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육해공 가리지 않고 4K로 기록해 드립니다, 올림푸스 TG-트래커

강형석 redbk@itdonga.com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트래커.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트래커.

[IT동아 강형석 기자] 약 1~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액션캠(Actioncam)'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 줌이 되지 않는 한계는 있지만, 작고 가벼운데다 다양한 액세서리를 활용해 어디서든 영상을 기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때문에 아웃도어 시장에서는 이 시장의 강자였던 고프로를 중심으로 소니나 기타 중국산(샤오미, 노바텍)도 빠르게 영향력을 넓혔다.

지금은 붐까지는 아니라도 간단히 추억을 남기고 싶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여행이나 레저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이 그 대상이다. 당연히 그 외 소비자의 수요도 존재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올림푸스는 지난 6월, 스타일러스 티지- 트래커(STYLUS TG-Tracker, 이후 TG-트래커)라는 이름의 액션캠을 선보였다. 카메라 브랜드 올림푸스를 통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 액션캠은 어떤 느낌일까?

카메라 같기도 하고, 액션캠 같기도 하고

TG-트래커의 외모를 먼저 살펴보자. 일단 기본적인 형태는 그 동안 올림푸스가 선보인 터프(Tough) 시리즈와 유사하다. 실제로 올림푸스는 이 제품을 스타일러스의 터프 라인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심지어 아무리 봐도 액션캠인데 터프 카메라라고(…) 소개하고 있다. 카메라 브랜드이면서 액션캠을 선보인 소니나 파나소닉과는 다른 노선을 걷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방진방수를 강조하는 터프 라인업의 일원인 TG-트래커를 보면 제법 단단해 보인다. 다른 액션캠들은 방진방수가 가능한 전용 케이스가 제공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제품은 그런 것을 일체 제공하지 않는다. 이는 기기 자체로 충분한 방진방수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서다.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트래커.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트래커.

기기 내 모든 틈을 밀폐처리하고 하우징을 보호하는 뼈대와 외부 덮개 등으로 이뤄진 이중 구조를 채택하면서 IP68에 해당하는 방진방적 성능을 제공한다. 이는 최대 30m까지 대응하는 수준이다. 물론 장시간 사용하면 압력에 의해 물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점 참고하자. 여기에 최대 2.1m 충격 방지와 100kgf(킬로그램-포스)의 압력에도 제품을 보호하도록 설계했다. 방한 성능도 갖춰 최대 영하 10도의 저온에서도 작동한다. 물론, 배터리의 구조적 한계로 촬영 가능 시간은 줄어든다.

킬로그램-포스는 물체가 지구에서 받는 중력을 표기한 단위다. 100kgf는 100kg의 질량을 갖는 물체가 눌렀을 때의 힘을 말한다. 조금 길었는데, 결국 100kg의 무게를 견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겠다.

크기는 길이 93.2mm, 높이 56.6mm, 두께 35mm로 한 손으로 쥘 수 있을 정도의 크기다. 무게는 배터리를 포함해 180g 정도로 사용에 무리 없는 수준이다.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트래커.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트래커.

조작은 생각 외로 단순하다. 총 5개의 버튼이 제공되는데, 메뉴 설정이나 녹화 등이 가능하다. 기기 측면에는 전원 스위치(로그 기록)가 있어 쉽게 켜고 끌 수 있게 했다. 실제 녹화할 때 다루는 버튼 자체가 많지 않아서 다루는 것 자체에 대한 부담은 없다.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트래커.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트래커.

제품 측면에는 액정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는데, 이를 통해 촬영한 사진이나 설정 등이 가능하다. 크기는 1.5인치로 11만 5,200 화소가 제공된다. 제품 크기를 고려하면 무난한 수준이다. 디스플레이가 작은 대신에 아이콘 형태로 크게 구성, 시인성을 최대한 확보한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서는 노출이나 해상도 설정 등이 지원된다.

또한 디스플레이를 측면에 고정하거나 틸트 형태로 열여서 슈팅 형태로 활용하는 방법도 지원한다. 하지만 90도 꺾이는 부분만 지원하기 때문에 촬영 각도에는 제약이 따른다. 향후 이 액정 디스플레이를 틸트와 회전이 가능하도록 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트래커.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트래커.

렌즈는 35mm 규격 환산 기준으로 13.9mm의 초점거리를 갖는다. 조리개는 f/2.0으로 밝은 수준이다. 액션캠은 최대한 넓은 화면을 기록해야 하므로 초광각 렌즈를 채용하게 된다. 특히 TG-트래커는 수중 촬영이나 오프로드에 맞춘 설계로 저조도 환경에서의 촬영이 잦다. 그런 점에서 밝은 렌즈의 채택은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다. 화각은 204도에 달한다.

상단에는 저조도 환경일 때 전방을 비춰주는 LED 라이트가 탑재되어 있다. 내장 플래시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대신 이 제품은 동영상 촬영에 특화되어 있으므로 상시 앞을 밝게 비춰줘야 한다. 헤드라이트는 저조도 환경에서 도움이 된다. 20 루멘부터 60 루멘까지 밝힐 수 있는데 최대 작동 시간은 환경에 따라 20 루멘은 최대 29분, 60 루멘은 60초다. 이후 다시 작동시켜야 한다.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트래커.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트래커.

