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사용자의 안드로이드 초기 이주 이야기
[IT동아 김태우 기자] 서브로 안드로이드폰을 테스트 겸 쓴 적은 있어도 메인으로 안드로이드폰을 쓴 적은 없다. 아이폰 3GS가 국내에 들어오는 그날부터 지금까지 아이폰만 사용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상 안드로이드폰을 쓴다. 아직은 불편 투성이이긴 하지만, 나도 살아야 하니 안드로이드폰과 친해지기로 마음 먹었다. 갤럭시 노트4 이후로 이렇게 안드로이드폰을 탐구하긴 처음이다. 지금 내 손에 쥐어진 모델은 화웨이의 '넥서스 6P'다.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문제는 주소록, 이메일, 일정 등을 모두 애플 '아이클라우드'에서 사용해 왔다는 점. 이를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불러와야 한다. 나의 안드로이드 사용 시작은 여기서부터다. 아~ 물론 안드로이드와 친한 구글 서비스로 이주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미 모든 데이터가 쌓여있는 아이클라우드를 버릴 순 없다.
먼저 주소록을 불러오자. 이미 구글 스토어에는 관련 앱이 다양하게 올라와 있다. 그 중 선택한 것은 'CardDav-Sync free'다. free에서 알 수 있듯이 공짜다. 이 앱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다. free 딱지를 뗀 유료 버전도 있던데, 써보니 무료 버전만으로도 충분하다.
앱을 설치한 후 실행하자. 그럼 계정을 추가할 수 있는데, 다양한 서비스가 지원된다. 그런데 암만 눈 씻고 찾아봐도 아이클라우드는 없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CardDAV' 항목을 선택한다. 계정 정보 입력에서 URL은 'http://contacts.icloud.com' 기입하고, 애플 계정과 비번을 넣으면 끝. 이제부터 안드로이드폰에서 아이클라우드 주소록을 불러와 전화도 걸고, 문자도 보낼 수 있다.
참 그리고 주소록 관리에서 도움받은 서비스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리멤버'. 직업상 명함을 많이 받는 편인데, 모든 명함을 주소록에 저장할 수는 없다. 명함은 받았지만, 연락 안 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리멤버에 먼저 저장하고 추후 필요에 따라 주소록에 저장한다.
리멤버는 아이폰, 안드로이드폰에서 모두 쓸 수 있는데, 앱을 설치하고 로그인하니 그동안 저장한 명함을 모두 불러와 준다. 안드로이드폰 주소록에 저장하지 않아도 리멤버에 저장된 번호로 전화가 오면 해당 정보를 화면에 띄워주기 때문에 굳이 주소록에 일일이 저장할 필요가 없다. 이 기능은 iOS 10이 나오면서 아이폰에서도 쓸 수 있다.
일정과 메일은 '쏠캘린더', '쏠메일'을 쓴다. 이들은 공식적으로 아이클라우드를 지원하고 있다. 메일은 처음에 아웃룩을 잠깐 썼는데, 플래그로 지정해 놓은 이메일을 불러오지 못한 오류가 있다. 물론 쏠메일은 수신한 이메일을 모바일에 좀 더 최적화해서 보여줄 필요가 있고, 쏠캘린더는 날씨나 할 일 같은 부수적인 기능이 사용에 방해한다는 점이 아쉽긴 하다.
메신저는 카카오톡과 라인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카카오톡은 개인용으로 라인은 업무용이다. 문제는 아이폰에서 대화한 내용을 안드로이드폰으로 옮길 수 있느냐였는데, 결론은 카카오톡은 되고, 라인은 안된다.
카카오톡은 대화 내용을 백업하는 기능이 제공된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아이폰에서 대화한 내용도 안드로이드폰에서 다시 불러올 수 있다. 라인도 백업 기능이 있다. 다만 아이클라우드에 백업을 하므로 아이폰에서 새 아이폰으로 옮기는 경우는 복원이 되지만, 안드로이드폰에서는 복원이 안 된다.
음악 감상은 '애플 뮤직'을 사용하는데, 다행히 안드로이드용 애플 뮤직 앱이 있다. iOS 10이 되면서 애플 뮤직 사용자 환경이 좀 더 간결해졌는데, 안드로이드용 애플 뮤직은 아직 바뀌지 않았다. 빨리 업데이트가 되면 좋겠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안드로이드폰을 테스트용 외 메인으로 사용하는 건 처음이다. 안드로이드폰을 쓰면서 처음으로 '오호'라고 감탄했던 기능이 구글 나우다. 약속 시간이 가까워지니까 안드로이드폰에서 약속 시간이 다 되어간다고 알림을 띄워준다.
사실 이 기능은 아이폰에도 있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다. 안드로이드 폰에서는 해당 알림을 터치하니 구글 나우로 연결된다. 그리고 구글 나우에서는 현재 위치를 파악하더니(당시 지하철에 있었음) 지하철 시간표를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원했던 기능인데, 이미 서비스가 되고 있었던 것. 다시 아이폰으로 돌아갈 예정이지만, 그동안만이라도 안드로이드를 좀 더 탐구해 봐야겠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