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한의 미디어 세상] 한국에서 고전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반등 이끌어낼까
[IT동아] 6. 한국에서 고전 중인 넷플릭스, 해법은 오리지널 콘텐츠?
미국에서 9월은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디즈니 극장 개봉작과 지상파 채널인 CW의 콘텐츠들이 스트리밍 독점으로 공개되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원래 디즈니 콘텐츠를 구매하려면 아마존과 아이튠즈를 기준으로 20달러, 2일간 대여하려면 6달러를 지불해야 합니다. 반면 넷플릭스 고객들은 디즈니 콘텐츠를 넷플릭스 가입기간 내내 볼 수 있게 됩니다.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볼 수 없는 독점 계약입니다. 아마존 프라임 등 다른 구독형 서비스에서는 볼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큰 돈을 들인 독점계약이니 넷플릭스 입장에선 핵심 콘텐츠가 유입되는 시점부터 가입자를 유치하긴 힘들어도 리텐션(해지 방지)을 방지하는 것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넷플리스의 올해 2분기 실적은 매우 저조했습니다. 특히 북미 가입자의 증가폭 감소가 뼈 아펐지요. 50만 명을 예상했는데, 17만 명만 추가하는데 그쳤으니까요.
구독 가격이 인상되면서 이탈한 고객들도 많았습니다. 실제로 넷플릭스 가입자는 17만 명보다 훨씬 많았지만 이탈한 고객이 훨씬 많았기 때문에 유입된 고객들이 적어 보이는 것입니다.
넷플릭스는 이탈자를 돌아오게 만들 획기적인 콘텐츠가 필요했습니다(구독 비용을 내리긴 어려운 상황이니까요). 그게 바로 디즈니이 콘텐츠입니다. 또, 넷플릭스 시청시간을 확연히 줄어들게 만든 리우 올림픽이 끝났으니 시청자들이 다시 넷플릭스로 돌아오는 습관도 만들어야 겠지요. 때문에 열심히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이탈한 가입자 재유치하고 3주 간 넷플릭스를 안 본 고객들이 다시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9월 20일 디즈니의 주토피아가 드디어 넷플릭스에 공개됩니다. 스트리밍 최초이자 독점입니다. (단편 구매/대여 제외)
<플래시 포인트 패러독스 시즌2가 9월 18일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독점 콘텐츠 계약은 한국과 관계없는 이야기입니다. 북미 독점이기 때문이지요. 더군다가 VPN을 통한 우회 접근이 막히는 바람에 한국, 중국, 유럽 등 다른 국가의 사용자가 미국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반면 아마존 프라임, 크랙클 등 다른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는 아직도 VPN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훌루도 넷플릭스처럼 VPN 우회로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꿩 대신 닭이라고 넷플릭스는 9월에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해 한국, 중국, 유럽 등을 공략할 계획입니다.
넷플릭스는 특히 9월 2일 공개한 나르코스(Narcos) 시즌2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인기가 심상찮고, 자국어로 촬영한 남미에서는 당연히 인기 콘텐츠가 되겠지요.
9월에만 14개가 넘는 오리지널 콘텐츠(북미 기준)를 선보입니다. 9월 마지막 날에는 마블 팬들에게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루크 케이지(Luke Cage) 시즌1이 공개됩니다. 데어데블, 제시카 존스 이후 3번째로 공개되는 마블 시리즈입니다.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는 넷플릭스와 마블의 협업이 또다른 성공을 이끌어 낼까요?
곧 디펜더스가 나오겠군요.
넷플릭스가 9월에 공개한 오리지널 콘텐츠만 '셰프의 테이블 : 프랑스', '쿨리파리 - 개구리 군대' 등이 있습니다. 향후 업데이트 예정인 콘텐츠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에서 꽤 인기가 있었던 '셰프의 테이블 : 프랑스'편이 업데이트 되었고요>
<쿨리파리 개구리 군대 (9월 공개)>
<카줍스 (9월 4일 공개)>
<익스트리미스 - 중환자실을 조명한 리얼 다큐멘터리>
<화이트 헬멧 : 시리아 민방위대>
<오드리와 데이지 (선댄스 출품작)>
하지만, 한국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폐쇠적인 콘텐츠 노출 방식을 바꾼 넷플릭스
하지만 이런 좋은 콘텐츠를 페이스북, 블로그 등으로 공유해도 넷플릭스에선 '가입하세요'라는 문구밖에 볼 수 없었습니다. 매우 불편한 방식이었지요.
