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사에 있는 컴퓨터를 외부에서 사용하고 싶은데요

이문규 munch@itdonga.com

업무 시간에 내에 완료하지 못한 문서 작업을 퇴근해서도 계속해야 하는데, 파일을 복사해 오지 않았다면? 어제 새벽까지 꼬박 작업한 문서 파일을 집 컴퓨터에 두고 그냥 출근했다면? 이때는 부랴부랴 다시 집이나 회사에 다녀오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거리가 멀면 이 역시도 여의치 않다. 이럴 때 누군가가 집 또는 회사에서 내게 파일을 좀 보내 줬으면 정말 좋겠지만 집에 사람이 없다. 그렇다고 이대로 손 놓고 있어야 할까? 다른 곳에 있는 컴퓨터에 있는 데이터를 꺼내올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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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누군가에게 얼핏 ‘원격 접속’이라는 말을 들은 적 있지만, 컴퓨터 지식과 정보에 밝지 않으니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대체 모르겠다. USB 메모리로 필요한 파일을 그때그때 복사하지만, 그럴 여유라면 차라리 파일 첨부 메일로 보내는 게 낫지.

그런데 알고 보면 컴퓨터에 원격으로 접속해 필요한 파일을 가져오는 방법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물론 컴퓨터 관련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편하겠지만, 없다고 크게 실망할 건 없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따라 하면 되니까.

파일 공유가 목적이라면 FTP 서비스가 최적!

대부분 원격지 컴퓨터에 접근해야 하는 이유는 주로 파일 때문이다. 문서가 됐든 그림이 됐든 그 파일 하나가 목적이다. 여기서 작업하던 파일을 저기서도 작업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USB 메모리를 사용하지만 FTP 서버를 하나 만들어 두면 여러모로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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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P 서버/클라이언트 연결 구성

FTP는 컴퓨터 통신 프로토콜 중 하나로, File Transfer Protocol(파일 전송을 위한 통신 규약)의 약자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파일 전송이 필요한 환경에 주로 사용되지만, 일반 사용자들도 간편하게 설정하여 업무와 일상에 활용할 수 있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모든 서비스가 그렇듯이, 무언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버’와 이를 사용하는 ‘클라이언트’로 나뉘게 되며, FTP 역시 FTP 서버와 FTP 클라이언트로 구분할 수 있다. 사무실에 있는 자신의 컴퓨터를 FTP 서버로 설정해 두면, 집이든 PC방이든 외근지든 인터넷이 가능한 곳이라면 언제든지 사무실 컴퓨터에 접근해 원하는 파일을 송수신할 수 있다.

FTP 서버로 설정하기 위해서는 그런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인터넷 공개자료실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FTP 서버’ 프로그램도 괜찮지만, FTP 서버/클라이언트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이스트소프트의 ‘알FTP’가 권장할 만하다. 참고로 이스트소프트의 ‘알FTP’는 www.altools.co.kr 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개인 사용자에게는 무료지만, 기업/기관 사용자는 라이선스를 구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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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FTP 서버/클라이언트 프로그램 – 알FTP

알FTP는 간단한 설정으로 자신의 컴퓨터를 FTP 서버로 만들 수 있고, 또 이러한 FTP 서버에 간편하게 접속해 파일 송수신이 가능하도록 한다. 설치하는 방법도 쉽다. 다운로드 페이지에 접속해 알FTP를 저장, 실행하고 설치화면의 지시대로 진행하면 끝. 설치가 완료되면 먼저 FTP 서버 설정을 해야 하는데, 상단 메뉴 중 [기능]에서 ‘서버 실행’ 옵션만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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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FTP에서 ‘FTP 서버’ 서비스 실행

그럼 다음과 같은 서버 설정 창이 나오는데, 여기서는 세 가지 정도만 알아두면 된다.

첫째, FTP 서버로 사용할 자신의 컴퓨터 IP 주소가 정확한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사무실에서 유무선 공유기를 사용한다면, 하단 참고 글을 읽어보거나 전산/IT 담당자에게 문의해야 하겠다.

둘째, 좌측에는 사용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공간이 있는데, 원하는 아이디를 이곳에 입력해 자신만 접속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그 아래 포트 설정은 그대로 놔둔다.

