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10호점, 운영 대수 1,000대. "인텔? AMD? 고민하지 않는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지난 2016년 8월 6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게임이너스 숭실대점에서 작은 이벤트가 열렸다. 200주 연속 PC방 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했던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를 2위 자리로 끌어내린, 블리자드의 인기 게임 오버워치 랜파티가 열린 것. 이번 오버워치 랜파티는 AMD, 앱코, 쿨러마스터 등 PC 관련 제조사와 PC 커뮤니티 기글 하드웨어가 후원해 열렸으며, 오버워치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다.
눈길을 끌었던 점은 오버워치 랜파티를 열린 장소가 PC 56대로 운영 중인, 주변 PC방과 비교해 비교적 작은 규모의 PC방이었다는 것. 이벤트에 참가한 한 숭실대 학생은 추후 숭실대학생들만의 오버워치 대회를 이곳에서 개최할 것을 약속할 정도로 현장 반응도 좋았다. 이에 지난 8월 8일, 게임이너스 숭실대점을 운영 중인 김정현(37) 사장을 직접 만났다. 이번에는 숭실대점이 아닌 게임이너스 강남점에서.
곧 10호점까지 확장. 운영 중인 PC만 1,000대?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이번 오버워치 랜파티는 숭실대점에서 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당연히 주변에서 만날 줄 알았는데, 오늘은 여기 강남이라니. 운영하는 PC방이 여러 곳인가.
김정현: 하하. 아니다. 음… 현재 운영하고 있는 PC방은 8곳이다. 그리고 지금 오픈 예정인 곳 2곳이 더 있다(웃음).
IT동아: …8곳? 좀 더 자세히 듣고 싶다.
김정현: 첫 PC방은, 그러니까 게임이너스 1호점은 2011년 7월, 분당 서현에서 오픈했다. 시작은 75대였지만, 지금은 85대로 운영 중이다. 이후 2012년 5월 2호 양재점 123대, 2013년 2월 여기 이곳 3호 강남점 160대를 오픈했다. 그 다음에는 조금 터울이 있다. 2015년 4월 4호 안양 범계점 170대, 2015년 5월 석촌호수 인근에 5호 석촌점 49대, 2015년 6월 6호 동덕여대점 56대, 2015년 9월 7호 천호동점 128대, 그리고 가장 최근인 2016년 3월 8호 숭실대점 56대를 오픈했다. 그리고 곧 9호 강남 2호점 130대와 10호 신촌 130대를 오픈할 예정이다(웃음).
IT동아: 그러니까 정리하면, 잠시만 기다려달라. …계산해보니 운영 중인 모든 PC방의 PC가 총 827대다. 그리고 곧 오픈한다는 2곳을 더하면 1087대. 하하. 자꾸 웃음이 나온다. 1,000대가 넘는 PC로 PC방을 운영 중인 것 아닌가.
김정현: 하하. 개인적인 목표는 더 크다(웃음). 아, 지인들에게 도움을 줘서 오픈한 PC방도 두 곳이 더 있다. 과천에 74대, 화양동에 78대로 운영 중이다. 거의 아무 대가 없이 (PC방 오픈하는데) 도움만 드렸다.
IT동아: 설마 모두 100% 개인 자금을 투자한 것인가.
김정현: 첫 PC방을 오픈할 때 부모님의 도움을 받았다. 정확한 액수는 밝힐 수 없지만, 부모님으로부터 70% 가량을 투자 받았다. 그 전에는 일반 직장인이었다(웃음).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자체 조사한 PC방 분석자료, 게임의 역사, PC방의 역사, 상권 분석 등을 담은 PT를 만들고 부모님 앞에서 3시간 동안 진행했다. 부모님도 그러고 나서야 허락했다. 2남 1녀 중 막내다. 부모님도 생각이 많을 수밖에 없지 않나. 막내한테 처음부터 크게 돈을 빌려주는 것에 망설였을 것이 분명하다. '굳이, 왜? 지금 회사 잘 다니고 있는데?'라고 생각하시지 않았을까.
IT동아: 약 5년 사이에 이렇게까지 확장한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뭔가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는지.
김정현: 미친 놈 같다(웃음). 스스로 미친놈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막 돌아다닌다. 가장 중요한 상권을 찾기 위해서다. 속된 말로 '자리'를 보러 다니는거다. 첫 PC방 오픈 전에는 직접 PC방 운영을 알기 위해, 회사를 다니면서 4개월 동안 PC방 알바로 일도 했다. 당시 면접볼 때 정장을 입고 갔던 것이 생각난다(웃음). "PC방을 운영하려고 일을 배우러 왔습니다"라고 말하니, 2번이나 면접에서 떨어졌다. 아내가 "왜 그런 말을 하냐"라고 충고한 뒤에 3번째만에 면접을 보고 PC방 알바로 일을 배웠다(웃음).
첫 1년 동안 PC방 사장이라기 보다 매니저처럼 일했다. 어차피 수익의 대부분은 부모님께 빌린 투자금을 갚느라 대부분 다 나갔다. 월급 사장이라고 생각했다(웃음). 하루에 15시간씩 일도 하고… 그렇게 1년 만에 부모님께 빌린 투자금을 모두 갚았다.
IT동아: 이건, 정말 개인적인 질문이다. PC방 상권을 어떻게 보는지.