배터리와 메모리 카드는 후면 덮개를 열어 탈착하도록 설계했다. 그냥 여는 것이 아니라, 후면에 있는 잠금 스위치를 위로 올린 다음에 덮개를 측면으로 밀어 여는 구조다. 조금 불편해도 틈새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니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메모리 카드는 마이크로 SD 규격을 쓴다. 스마트폰에 쓰는 작은 메모리 카드와 동일하다. 4K 촬영을 주로 하는 사람이라면 가급적 64GB 이상의 속도가 빠른 메모리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UHS-1 이상의 전송 기술에 대응하는 제품이면 더 좋다. UHS는 초고속(Ultra High Speed)의 줄임말로 동영상 촬영에 맞춘 성능을 제공한다. UHS-1이면 1초에 10MB 가량을 지속 저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배터리는 올림푸스 LI-92B를 쓴다. 1,350mAh 용량으로 CIPA 기준 평균 480매 가량의 최대 촬영이 가능한 수준이다. 배터리가 오래 지속된다 보기에 한계는 있어 보인다.

올림푸스 첫 액션캠의 실력은?

올림푸스의 액션 카메라, TG-트래커의 실력을 확인해 볼 차례. 렌즈 교환식이 아닌, 캠코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다른 설정은 하지 않고 즉시 촬영하는 식으로 결과물을 확인해 봤다. 화이트밸런스는 자동, 화질은 최대에 맞춰 두었다.

정지화상을 촬영하니 결과물 자체만 놓고 보면 무난한 정도다. 대신, 204도에 달하는 화각 때문인지 왜곡이 매우 심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왜곡은 중앙에서 주변부를 향해 타원형으로 급격히 떨어지는 형태다. 최대한 넓게 피사체를 기록할 수 있어도 촬영 형태에 따라 왜곡이 심하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수중 또는 전자식 손떨림 방지 기능을 쓰면 화각이 조금 좁아지는데, 이 형태가 그나마 나은 왜곡 형태를 보여주므로 이를 활용하는 것이 나을 때도 있다.

TG-트래커의 결과물. 주변부의 화질 저하와 함께 광원 주변에는 색수차 현상도
나타났다.
TG-트래커의 결과물. 주변부의 화질 저하와 함께 광원 주변에는 색수차 현상도 나타났다.

이미지 센서는 1/2.3인치, 720만 화소 사양이다.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백라이트 CMOS 센서를 통해 감도 범위를 넓히고, 그에 따른 노이즈를 최대한 억제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전용 이미지 프로세서(트루픽 VII)를 탑재하기도 했다.

중앙부는 비교적 선명하지만 주변부는 화질 저하가 눈에 띈다. 뿐만 아니라, 특정 광원 아래에서는 주변부에 한해 색수차도 나타난다. 명부와 암부의 경계가 보라색으로 두드러져, 품질에 영향을 준다. 영상은 이런 현상이 비교적 덜하니 그나마 위안이 된다.

TG-트래커의 큰 장점은 수중에서 빛난다. 기본적으로 수중 감지기 기능부터 수심도 보여준다. 수중 모드를 따로 설정하면 물 속 세상을 아름답게 기록하는 것도 가능하다. 화이트밸런스를 수중 환경에 맞춰주기 때문이다. 기능은 카메라가 수심 50cm 아래에 있는 것이 확인되면 작동한다.

위성항법시스템(GPS)과 여러 센서들을 활용한 기능도 돋보인다. 올림푸스는 자체적으로 올림푸스 이미지 트랙(Olympus Image Track) 2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데, TG-트래커의 기록(LOG) 자료를 불러와 어디서 촬영했는지, 물 속에서 촬영했다면 물 속을 어떻게 이동 했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기기는 동영상 재생이 가능해도 음성이 나오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데이터가 필요한 아웃도어 마니아를 위한 액션캠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트래커의 가격은 42만 9,000원이다. 소니 4K 액션캠이 49만 9,000원 정도에 액세서리 키트 등을 포함하면 59만 9,000원에 달하니 이와 비교하면 저렴하게 느껴진다. 반면 크기와 제공 액세서리 등을 보면 아쉬움이 느껴지는 부분도 존재한다.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데다, 튼튼하다 하더라도 기기 본체만 쓰기에는 부담스러운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니 말이다.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트래커.
올림푸스 스타일러스 TG-트래커.

기본 액세서리 구성도 아쉬운 부분이다. 스테디 그립과 마운트 커플링, 수중 보호기(렌즈)가 전부다. 본체 자체에 달린 마운트와 커플링 등을 써도 되지만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액세서리 패키지 하나 정도는 준비해주면 좋을 듯 하다.

반면, 올림푸스가 그 동안 해왔던 수중 기술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점은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자동으로 화이트밸런스를 맞춰 준다거나, 로그 기록을 저장해 내가 물 속에서 어떻게 움직였는지 여부를 확인하도록 해놨다. 제품을 들고 물 속에 들어갔다면 현재 수심이 어느 정도인지, 어떤 방향인지, 온도는 얼마인지 모두 알려준다. 육해공 가리지 않고 독특한 데이터를 손에 얻고 싶은 아웃도어 마니아라면 한 번 눈 여겨 볼 제품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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