셋째, 허용 인원을 기본 3명에서 1명으로 설정해두는 것이 데이터 보안을 높이는 방법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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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IP, 접근 계정, 접근 디렉토리 설정

오른쪽 화면에서는 공유할 파일이 저장된/저장될 폴더를 지정한다. 흔히 업무용 파일을 ‘내 문서’ 폴더에 저장하니 그 폴더를 ‘홈 디렉토리’로 설정하면 되겠다. 참고로 아래 ‘접근 가능한 디렉토리’에는 여러 폴더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알FTP로 FTP 서버 기능을 활성화하면 아래와 같이 사용 로그 창을 통해 동작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FTP 서버로 계속 사용하려면 이 알FTP 프로그램을 계속 실행해둬야 하고, ‘서버 기능’도 항상 켜둬야 한다. 마찬가지로 컴퓨터 자체도 항상 켜둬야 한다. 물론 1년 365일 24시간 켜놓기가 쉽지 않다면 필요할 때만 켜두면 되겠다.

이제 인터넷이 가능한 어떠한 컴퓨터라도 FTP 서버로 설정한 컴퓨터에 FTP 접근해서 원하는 파일을 가져올 수정/저장할 수 있다. 클라이언트 프로그램 역시 알FTP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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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P 접속 후 사용 기록

프로그램 실행 후 상단 메뉴의 [접속하기] 버튼을 누르고 ‘FTP 주소’ 항목에 사무실 컴퓨터의 IP 주소를 입력하고, 미리 설정했던 사용자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접속하면 된다. 그 후로는 원하는 파일을 송수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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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P 서버에 접근 완료. 좌측에는 자신의 PC, 우측에는 원격 PC 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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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폴더/파일을 더블클릭 또는 마우스 오른쪽 버튼 눌러 다운로드

원격 접속에 IP 주소, 방화벽 설정이 가장 큰 변수
원격 접속에 필요한 정보는 IP 주소다. 집 주소를 알아야 우편물이 정확히 배달되는 것처럼 해당 컴퓨터에 접속하려면 네트워크 IP 주소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인터넷에 연결되는 모든 컴퓨터에는 IP 주소라는 고유의 숫자가 부여되는데, 이 IP 주소에는 인터넷 어디서도 찾을 수 있는 ‘공인 IP’ 주소와 내가 속한 조직에서만 찾을 수 있는 ‘사설 IP’ 주소로 나뉜다. 당연히 외부에서, 즉 외부에서, 즉 집 → 회사, 또는 회사 → 집 컴퓨터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공인 IP’ 주소를 할당받는 네트워크 환경이어야 한다. 흔히 유무선 공유기를 사용하면 컴퓨터마다 사설 IP를 할당하기에 외부 접속이 불가하다. 이런 경우에는 사설 IP를 공인 IP로 변환해주는 특정 서비스가 더 필요하다.

이외에도 네트워크 방화벽 설정이 관건일 수 있는데, 컴퓨터가 서로 통신하는 통로를 ‘포트(port)’라 하는데, 시스템 전체 약 65,000개의 포트 중 FTP 서비스는 21번, 22번을 사용한다. 방화벽은 이러한 포트 중에서 사용하지 않는 포트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기에, FTP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21번, 22번 포트를 열어 둬야 한다. 자세한 사항은 네트워크 관리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FTP 서비스는 알FTP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전문적이고 세부적인 기능과 옵션을 활용할 수 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관련 정보와 지식이 더 필요하겠지만, 단순한 파일 공유 수준이라면 알FTP 정도만 활용해도 충분하다.

집에서 사무실 컴퓨터를 내 마음대로 – 컴퓨터 원격제어

파일 공유의 수준을 넘어 컴퓨터 전체, 즉 윈도우를 완전히 제어,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도 있다. 예를 들어, 사무실 컴퓨터에만 설치된 특정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를 반드시 사용해야 할 경우라면 유용하겠다.

컴퓨터 원격제어에도 다양한 방법과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가깝게는 윈도우의 ‘터미널 서비스’가 그러한데, 윈도우 서버 운영체계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그 외에 특정 프로그램을 통해 윈도우 에디션과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료, 무료 원격접속 서비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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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운영체계에 내장돼 있는 원격 데스크탑 연결 프로그램

이들 중 LG U+의 ‘U+원격제어(구 - 네트로(Neturo)’를 권할 만하다. 무료인데다가 각 네트워크에 호환성도 좋아 현재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대표적인 원격제어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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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무료 원격 연결 프로그램

원격제어라 해서 설치나 설정이 복잡하지는 않다. 제어 서버, 즉 제어 대상이 될 컴퓨터에 U+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으로 접속하면 된다. 모든 서버/클라이언트 방식의 서비스가 이와 같다.

먼저 대상 컴퓨터에 U+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설치한다. 네트로 홈페이지(http://neturo.uplus.co.kr/)에 접속하여 페이지 좌측의 ‘프로그램 다운로드’를 클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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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 원격제어는 무료이긴 하지만 회원가입을 해야 하니 절차에 따라 가입하고, 로그인한다. ‘유플러스 원격제어 설치’에서 ‘go’ 버튼을 클릭하여 프로그램을 다운로드받아 설치를 진행한다(용량은 얼마 안 된다).

