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조이 2016] 1억 조회 수는 기본, 중국 MCN '춘추전국시대' 열리다
[게임동아 김원회 기자] 1인 미디어 콘텐츠, 이른바 다중 채널 네트워크(이하 MCN)는 게이머에게 1인 게임 방송의 상위 분류로서 익숙한 시장 분야 중 하나다. 국내의 경우, 유튜브 누적 조회 수 약 5억2천만 회 및 구독자 120만 명, 아프리카TV 누적 시청자 수 약 1억1천3백만 명 등을 기록한 엉클대도의 나동현 대표(이하 대도서관), 약 250만 명의 유튜브 이용자가 시청하는 1인 게임방송으로 유명한 앵그리죠 등이 대표 MCN 관계자로 꼽힌다. 하지만, 중국 내 MCN의 성장과 비교하면 대도서관과 앵그리죠 조차 뒷전으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이번 '차이나조이 2016'의 주요 변화 중 하나는 MCN의 대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15년과 비교했을 때 다수의 MCN 부스가 B2C관에 자리를 잡아 대형 게임 개발사 못지않은 규모를 과시했으며, 행사 관람객 역시 MCN 부스의 각종 행사에 시선을 떼지 못했다. 특히, MCN과 게임 마케팅이 뗄래야 땔 수 없는 관계로 발전해 행사장 곳곳에서 MCN 관계자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급속도로 성장 중인 중국 내 MCN의 위세는 '차이나조이 2016' 개최 전부터 낌새가 보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중국의 콘텐츠 시장 규모는 약 1천680억 달러(한화 약 203조 원)로, 이는 아시아 전체 콘텐츠 시장의 약 24%에 해당하는 수치다. 성장률도 매년 약 10%를 기록 중이며, 이 중 2016년 중국 내 MCN의 예상 성장 규모는 약 100억 위안(한화 약 1조6천8백억 원)에 달한다.
아울러 조사기관 아이리서치는 지난 2014년 2억7천만 위안 규모를 나타낸 1인 게임 방송 역시 오는 2018년 약 51억 위안(한화 약 8천5백억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1인 게임 방송 시청자 수도 2014년 3천만 명에서 2017년 약 1억5천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차이나조이 2016'은 이러한 성장세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중국에서 가장 먼저 1인 방송 서비스를 선보여 뚜어완게임, 후야생중계 등 게임 특화 방송 플랫폼을 보유한 환쥐시대YY는 자사의 부스에 게임 시연대뿐만 아니라 코스튬플레이 모델, 게임 내 배경을 본뜬 대형 장식물, 게임 대전 이벤트 등 일반 게임 업체 부럽지 않은 규모와 콘텐츠로 행사 관람객공략에 나섰다.
1인 게임 생중계 시장을 선점해 높은 점유율을 기록 중인 또우위TV 역시 같은 관을 사용 중인 인텔과 동일 규모의 부스를 차려 세력을 과시했다. 이와 함께 우위TV에서 활동 중인 유명 MCN 관계자들도 함께해 행사장에선 많은 게이머가 몰렸다.
텐센트의 게임생방송 플랫폼 TGA로 시작해 1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회원 수 약 39만 명 확보, 한국 e스포츠협회 산하 프로 선수팀의 중국 내 독점 방영권을 획득 등으로 유명한 롱주도 다수의 부스걸을 동원하는 등 관람객 유치에 열을 올렸다. 이 밖에 유쿠, 비리비리 등 중국 내 MCN 관계자들이 상주 중인 동영상 플랫폼 업체들까지 '차이나조이 2016' 부스 경쟁에 가세했다.
'차이나조이 2016'에 참가한 대형 게임 업체도 게이머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MCN 사업에 손을 뻗었다. 공중망 부스의 대왕TV, 360 부스 내 5콩TV, 넷이즈게임즈 부스에 자리를 잡은 넷이즈CC 등 행사장 곳곳에서 게임 행사를 중계하는 MCN 관계자들의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셀카봉을 들고 다니며 자신의 얼굴과 행사장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1인 방송 진행자들이 게이머들과 함께 행사장 이벤트를 즐겼다.
이러한 중국 내 MCN 업체들의 부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게이머들이 2차 창작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을 만큼 시장이 성숙해진 증거라고 평가한다. 또한, MCN 업체 사이에서 억 위안 단위의 투자가 오가고, 환쥐시대가 나스닥에 상장하는 등 향후 MCN 시장 성장을 위한 동력도 착실히 쌓고 있다며 입을 모은다.
하지만, 지난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주목 받기 시작한 만큼 장미빛 흥행을 예상하는 것은 시기상조란 의견도 나온다. 국내 MCN 시장과 마찬가지로 폭력성과 선정성이 사회 문제로 불거져 지난 2015년 8월 바이두, 시나, 소후, 아이치이, 러슬 등 13개 기업에서 자체 검염에 나서겠다며 공동성명을 낸 바 있다. 또우위TV의 경우, 지난 2015년 9월 '리그 오브 레전드' 중계 중 시청자 수가 중국 전체 인구를 넘어서는 일이 발생해 신뢰성에 상처를 입었다.
한편, 중국 내 MCN 열풍에 발맞춰 국내 업체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 판다TV에서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한중 합작 프로젝트 그룹 '판다걸스'도 이 중 하나로, 구성원이 모두 레이싱 모델이라는 점을 살려 '차이나조이 2016' 판다TV 부스에서 게임과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분장해 코스튬플레이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 밖에 '차이나조이 2016'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씨제이이앤엠, 엠넷 등도 중국 내 MCN 매니지먼트 사업에 참여 중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내 게임 시장의 규모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이에 맞춰 1인 게임 방송 등 MCN 사업 역시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라며, "여러 흥행 요소 및 불안 요소가 혼재한 상황이지만 현재의 기조가 유지된다면 중국 게임 시장의 성장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글 / 게임동아 김원회(justin22@gamedong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