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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MDR-1000X는 '밖에서 듣는 좋은 음질'을 위해 탄생한 것

강형석

[IT동아 강형석 기자]

"맙소사! 이제 소음만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면 필요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소니의 새 아웃도어 헤드폰, MDR-1000X 발표회에서 제품을 체험하고 느낀 기자의 생각이다. 소음을 차단(노이즈 캔슬링)하는 것을 넘어 '소음을 제어한다(노이즈 컨트롤)'는 부분을 앞세운 소니 MDR-1000X는 말 그대로 새로운 소음 차단 헤드폰의 기준을 만드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고해상 오디오(HRA – High Resolution Audio)에도 대응하도록 설계해 무선임에도 깐깐한 소비자의 귀까지 만족하고자 노력했다.

와타나베 나오키 소니 비디오&사운드 디자인 부문 매니저.

어떻게 이런 헤드폰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당시 제품 발표회를 위해 방한한 와타나베 나오키 소니 비디오&사운드 디자인 부문 매니저를 만나 MDR-1000X의 개발 비화를 들을 수 있었다. 참고로 소니는 영상음향 설계를 위해 비디오&사운드 제품 부문(Sony Video & Sound Products Inc.)을 운영하고 있다.

소음 제어 기술은 인체에 영향 주지 않아

가장 궁금했던 것은 소음 차단(노이즈 캔슬링)에 대한 부분이었다. 듣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른 경험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장시간 청음하면 귀에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또한 들었다. 소음 차단 기술은 헤드폰이 외부 소음을 인지하고 이를 상쇄하는 음파를 발생하는 구조다. 이 반대 소음이 인체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다.

이 질문에 와타나베 매니저는 "바깥 소리를 지우기 위한 만큼의 음압을 내지만 헤드폰을 쓰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 소음에 노출되는 것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 외부 소음을 상쇄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외부 소음보다 귀에 무리는 적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덧붙여 소음이 없을 때에는 어떻게 되느냐 묻는 기자에게 "주위 소음이 없다면 기기는 알아서 음파를 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MDR-1000X는 소음 차단 기술을 최고로 하는 것이 시작선상이었으나 음악과 장착 편의성 또한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우선 음질과 장착성을 기반으로 하고 그에 맞춰 소음 차단 성능을 높이는데 주력했다고.

그러나 음성과 음악이라는 접근보다 소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파형은 걸러내고 대화나 갑자기 생성되는 소음 파형을 잡아내는 식으로 설계 방향을 잡았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실내와 실외에서의 소리가 달라지는 특성 때문에 어느 쪽에 맞춰 소음 차단 기술을 완성할지 여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결국 와타나베 매니저는 음성을 실외에서 더 잘 들리는 쪽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목소리 성분에 특화한 필터를 적용했다.

소음 차단 기술에 대해서는 상당히 체계적으로 개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와타나베 매니저에 따르면 소니 내부에는 자체 소음 기준을 마련, 이를 가지고 소음 차단 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비행기나 철도 등 이동수단이 내는 소음이나 사람이 내는 소음 등에 대한 샘플이 있어 이를 가져와 실험하는 방식이다.

고해상 사운드는 유선으로 즐겨 주시길...

MDR-1000X에는 음질을 위한 기술을 총동원했다. MP3 같은 손실 압축된 음원을 풍부하게(업샘플링) 만드는 DSEE HX, 잡음을 줄이기 위한 디지털 앰프 에스-마스터(S-MASTER) HX, 블루투스에서도 고해상 음원 전송이 가능한 엘댁(LDAC) 기술이 탑재됐다. 블루투스 4.1과 함께 apt-X 코덱도 지원한다. 24비트 48kHz를 지원하는 apt-X HD 보다는 하위 기술이지만 적어도 16비트 44.1kHz 재생은 무난하다. 유닛고 알루미늄 코팅 액정 폴리머 진동판을 접목하기도 했다. 정해진 가격대 내에서 할 수 있는 카드는 모두 던진 셈이다.

와타나베 나오키 소니 비디오&사운드 디자인 부문 매니저.

그럼에도 고해상 오디오는 가급적 유선과 소음 차단 조합으로 감상하기를 추천했다. 와나타베 매니저는 "블루투스는 비가역 압축이므로 소리 측면에서 데이터가 줄기 때문에 고해상 오디오와 비교하면 변화는 있다. 그러나 무선에서도 고해상 오디오를 즐길 수 있도록 끊임 없이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소음 차단으로 인해 고해상 오디오라도 왜곡이 발생하지 않을까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그 이유는 소음 차단과 함께 신호 처리 프로세서가 부족한 부분을 디지털 기술로 보완하는 구조라는 것. DSEE HX나 S-마스터 HX를 투입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라 생각된다. MDR-1000X는 기본적으로는 MDR-1A 기반이지만 진동판과 하우징(외형) 설계 등에 의해 실제 구현한 소리는 타 제품과 다른 제품 본연의 특징을 느끼도록 설계됐다.

무선 비중이 높아져도 유선은 사라지지 않을 것

이 정도 되니 한 가지 더 궁금해진 것이 있다. 바로 애플이 선보인 아이폰 7이다. 새로운 아이폰은 스테레오(3.5mm) 단자를 과감히 제거하고 자체 연결 단자인 라이트닝을 쓰도록 했다. 이와 함께 해당 단자를 쓰는 이어팟과 무선 기술을 접목한 에어팟(AirPod)도 함께 공개했다. 당연히 시선은 무선 이어폰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와타나베 매니저는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는 소니의 입장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을 설명해 주었다. 분명한 것은 최근 몇 년간 오디오 흐름을 보면 유선에서 무선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동시에 소니 내부에서도 무선 헤드폰에 집중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했다. 무선 헤드폰은 앞으로 그 위치가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선 시장과 함께 유선 시장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것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니는 시장 상황에 따라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분석하고 이를 제품에 반영할 예정이다. 독일에서 개최된 국제가전박람회(IFA)를 통해 공개된 시그니처(SIGNATURE) 라인업도 그 중 하나다.

무선과 소음 차단 모두 발전 가능성은 많다

와타나베 매니저는 유선보다 무선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MDR-1000X 개발을 주도했지만 무선 기술과 소음 차단에 깊이 관여했다. MDR-1ABT도 그의 작품 중 하나다. 그 때문인지 고해상 오디오 구현을 위해 적용할 수 있는 무선 기술은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루투스 외에도 와이파이 다이렉트(Wi-Fi Direct)가 대표적인 고대역 전송 기술로 꼽힌다. 하지만 아직 배터리 소모가 많고 발열 등을 고려해야 하기에 지금은 쉽사리 적용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와타나베 나오키 소니 비디오&사운드 디자인 부문 매니저.

그렇다면 무선과 소음 차단의 발전 가능성은 어디까지일까? 이 물음에 돌아온 대답은 "진화의 여지가 많다"였다. 앞으로 더 성능을 향상시킨 소음 차단 기술을 검토해 차후 적용하고 싶다고.

소니 헤드폰의 본질은 좋은 음질로 음악을 듣게 하는 것이라면서도 외부에서는 좋은 소리를 듣기 어렵기에 이를 해결하고자 개발한 것이 소음 차단 기술이라고 말하는 와타나베 매니저. 국내 소비자들에게 "실외에서 소음 차단 헤드폰으로 조용함과 좋은 음질을 즐겨 주기를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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