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보다 더 잘 만들 수 있을까? '갤럭시 노트7'
[IT동아 김태우 기자] 올해도 이변 없이 삼성전자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으로 노트 시리즈를 내놨다. 순서대로면 갤럭시 노트6여야 하지만, 이번에는 숫자를 하나 건너뛴 '갤럭시 노트7'이 정식 이름이다. 상반기 주력 모델인 S시리즈와 숫자가 같아져 헷갈릴 일이 하나 사라졌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는 첫 모델부터 꾸준히 써오다가 작년과 올 상반기 제품은 써보지 않았다. 그리고 여기 갤럭시 노트7이 있다.
마음에 쏙 든 첫 안드로이드폰
상반기에 공개된 갤럭시 S7 발표회 때는 현장에 있었다. 핸즈온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참 잘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현존하는 안드로이드폰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다는 결론은 내렸지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그래서 판매량이 많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물론 예상은 빗나갔고, 갤럭시 S7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안드로이드폰은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 왔다. 몇년 전 만 하더라도 안드로이드폰은 쓰기 불편한 기기로 인식했지만, 지금은 사용성 측면에서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도 마음에 쏙 든 제품을 아직 만나지 못했다.
갤럭시 노트7이 발표됐다. 삼성전자는 빠르게 서울 시내 곳곳에 체험존을 마련했다. 공개한 다음 날 짧은 시간 만져봤다. 갤럭시 S7도 시큰둥했던 나이지만, 갤럭시 노트7은 전혀 다르게 다가왔다. 며칠 만에 다시 손에 쥐어본 갤럭시 노트7은 역시 매력적이다. 지름신을 이처럼 부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처음이다.
화면을 켜보니, 뭔가 달라진 느낌이다. 아이폰을 사용해 보면 앱을 실행하고, 화면을 전환하는 일련의 행위에서 사용자에게 특유의 경험을 전달한다. 이는 안드로이드폰에서 결코 경험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꾸준히 발전하면서 많은 개선을 이루었지만, 운영체제 전반에 흐르는 미묘한 경험에 있어서는 iOS보다 구리다는 생각을 떨쳐본 적이 없다.
그런데 갤럭시 노트7은 이런 점에서 있어 확연히 다르다. 물론 안드로이드와 iOS는 다른 운영체제이기 때문에 같은 경험을 제공할 수는 없다. 그저 투박하고 거칠게 느껴지는 사용자 경험이 개선되기를 바랬는데, 갤럭시 노트7은 한층 세련된 경험을 전달하고 있다.
영화에서 보던 홍채인식 아니네, 정말 빠르다
애플은 처음으로 에어리어 방식의 지문 인식 기능을 아이폰에 적용해, 단순히 신기함을 넘어 일상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는 생체인식 기술을 만들어 냈다. 아무리 좋은 기술도 기술에 머무른다면 있으나 마나다.
홍채인식 기능은 몇 년 전부터 떠돌던 루머 중의 하나다. 그리고 갤럭시 노트7이 공개되면서 처음으로 그 실체가 드러났다. 일반인들이 느끼기에 홍채인식은 신기한 기능이 될 수 있다. 나 또한 직접 홍채인식을 써보면서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지문 인식처럼 편하게 쓸 수 있는 기능이 될 수 있을까? 직접 써본 바로는 충분하다.
일단 인식 속도가 지문 인식 못지않게 빠르다. 물론 불편함은 있다. 스마트폰과 일정한 거리가 유지되어야 하고, 직접 스마트폰을 바라봐야 한다. 그러므로 잠금 해제 같은 자주 쓰는 행위는 오히려 지문 인식이 더 편하다. 홍채인식은 이보다는 좀 더 중요한 보안이 필요한, 예를 들면 송금 같은 행위에서 사용자 인증이 필요한 경우 사용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S펜도 방수가 되네
S펜은 갤럭시 노트의 성격을 규정하는 부분이다. 매년 S펜 관련 다양한 기능을 들고나오지만, 일반 이용자에겐 사실 활용도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 노트 개발에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이번 갤럭시 노트7은 번역 기능과 움직이는 이미지(GIF) 만들기 기능을 추가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눈에 띄는 부분은 방진방수다. 노트 시리즈 처음으로 방수 기능이 적용되었으며, S펜 또한 방수가 된다. 방수가 된다는 건 물속에서도 필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샤워하는 중에도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갤럭시 노트7에서 쓱 S펜을 꺼내 메모하면 된다.
게다가 터치 디스플레이는 물속에서는 작동을 하지 않는데, S펜은 사용하는 데 문제없다. 즉 물속에서 갤럭시 노트7 조작을 할 수 있게 된다. 수중 촬영을 하고 싶어도 터치가 작동하지 않아 할 수 없었는데, 갤럭시 노트 7에서는 S펜으로 찍을 수 있다.
