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의 핵심은 디자인 프리덤에 있다, EPSRC 리차드 헤이거 센터장
[IT동아 이상우 기자] 3D 프린팅 및 적층 제조 솔루션 기업 스트라타시스가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스트라타시스 아시아 태평양 3D 프린팅 포럼 2016'을 개최했다. 이 포럼은 스트라타시스가 지난 2014년부터 매년 주최하는 행사로, 올해 행사에서는 디자인과 제조의 미래를 만나다는 주제로 기업과 3D프린팅 업계 전문가 등 약 1,000여 명이 참석해 적층 제조 산업에 관한 최신 동향과 산업별 특화 솔루션 및 활용 사례 등을 공유했다.
스트라타시스 다니엘 톰슨 한국 지사장은 "2년 전 처음으로 3D 프린팅 포럼을 서울에서 개최했는데, 이때와 비교해 많은 사람이 3D 프린팅에 관해 이해하고 있으며 관련 생태계가 점점 성숙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우리의 책임 중 하나는 3D 프린팅 사용자를 한 자리에 모아 동향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이번 포럼의 취지를 밝혔다.
이날 연사로 참석한 영국 노팅엄 대학 EPSRC 센터 리차드 헤이거 센터장은 '제조업에서의 3D 프린팅 전망'이라는 주제로 3D 프린팅의 미래 잠재력에 관해 소개했다. 그는 3D 프린팅(적층 제조 방식)의 장점을 오늘날 설계 방식과 다르게 무언가를 디자인하는 것이 가능한 '디자인 프리덤'이라고 소개했다.
리차드 헤이거 센터장은 "한국 기업도 이미 적층 제조 방식을 시제품 제작에 많이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층 제조 기술은 완결된 기술이 아니며 많은 해결 과제가 있다.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설계 개념을 완전히 바꾼 인적 자원 등도 필요하다. 핵심 메시지는 바로 자유로운 설계 방식이다"고 말했다.
새로운 설계방식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위상 기하학 최적화(Topology Optimization)다. 위상 기하학 최적화란 부품을 설계할 때 부품의 원래 형태를 무시하면서, 불필요한 부분을 줄이고 본질적인 기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방식을 말한다. 다음 사진을 보면 이해하기 쉽다. 원래 부품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유지한 기하학적인 설계로 같은 용도로 사용할 수 있지만 무게나 제조 단가 등을 최적화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제조하는 것은 기존 방식에서는 구현하기 어렵지만, 3D 프린팅을 이용한 적층 제조 방식에서는 상당히 쉽게 구현할 수 있다.
외부 형태만 최적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 구조 역시 최적화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육면체로 된 물체에 구멍을 뚫는다고 할 때 기존 방식으로는 일직선으로 된 구멍밖에 뚫을 수 없다. 하지만 적층 제조 방식을 이용하면 내부에서 굽어지는 구멍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쉬운 예를 들면 ㄴ자 파이프를 만들기 위해서 기존에는 1자 파이프 두 개와 이를 연결하는 엘보우가 필요하지만, 적층 제조 방식에서는 ㄴ자 모양 파이프를 한 번에 제조하는 것이 가능하다.
격자무늬 구조를 채택하면 무게를 줄임과 동시애 견고함도 최적화할 수 있다. 사람의 뼈를 예로 들면 겉은 평평하지만, 단면을 보면 많은 구멍으로 이뤄져 있다. 기존 제조방식으로 이러한 구조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만, 적층 제조에서는 상당히 쉽다. 이러한 구조는 표면적을 넓혀 열을 분산하거나 무게를 줄이면서 경량화를 이루는 데 적절하다. 특히 앞서 말한 위상 기하학 최적화나 내부 구조 최적화 등을 함께 적용하면 필요한 원료를 줄이는 것은 물론, 이러한 부품을 적용한 차량이나 항공기는 가벼워진 만큼 연료 소비도 줄어든다.
리차드 헤이거 센터장은 3D 프린팅의 미래에 관한 연구도 소개했다. 현재 연구중인 것은 회로를 3D 프린팅으로 구성해 인쇄하는 것으로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궁극적으로는 배터리나 센서 등의 전자기기까지 3D 프린팅으로 제조할 수 있다. 특히 소재를 사용하는 방법을 꾸준히 연구해 기존 산업 분야에 적용하고, 의약품이나 바이오 프린팅 등도 실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