김정현: 유동인구와 전철역 위치를 본다. 전철역 위치는 무조건 가까운 곳을 찾는다. 2011년 당시만 해도 대부분 PC방은 주변의 단골 손님을 위주로 운영됐다. 하지만, 생각을 달리 했다. 오래 전부터 부모님이 요식업을 하셨는데, 맛만 있으면 멀리서도 찾아오지 않나(웃음). 그렇게 접근했다. 전철역은 무조건 가까울수록 좋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인텔? AMD?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IT동아: 첫 운영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진행했는지 자세히 듣고 싶다. 그리고 이번에 오버워치 대회를 AMD로부터 후원을 받았는데, 이전부터 AMD와 인연이 있었나
김정현: 2011년 7월 분당 서현에서 처음 PC방을 오픈했을 때다. 당시 AMD 라데온 6950 2대를 크로스파이어로 묶어서 '아이피니티' 그러니까 모니터 3대와 연결했다. 총 5석 그러니까 연결한 모니터는 15대다. 이게 PC 관련 커뮤니티에 알려졌다. 그리고 AMD에서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 연락을 주셨고, 당시 AMD가 제작하는 잡지였던 'AMD투데이'에 소개됐었다(웃음). 그리고… 그게 AMD와 최초이자 마지막 인연이었다(웃음). 지난 5년간 따로 연락한 적은 없다. 최근에 다시 알게됐다.
IT동아: 원래 PC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셨나.
김정현: 음… 이게 관련 있는지 모르겠다. 어렸을 때 얘기다. 정말 게임을 좋아했다. 그 때에도 부모님이 장사를 하셔서 집에 혼자 있는 날이 많았다. 그래서 동네 오락실에 그렇게 자주 갔었나 보다. 갤러그, 보글보글 등을 5살 아이가 손에 굳은살이 박힐 정도로 하더라고 어머니께서 말씀해주시더라. 지금도 어렴풋이 기억난다. 오락실에서 게임하면 뒤에 사람들이 서서 구경했던 장면이(웃음). 그냥 게임을 참 좋아했던 것 같다. 부모님도 일 때문에 바쁜데, 아이가 한 곳에 가있으니 크게 나쁘게 생각하지 않으셨던 것 같고.
PC는 국민학교 2학년 때 처음 접했다. 120만 원짜리였다. 확실하다. 아버지께서 120만 원짜리라고 많이 강조하셨으니까(웃음). 그 때 PC에 많이 빠졌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는 PC 판매점에서 알바도 했었다. "이게 더 좋아요". "그건 아닌데…"라며 손님 응대도 했었단다. 알바비도 5만 원을 받았다는데 이건 기억이 잘 안난다(웃음). 그러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 이후 PC방 창업 전까지는 따로 PC에 많은 관심을 할애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처럼 공부하고, 직장 다니느라 바빴다.
PC방을 시작한 뒤부터는 하루에 3~4시간 정도 다양한 PC 정보를 구한다. 쿨앤조이, 플레이웨어즈, 기글하드웨어와 같은 PC 관련 커뮤니티, 인벤, 루리웹, 기글하드웨어, 보드나라 등을 주로 본다. PC방 카페도 보고. PC 관련한 정보를 주로 본다.
IT동아: AMD와 인연은 다시 어떻게 시작했는지 궁금하다.
김정현: 사실, 대부분 그렇듯, 인텔과 엔비디아 지포스를 많이 사용했다. 더구나 2011년은 인텔 샌디브릿지가 거의 평정했던 때 아닌가(웃음). 마침 국내 게임도 아이온 인기가 늘어나면서 PC방 점유율 20~25%를 차지할 때라 PC 성능 이슈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PC방하면 인텔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또는 라데온 그래픽카드를 선택했던 기억이다. 나도 마찬가지였고.
이번에 AMD와 다시 인연이 닿은 것은 'AMD FX8300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 때문이다. PC방 커뮤니티에서 처음 알게됐다. 18개월 무이자 할부라는 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PC방 사장님들이 원하는, 큰 혜택은 아니지만 가려운 부분을 딱 긁어주는 프로모션이다. PC 리스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리스 이자 은근히 많이 부담스럽다. 이 프로모션은 정말 히트다 히트(정말 이렇게 말했다).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거 정말 딱 좋은 프로모션이라고.
그리고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해 연락했던 AMD 담당자가 대하는 태도에 반했다. 숭실대점 오픈할 때 56대를 구매하려고 AMD에 연락했었는데, 진심으로 상담해주시더라. 그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IT동아: 손님들은 AMD FX8300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김정현: 이렇게 말해도 괜찮을지 모르겠는데, 손님들은 사실 PC 사양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어? 새로 PC방 생겼네? 매장은 깔끔한가?" 이렇게 반응하신다. 프로세서가 인텔이네, 그래픽카드가 라데온이네 이렇게 얘기하는 손님은 없다. 커피 마시면서 이게 이탈리아산인지, 과테말라산인지 크게 확인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PC방에 게임하러 왔는데, 그 게임 잘 돌아가면 크게 문제 없다(웃음).
아마 기존 고정관념 때문인 것 같다. 2위 업체라는 것, 호환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없을까라는 의심 등. 실제 사용하면서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양하게 테스트도 진행했고. 다만, 발열 문제가 조금 있더라. 그래서 레이스 쿨러로 교체했고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IT동아: 개인적으로 만족하신다는 의미인지.
김정현: 하하. 이렇게 얘기하면 답변이 될 것 같다. 재구매를 결정했다. 처음에 말했던 강남 2호점과 신촌점에 'AMD FX8300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으로 PC를 셋팅한다. AMD측에서 먼저 묻는 태도에 반했다. PC방에 도움 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찾아준다. 이번에 진행한 오버워치 대회도 그렇게 열렸다. PC 방 홍보와 대회 모객, 손님들에 대한 먹거리, 경품 등도 제공해주고. 이런 태도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도 유용하게 이용할 생각이다. 감사할 따름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