<재밌다고 공유했는데, 클릭하면>
<낚시야? 이거? 할정도로 가입하라고만 나왔습니다>
<이제는 클릭하면, 영화 소개 그리고 영화 스틸샷과 함께 가입을 권유하는 오픈 콘텐츠 타입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공유하면 상대방이 넷플릭스 계정이 없더라도 기본 포스터와 콘텐츠 정보를 볼 수 있게 변경되었습니다. 큰 변화이지요. 과거에는 콘텐츠의 내용물을 볼 수 없었으니까요.
공유된 콘텐츠를 클릭한 사용자는 콘텐츠의 내용물을 확인하고, 그 콘텐츠 때문에 가입할지 말지 고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주 넷플릭스에 접속하면 이제 지난 주 등록된 TV 프로그램과 영화가 총 XX개라는 알림이 나타납니다>
최근 넷플릭스는 새로 업데이트된 콘텐츠의 숫자를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넷플릭스에 접속하면 지난 주 등록된 TV 프로그램과 영화가 총 71개라는 문구가 뜹니다.
처음 들어왔을 때 최근 시청한 경험이 없다면 예전에 보았던 화면과 다르지 않아 '에이 볼 거 없네'라고 나가려고 한 고객들에게 '71개의 콘텐츠가 새로 업데이트되었으니 한번 보는 것이 어떠니?'라고 묻는 것이지요.
이것 또한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한국 영화도 제법 올라오고 있습니다. 더 테러 라이브, 남쪽으로 튀어, 맨홀, 전국 노래자랑, 두개의 달, 나는 왕이로소이다, 심야의 FM, 백투더 퓨쳐 시리즈 등이 업데이트되었습니다. 넷플릭스의 신규 콘텐츠 추가 현황은 다음 페이지(https://www.netflix.com/browse/recently- added?so=y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롯데 영화 위주로 구성되어 있지만 한국 영화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한국 넷플릭스에 어떤 콘텐츠 있는지 알고 싶다면 넷플릭스 검색 페이지(http://flixtape.netflix.com)에 들어가면 됩니다. 가입을 하지 않아도 모든 콘텐츠를 검색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고전 중? 사용자 1월 대비 절반 이하로
와이즈앱에서 매주 업데이트되는 구글 플레이 앱 데이터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주간 사용자는 안드로이드 기준 2만 명이 조금 넘는 상태입니다.
<이 숫자는 1주일에 한 번 이상 넷플릭스에 접속한 사용자를 산출한 데이터이며, 샘플을 통해 계산됩니다>
<구글 플레이 순위에서도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반등이 필요합니다>
기묘한 이야기의 경우 이례적으로 한국 언론에서도 그 재미를 널리 알리기도 했는데, 신규 고객의 유입보다는 기존 고객들만 재미를 본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쉬운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재미있게 본 콘텐츠이기 때문인데요.
또 하나 걱정 되는 것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가운데 '아니메(일본 애니메이션)'는 업데이트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영등위 이슈 후 사라진 뒤 언제 올라올지 기약 없는 아인>
지난 4월 '아인(Ajin)'이 영등위 이슈(넷플릭스가 영등위의 심사를 받지 않은 상태로 콘텐츠를 올렸다가 모두 내린 사건) 이후로 업데이트가 안되고 있고, 7월에 올라온 '쿠로부쿠로'도 역시나 한글 자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는 제공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일본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제공 중인 쿠로부쿠로>
신드바드의 모험도 마찬가지입니다.
<8월에 공개된 아니메 신드바드의 모험 (신밧드 아닌가요?)>
판권 이슈보다는 심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니메 팬의 입장에선 참 아쉬운 결과입니다.
블레임 (Blame!)의 넷플릭스 광고가 뜨기 시작했는데 '정말 국내에 올라올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엄청난 비용을 투입한 겟다운(제작비 만 1억 달러), 화제를 만들었던 기묘한 이야기도 넷플릭스의 한국 시장 공략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넷플릭스의 9월 오리지널 콘텐츠가 넷플릭스 보급에 도움이 될까요? 넷플릭스가 아시아 시장을 대하는 자세가 점점 바뀌고 있다고 느껴지지만, 그 효과는 생각보다 미비해 보입니다.
9월은 한국 넷플릭스에게도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가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반향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요? 아직은 어려워 보이지만 지켜 봐야겠지요.
SK브로드밴드 김조한 매니저는?
넥스트 미디어를 꿈꾸는 미디어 종사자. SK브로드밴드에서 미디어 전략을 담당하고 있으며, Rovi Asia Pre- sales/Business Development Head, LG전자에서 스마트TV 기획자를 역임했고 Youshouldbesmart 블로그, 페이스북 페이지 NextMedia를 운영 중. 미국과 중국 미디어 시장 동향에 관심이 많으며, 매일 하루에 하나씩의 고민은 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
글 / SK브로드밴드 김조한(johan.kim@sk.com)
*본 칼럼은 IT동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