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플랫폼? 광고 플랫폼?...KT '두비두' 출시
[IT동아 김태우 기자] KT가 뜬금없이 동영상 플랫폼을 내놨다. '두비두(dovido)'가 그것으로 8월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빌딩 West KT스퀘어에서 출시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것.
뜬금없다는 표현을 하긴 했지만, KT는 두비두를 무턱대고 만들지는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형욱 KT 플랫폼사업기획실장은 "통신쟁이가 아닌 전문가가 기획하고 만든 서비스"라는 점을 밝혔는데, SK컴즈에서 싸이메라를 만들었던 강민호 상무가 서비스 개발에 깊이 관여했다. 이날 서비스 소개도 강민호 상무가 직접 했다.
탈 통신이라는 말은 이미 흔하게 쓰이고 있으며, KT는 여기에 대한 시도를 다양하게 하는 기업이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KT의 고민은 새로운 기회가 존재하느냐였고, 결론은 O2O, 동영상, SNS 3개 영역에서 아직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두비두는 이 중 동영상에 해당하는 서비스다.
두비두는 유튜브처럼 모든 영역의 동영상을 다루는 플랫폼은 아니다. 2015년 구글의 'consumer survey(YouTube 통계)'를 보면, 제품이나 서비스 이용 방법과 같은 'How to 비디오'에 대한 검색이 전년 대비 70% 증가했고, 밀레니얼 세대(19~35세 연령층 대상)의 67%가 배우기를 원하는 무엇인가가 있을 때 유튜브 비디오를 찾을 것이라고 응답한 점을 주목했다. 한마디로 두비두는 튜토리얼 카테고리에 특화된 동영상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으로 촬영, 편집, 배포까지 쉽게 만들어 인스타그램처럼 누구나 쉽게 영상 제작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상품 판매 기능을 도입해 수익 측면에서 돕겠다고 말한다.
강민호 상무는 "인스타그램 필터로 누구나 사진 전문가가 되듯 두비두로 누구나 영상 전문가가 될 수 있다"며 "기존 MCN 스타가 아닌 아마추어가 쉽게 활동하고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두비두가 내세우는 수익은 바로 제품 판매. 동영상 조회로 수익이 발생하지만 그리 크지 않기에 추가 수익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영상에 쓰인 제품을 바로 판매할 수 있는 기능을 접목해 시청자는 두비두 서비스를 벗어나지 않고, 해당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제품 판매에 대한 수익의 일정 부분은 영상 제작자에 돌아가게 된다.
첫 카테고리는 'K-뷰티'다. 한국 여성이 한 달에 사용하는 화장품은 27개가량이며, 국내 뷰티 제품은 아시아 시장에서 반응이 좋다. K-뷰티를 통해 가능성을 타진한 후 다른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뷰티 관련 제품 수급과 배송은 코리안몰과 제휴를 통해 이루어진다. 글로벌 배송까지 모두 맡는다.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는 제품도 요청하면 빠르게 소싱하겠다는 것이 KT의 설명이다.
현재는 서비스 초기라 코리아몰을 이용하지만, 종래에는 오픈마켓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두비두는 이런 마켓과 크리에이터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이 돈 버는 방식은 결국 디지털 마케팅으로 귀결된다. 문제는 플랫폼이 광고판처럼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 두비두는 요즘 동영상 소비에서 반응이 좋은 튜토리얼 분야를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부분 여성은 미용에 관심이 많으며, 영상을 통해 배울 수 있다는 점은 좋아 보인다. 하지만 자칫하면 광고판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김형욱 KT 플랫폼사업기획실장은 "플랫폼사업자에게 있어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은 제한된 국내 시장의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며, "두비두를 통해 KT가 통신 영역을 뛰어넘는 성장을 꾀할 뿐 아니라 향후 유망 플랫폼 사업을 지속 발굴하고 육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두비두는 8월 30일부터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애플 앱스토어는 9월 초에 등록된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