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조이 2016] 중국 VR 시장, 1년 만에 '괄목상대'
[IT동아 이상우 기자] 세계 게임 시장의 큰 손, 중국 게임 시장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차이나조이2016이 개막했다. 7월 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 상하이 뉴 국제 엑스포센터에서 열리는 차이나조이2016은 올해로 14회째를 맞이했으며, 현재 중국 게임 시장을 강타한 최신 게임들과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관련 전시 등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했다. 지난해 11개 전시관에서 올해는 3개 관을 더 늘려 게임업계의 화두인 VR/AR 등을 만나볼 수 있는 'e스마트 엑스포 2016'과 만화 콘텐츠 관련 전시와 부대 행사를 만날 수 있는 '코믹 앤 애니메이션 월드 어메이징 엑스포'등을 함께 진행한다.
e스마트 엑스포 2016에는 AMD와 웨스턴디지털 등 PC 부품업체부터 중국 현지의 VR 기업 등 약 40여개 기업이 부스를 마련해 AR, VR, 게이밍 하드웨어, 스마트 모바일 디바이스, 웨어러블 디바이스, 드론, 스마트카 등 최신 기술을 선보인다.
지난해보다 규모를 확장한 코믹 앤 애니메이션 월드 어메이징 엑스포에서는 각종 애니메이션 영상 공개를 비롯해 코스프레 카니발 등을 진행하며, 네시삼십삼분의 자회사인 오스카엔터테인먼트는 중국 인터넷 방송 플랫폼 판다TV와 협업해 한국의 인기 레이싱 모델 90명이 후보로 참가하고 중국 시청자가 직접 우승자를 뽑은 프로젝트 그룹 '판다걸스'를 공개한다.
올해 열린 차이나조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콘텐츠는 VR이다. HTC 바이브를 이용한 콘텐츠나 소니 PS VR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VR 기기는 물론, 많은 중국 기업이 자체 제작한 VR 기기와 콘텐츠를 전시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VR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해에는 B2B 전시관 등 일부 부스에서만 VR 기기와 콘텐츠를 전시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VR이 없는 부스를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다.
국내에서 저가형 VR기기로 잘 알려진 폭풍마경(Bao Feng Mo Jing)은 스마트폰을 연결해 사용하는 VR 헤드셋을 선보였다. 폭풍마경의 외형은 삼성전자 기어VR 등과 비슷하지만 기능은 오히려 구글 카드보드에 가깝다. 스마트폰 화면을 반으로 나누고 두 개의 어안렌즈를 갖춘 헤드셋이 스마트폰을 장착하면 화면이 마치 대형 스크린 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스마트폰 조작은 화면 터치로 이뤄지기 때문에 이러한 형태의 VR 헤드셋에 스마트폰을 장착하면 조작을 위해서 특정한 곳을 몇 초간 바라보는 정도밖에 할 수 없기 때문에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성이 떨어진다.
폭풍마경이 이번에 선보인 제품은 스마트폰 장착형 VR 헤드셋의 조작성을 높이기 위해 별도의 무선 컨트롤러를 갖췄다. 컨트롤러는 몇 개의 버튼과 아날로그 스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를 이용해 게임 같은 VR 콘텐츠를 조작할 수 있다. 단순히 고개를 돌리며 수동적으로 콘텐츠를 따라가던 것과 비교하면 사용자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셈이다.
중국판 오큘러스로 국내에 소개된 바 있는 디푼(Dee Poon)은 자사의 가상현실 기기은 디푼VR과 여기서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소개했다. 디푼VR은 오큘러스VR과 마찬가지로 사용자의 머리 동작을 추적하는 VR 헤드셋이다. 어안렌즈를 통해 인간의 시야각과 유사한 120도를 구현했고, 양쪽에 있는 AMOLED 디스플레의 주사율을 75Hz까지 높이고 머리 움직임과 실제 화면 전환 속도의 차이를 19ms(19/1,000초)까지 줄여 멀미 현상을 줄인 제품이다.
콘텐츠 역시 기존 오큘러스VR을 위한 콘텐츠와 대부분 호환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이날 부스에서 시연한 게임 중 국내 개발사 네스토스가 만든 게임 '제임스의 유산'의 경우 기존에 오큘러스VR에 대응해 개발된 게임이지만, 디푼VR에서도 원활하게 작동했다. 향후 주변기기(컨트롤러, 동작 인식 카메라 등)가 제대로 갖춰지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오큘러스의 경쟁자로 거론될 수도 있으리라.
소니는 자사의 PS VR과 각종 주변기기를 소개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현재 개발 중인 게임 파이널판타지15의 가상현실 버전인 VR Experience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소니는 현재 바이오하자드, 배트맨 아캄 등 유명 게임 역시 PS VR용 타이틀로 확보한 만큼 게임 애호가의 이목을 끌고있다. 또, 이러한 게임에 대응하기 위한 컨트롤러 역시 다양하게 준비 중이다.
PC 및 부품 업체도 부스를 마련했다. VR 콘텐츠의 경우 고용량 3D 그래픽을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요구하는 사양이 비교적 높다. 이런 이유에서 하드웨어 제조업체는 사용자에게 화면이 끊기는 현상 없이 쾌적하게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고성능 시스템을 전시했다. 엔비디아는 자사의 최신 그래픽카드인 GTX 1080을 기반으로 PC를 구성해 방문객이 VR 게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으며, AMD 역시 이렇게 부스를 꾸몄다. PC 제조업체인 델과 MSI 역시 VR 콘텐츠 구동에 적합한 완제품 PC로 방문객을 맞았으며, 저장장치 제조업체인 웨스턴디지털은 계열사인 샌디스크와 함께 PC에 저장된 콘텐츠를 쾌적하게 구동할 수 있는 고용량 HDD와 고성능 SSD를 소개했다. 게임 엔진 개발사인 유니티와 에픽게임즈 역시 부스에서 자사의 엔진으로 제작한 게임을 전시했다. 다만 이들은 기업 특성상 B2C 전시관이 아닌 B2B 전시관에 부스를 꾸렸다.
단순히 VR 헤드셋만 사용한 콘텐츠 외에도 여러 장치를 이용한 실감형 게임 역시 전시했다. 개발사인 초이스VR은 사용자가 직접 걷는 것처럼 움직일 수 있는 입력장치 KAT VR을 이용해 더 실감나는 VR 게임을 체험할 수 있게 했고, PIMAX나 9D(Nine D) 등의 기업은 사용자가 직접 탑승해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조작하는 기구를 전시했다.
과거 '표절 게임'이라고 비난 받던 중국 게임 시장이 부지불식간에 국내 게임 시장을 위협한 것처럼 중국 VR 시장 역시 가파르게 성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VR과 관련한 전시를 하지 않은 부스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 국내 시장 역시 콘텐츠 개발부터 VR 기기 제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분발해야 하겠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