 클라우드가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이 서 AWS를 도입했다. AWS를 선택한 이유는 AWS가 업계 선두주자로서 다양한 서비스 구축 경험을 보유해서 신한은행이 원하는 시스템 구성과 보안 면에서 해결책을 제시해줬기 때문이다.
AWS를 도입함으로써 신한은행은 북미 인터넷 뱅킹의 웹 페이지 응답속도를 개선했고, 데이터센터 자체 구축 대비 운영 비용을 50%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또한 이렇게 구축된 현지 서버를 서울에서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는 편의성도 확보했다.
신한은행은 향후 국내 금융 규제가 풀리면 국내 서비스에도 AWS를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특히 대고객 컴플라이언스와 무관한 업무는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도 SBS 콘텐츠 허브가 SBS 홈페이지를 AWS로 이전해, 리우 올림픽 생중계에서 발생한 막대한 트래픽을 성공적으로 감당한 사례가 공개되기도 했다.
오반 총괄은 “AWS에는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을 도와줄 수 있는 수 많은 파트너사들이 있다. 국내에서도 메가존, GS네오텍, 호스트웨이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한국 기업이 클라우드를 도입해 빠르게 변화하는 동시에 높은 보안성을 유지하고, 더 많은 자원을 핵심 비즈니스에 투자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