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 알버트 챙 "WD는 PC용 HDD 업체 이미지에서 탈피 중"
[IT동아 김영우 기자] PC용 저장장치 시장에서 SSD가 HDD를 차츰 대체하고 있다는 건 엄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전통적인 저장장치 업체들은 제법 유연하게 대처를 하고 있다. 최근 저장장치 업체들의 전반적인 방향성은 분명하다. 바로 '탈 PC'다.
대표적인 HDD 제조사인 웨스턴디지털(이하 WD)도 마찬가지다. 최근 WD는 외장하드 및 NAS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HDD 역시 일반 PC용 외에 NAS나 데이터센터용, 카메라 감시 시스템용 모델로 세분화 하여 마케팅을 하고 있다. 그 외에 올해 초에는 SSD, 메모리카드를 비롯한 메모리 기반 저장장치 제조사인 샌디스크를 합병해 사업 영역도 넓혔다. 22일, 한국을 방문한 WD 아시아태평양지역 브랜드 제품 총괄 마케팅 매니저인 알버트 챙(Albert Chang)을 만나 WD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Q: 최근 WD는 확실히 탈 PC를 강조하고 있다. 제품군별 매출 비중의 변화는?
A: 확실히 그렇다. 5~6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PC용 HDD의 매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았지만 최근에는 45%이하로 떨어졌다.
Q: 구체적으로는 어떤 분야의 성장세가 눈에 띄는가?
A: 특히 외장하드 부분의 존재감이 크며, 그 외에 데이터센터용 HDD, 그리고 NAS용 HDD인 레드(RED) 시리즈, 감시 솔루션용
HDD인 퍼플(PURPLE) 시리즈가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Q: 최근 인터페이스 시장에는 기존 USB 3.0 대비 최대 10배 전송 속도가 빨라진 USB 3.1의 보급이 본격화되고 있다. WD의
외장하드 제품군 중에 아직 USB 3.1 지원 제품은 언제 즈음 볼 수 있을까?
A: 우선 USB 3.1 규격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USB 타입C 규격 포트를 지원하는 제품군은 나온 상태이며 기존 포트를 타입C로
변환하는 기능도 제공은 하고 있다. 본격적인 USB 3.1 규격 제품은 시장을 좀 더 지켜 본 후에 투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Q: NAS는 기업용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엔, 개인 사용자도 많이 쓰는 것 같다. WD의 NAS 사업은 어느 쪽에 중점을 두고
있는가?
A: 확실히 NAS는 기업용 시장에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층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WD도 그 쪽에 비중을 두고 있는데,
정확히는 일반 소비자보다는 좀더 전문적인 이른바 ‘프로슈머’를 대상으로 한다.
Q: WD의 NAS는 기존 NAS 전문업체의 NAS에 비해 제공하는 기능의 수가 적은 것 같다. 이유가 있는가?
A: 기존 NAS 업체들이 주력하는 기업용 NAS는 좀 더 강한 성능과 높은 보안성을 요구한다. 물론 WD의 NAS 중에도 그런 제품이
있다. 하지만 그런 제품을 일반 소비자가 쓴다면 전체 기능의 20% 정도도 활용을 하지 못할 것이다. 반면, WD의 마이 클라우드 시리즈는
누구라도 쉽고 편하게 쓸 수 있다.
Q: WD와 샌디스크의 합병 소식은 매우 큰 화제였다.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가?
A: 양사의 법적인 통합이 완료된 것이 불과 지난 5월의 일이다. 현재로선 내부적인 조작 통합에 힘쓰고 있어서 가시적인 성과를 이야기 할
때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번 통합을 계기로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저장장치 기업이 되었다는 것이다. 메모리 부문을 제외하면 EMC
보다도 우리가 더 큰 기업이다. WD와 샌디스크 브랜드까지 통합을 할지, 어떤 신제품이 나올 지 등의 여부는 좀 더 시간이 흐른 후에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Q: 2~3년 즈음 전에 SSD와 HDD를 융합한 하이브리드 드라이브가 잠깐 주목을 받은 바 있다. WD에서도 120GB SSD와 1TB
HDD를 하나로 만든 듀얼 드라이브인 ‘블랙 스퀘어’라는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으나 후속 제품은 없었다. 그런 제품을 앞으로도 다시 볼 수
있을까?
A: 물론 블랙 스퀘어는 SSD의 속도와 HDD의 용량을 함께 만족시키는 좋은 제품이었다. 하지만 노트북이 점차 얇아지고 있는데다 최근
SSD와 HDD는 각자 다른 길을 가고 있어서 굳이 둘을 묶을 필요가 없어졌다고 우리는 판단했다. 그리고 두 가지 저장장치를 함께 쓸 수
있는 방법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Q: 각기 다른 용도의 HDD에 고유한 컬러를 부여하는 WD의 컬러 마케팅(그린, 블루, 블랙, 레드, 퍼플, 골드 등)은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HDD 외의 다른 제품군에도 컬러 마케팅을 확대할 가능성은 있는가?
A: 컬러 마케팅은 성공적이었지만 나름의 변화도 주고 있다, 최근 용량 중시 제품인 그린 제품을 단종시키고 데이터센터용 제품인 골드 제품을
추가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외장하드 제품군은 이미 별도의 네이밍 전략이 있다. 2.5인치 제품은 마이 패스포트, 3.5 인치 제품은
마이 북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식이다.
Q: 무선 외장하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 시장성이 다소 의심스러웠지만 지금은 제법 고정 수요를 확보한 것 같다. 어떤 소비자층이 무선
외장하드를 사가는가?
A: 무선 외장하드를 처음 출시했을 때 주요한 타겟은 사진작가와 같은 프로슈머 층이었다. 지금도 이들이 상당수의 수요를 차지한다. 하지만
계속 분석을 해보니 이보다 한층 광범위한 소비자층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태블릿, 스마트TV 사용자 등으로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향후 어떤 마케팅을 전개할 것인지 궁금하다.
A: 과거의 저장장치 시장은 단순히 데이터를 백업하는 용도만 중시했다. 하지만 지금은 데이터를 만들고, 즐기고, 이동하는 등 활용도가
넓어졌다. 우리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각각의 분야에서 경쟁자들과 차별화된 타겟을 노릴 것이다. 샌디스크와의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
역시 기대가 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