아이와 같이 목욕하면서 순간의 모습을 남기고 싶다면, 갤럭시 노트7과 S펜은 좋은 조합이다. 방수 기능으로 확실히 S펜을 꺼낼 일이 한 번이라도 더 늘어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균형감 살린 엣지
갤럭시 노트7은 엣지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모델만 나온다. 사실 엣지 디스플레이는 실용성 측면에서 아무런 역할은 없다. 외형적인 측면에서 주는 멋스러운 효과가 크다.
이전 모델만 하더라도 엣지는 다소 과하다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갤럭시 노트7에서는 엣지의 곡률에 무척 신경 쓴 모양새다. 개인적으로 엣지를 좋아하는 편이 아님에도 갤럭시 노트7의 엣지는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을 정도다. 전, 후면 엣지와 옆면의 곡률이 하나처럼 이어지도록 디자인된 외형은 손에 쥐기 좋을 만큼 균형을 잘 맞췄다. 삼성전자는 최적의 곡률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미디어 데이서 밝히기도 했다.
다만 예전보다 화면 주변부인 베젤이 얇다 보니 충격에 의한 파손의 위험은 더 커 보인다. 강화 유리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조심스럽게 사용할 필요는 있다.
갤럭시 노트7, 이통 3사 할인 금액은 얼마?
갤럭시 노트7의 출고가는 98만 8900원으로 책정됐다. 단통법 이후 단말기 출고가는 다소 떨어지는 추세였지만, 갤럭시 노트7은 예전처럼 100만 원에 가까운 금액으로 판매가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간 부담이 아니다.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24개월 할부, 월 6만 원대(59요금제)의 요금제에 가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통사에서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할인 금액만 정리해 봤다. 6만 원대 요금제는 스마트폰 사용가가 많이 쓰는 요금제 중의 하나다. 크게 공시지원금, 신용카드 혜택, 클럽 등이 있다.
먼저 공시지원금을 보자. 이동통신 3사는 이미 갤럭시 노트7의 공시지원금을 발표했다. 59요금제에서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은 SK텔레콤 14만 2000원, KT 15만 원, LG유플러스 15만 8000원이다. LG유플러스가 지원금은 가장 많다.
신용카드 혜택은 전월 사용 금액에 따라 매월 할인을 받는 방식이다. 나누어서 할인을 받기는 하지만, 금액이 적지 않다. SK텔레콤은 삼성카드에서 내놓은 노트7 전용 신용카드가 필요하다. 카드 이름은 'T 삼성카드 2'로 이 카드로 갤럭시 노트7 할부 구매를 해야 한다. 전월 실적이 30만 원 이상이면 1만 5000원, 70만 원 이상이면 2만 원이 할인된다. 24개월로 계산하면 최대 48만 원을 할인 받을 수 있다.
KT는 '프리미엄 슈퍼 현대카드'가 여기에 해당한다. 할인 금액은 SK텔레콤과 동일하다.
LG유플러스는 신한카드와 손잡았다. 'LG U+ Light Plan 신한카드'가 그것이다. 전월 실적이 30만 원 이상이면 1만 원, 70만 원 이상이면 1만 5000원이 할인된다. 여기에 갤럭시 노트7을 비롯한 프리미엄 모델을 개통하고 신한 제휴카드를 신청한 고객 대상으로 기존 할인에 10만 원 추가 할인까지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10만 원은 가입 후 익익월에 일괄 입금된다
마지막으로 클럽이 있다. SK텔레콤은 'T 갤럭시 클럽', LG유플러스는 'R 클럽'을 운영한다.
T 갤럭시 클럽은 월 이용료 9900원을 내고 1년 후 삼성전자 단말기를 다시 구입과 함께 갤럭시 노트7을 반납한다는 조건으로 잔여 할부금(최대 49만 4450원)을 면제 해주는 서비스다. 분실, 파손 보험이 기본 제공된다. T 갤럭시 클럽은 선택약정으로만 가입할 수 있다.
R 클럽은 18개월 후 단말기를 반납하면 할부 원금의 40%를 면제해 주는 서비스다. 즉 18개월 동안 할부 원금의 60%만 내면 된다는 말. 반납하는 단말기의 중고가가 할부 원금의 40% 이하더라도 보존해 주기 때문에 고객이 추가 부담하는 금액은 없다.
월 이용료는 5100원으로 T 갤럭시 클럽보다 저렴하지만, 이마저도 할인이 된다. VIP/VVIP 등급에 59요금제 이상이면, 월 이용료는 0원이다. 나머지 등급도 요금제에 따라 이용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해당 할인은 멤버십 포인트 차감으로 이루어진다.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이토록 마음에 드는 제품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미디어데이에서 다소 조심스럽게 발표를 하긴 했지만, 제품에 대해선 꽤 자신감 있는 뉘앙스를 풍겼다. 판매량에 있어서도 좋은 성적표를 받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아마 많은 이들이 갤럭시 노트7 구입을 희망하지만, 64GB의 단일 모델로 오히려 출고가가 높아져 다소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단통법으로 공시 지원금은 제약이 있지만, 그 외 다양한 할인 정책들이 제공 중이니 꼼꼼하게 살펴보기 바란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