설치가 완료되면 외부 접근을 기다리는 대기 상태로 전환된다. 물론 컴퓨터 재부팅을 대비해 U+ 원격제어 서비스가 자동 실행되도록 설정해야 하겠다. U+ 원격제어는 홈페이지 로그인 계정을 통해 사용자 인증을 하는데, 불안한 감이 있다면 [옵션 설정] 페이지의 ‘인증키’를 사용하면 별도의 인증키를 지정해 사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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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른 컴퓨터에서 원격 접근하면 된다. 마찬가지로 U+ 원격제어 홈페이지에 접속해 동일한 사용자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이제 메인 페이지 좌측으로 ‘열려 있는 서버목록’에 앞서 설정한 원격 서버 이름이 표시됨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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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있는 ‘접속’ 버튼을 누르면, 이번에는 U+ 원격제어 클라이언트(뷰어)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단계가 진행된다. 간단한 설치 단계가 완료되면, 원격지 컴퓨터에 접속한다는 메시지창이 출력되면서 실제 원격 컴퓨터의 바탕화면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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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안에 작은 컴퓨터가 띄워진 것이다. 이제부터는 해당 컴퓨터에 앉아 있는 것과 똑같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파일은 ‘도구’ 메뉴의 ‘파일전송’을 실행해 전송할 수 있다. 원격 컴퓨터에서 무언가를 실행해 그 결과만 가져와야 한다면 이를 사용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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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 네트로 서비스는 여러 가지 옵션을 제공하여 원격 제어 서비스 활용에 편의를 돕고 있으며, 무엇보다 무료이며 네트워크 환경 또는 방화벽 설정에 크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네트로와 같은 원격 제어 서비스는 이외에도 여러 업체 상품이 있으며, 접속하는 컴퓨터 대수에 따라 추가 비용을 부가하는 부분 유료 서비스도 있다(초고속 인터넷 업체의 기본 서비스 상품인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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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처럼 네트워크 기술이 잘 발달한 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 즉 전국 어디서나 고속 인터넷 환경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원격 컴퓨터 제어 기술이 더욱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서비스는 몇몇 컴퓨터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전문 기술로 여겼지만, 이제는 간편하게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일반 사용자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만큼 대중화되고 있다.

물론 퇴근해서까지 회사 컴퓨터에 원격 접근해서 업무를 계속하라는 것은 아니고, 살다 보면 생각지 못하게 긴급한 상황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으니 그에 대비하자는 의미일 뿐이다.

외부에서 내 컴퓨터를 켤 수 있을까
위의 FTP나 원격제어를 사용하려면 적어도 서버/대상 컴퓨터가 온라인 상태여야 한다. 즉 전원이 꺼져 있으면 아예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럼 꺼져 있는 컴퓨터도 원격에서 켤 수 있을까?

켤 수 있다. 여기에도 역시 다양한 방법이 있다. 물론 물리적으로 완전히 전원이 차단된, 즉 전원 플러그가 완전히 뽑힌 상태라면 누군가의 힘이 필요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몇 가지 사전 설정을 거쳐 원격으로 컴퓨터 전원을 켤 수 있다.

오래전부터 메인보드의 기본 기능으로 제공되던 ‘Wake on LAN(WOL)’이나 ‘Wake On Ring(WOR)’ 기능으로 가능하다. 의미 그대로 WOL은 네트워크를 통해, WOR은 전화접속을 통해 컴퓨터를 깨우는(wake) 것이다. 여기서 ‘깨운다(wake)’는 단어에서 보듯, 컴퓨터를 아예 끄는 게 아니라 흔들어 깨울 수 있도록 초저전력 대기 모드로 놔둔다는 의미다. 윈도우 등에서 컴퓨터를 끄면 실제로 전원을 차단하는 게 아니라 깨우는 신호를 수신할 수 있는 아주 미세한 전류를 남겨둔다.

컴퓨터를 WOL/WOR 모드로 사용하려면 메인보드 바이오스 설정(CMOS)에서 활성화하면 되며, 그 후 대기 모드로 종료된 컴퓨터를 깨우기 위해서는, 다른 컴퓨터에서 특정 프로그램(패킷 전송 프로그램)을 통해 신호 패킷을 해당 컴퓨터에 전송하면 된다. 이때 해당 컴퓨터의 MAC 주소가 사용된다(MAC 주소는 랜카드에 부여된 일종의 고유 코드다).

글 / 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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