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만텍, 기업 노린 '송금 유도 사기' 기승에 주의 당부
[IT동아 이상우 기자] 시만텍이 전세계 기업을 겨냥한 송금 유도 이메일 사기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기업이 유사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송금 유도 이메일 사기 공격은 최근 FBI에서 경고 의견을 낼 만큼 전세계적으로 확산 중이다. BEC(Business Email Compromise)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CEO를 사칭해 재무담당자에게 거액의 송금 요청 이메일을 발송하는 금융 사기다. 이미 국내에서도 유사한 피해 사례가 보도된 바 있다.
이 사기 수법은 전문 지식과 기술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 차원이 낮은 공격이지만 공격에 성공하면 얻을 수 있는 금전적 이득은 크다. 최근 오스트리아의 한 항공우주 분야 제조사는 이 사기 수법에 당해 약 5,000만 달러(약 574억 원)의 피해를 입었고, 사건이 있은 후 사장과 재무담당자를 해고했다.
시만텍은 이러한 사기 공격이 늘어남에 따라 이메일 보안 솔루션의 데이터를 분석해, 송금 유도 이메일 사기 현황에 대한 글로벌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 가장 많은 공격을 받은 대상은 중소기업
송금 유도 이메일 사기범은 무차별적으로 기업을 공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인된 피해 기업의 약 40%는 중소기업이었으며, 다음으로
금융권(14%)이 가장 많은 공격을 받았다.
2. 전세계에서 매일 400개 이상의 기업이 송금 유도 이메일 받아
이메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매일 400개가 넘는 기업이 송금을 유도하는 사기성 이메일을 받고 있으며, 한 기업 당 적어도 두 명의 직원이
이메일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이메일을 받은 직원은 회계 담당 간부 직원일 경우가 많았다.
3. 지난 3년간 송금 유도 이메일 사기 공격으로 30억 달러 이상 피해
미국 FBI가 발표한 자료는 이 사기 유형이 얼마나 돈벌이가 되는 공격 수법인지 보여준다. 지난 3년간 이 사기로 인한 피해액이 최소 30억
달러(약 3조 4400억 원)에 달했고, 전세계적으로 2만 2,000개가 넘는 기업이 피해를 입었다.
4. 송금 유도 이메일 사기 수법의 시초는 악명 높은 '나이지리아 419' 스캠
나이지리아 419 스캠은 최초의 이메일 금융 사기 수법 중 하나다. 사기범들은 가짜 나이지리아 왕자를 돕기 위해 작은 기부를 하면 대가로
엄청난 재물을 약속하는 이메일을 개인에게 전송했다. 이런 수법이 이제 기업으로 확대된 셈이다. 시만텍은 사기범이 사용한 여러 이메일 주소를
조사했고, 그 결과 46%가 나이지리아 IP 주소인 것을 확인했다. 그 뒤를 미국(27%), 영국(15%), 남아프리카공화국(9%),
말레이시아(2%), 러시아(1%) 등이 이었다.
5. 배후에 눈에 띄는 특정 그룹이 존재
시만텍이 송금 유도 이메일을 분석한 결과, 전체 이메일 가운데 12%의 메일이 한 공격 그룹에 의해 발송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두 달
동안 이 그룹은 적어도 68개의 정상적인 이메일 계정에 접근했고, 2,700여 개의 기업을 표적으로 삼았으며, 147개 이메일 계정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메일을 보냈다. 이 그룹이 발송한 이메일 대부분은 발송지가 나이지리아였지만 일부 이메일은 영국과 미국에서 발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6. 사기 이메일은 일반적인 주중 근무 시간에 발송
대다수의 송금 유도 이메일은 주중에 발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거래 대부분이 주중에만 이뤄지기 때문에 업무 시간에 가장 활발히 공격한다.
보통 오전 7시에 이메일을 보내기 시작해 오전 11시~오후 2시에 잠잠해지고, 이후 오후 6시까지 발송을 완료한다.
7. 사기 이메일 제목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표현은 Request(요청)
사기범은 이메일 제목을 대부분 한 단어로 단순하게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제목에는 항상 request(요청), payment(지불),
urgent(긴급), transfer(송금), enquiry(문의) 등과 같은 단어가 1개 이상 포함돼 있다. 이처럼 단순하면서 악의 없는
제목으로 의심을 피하고 보안 솔루션이 탐지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시만텍은 송금 유도 이메일 사기 공격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안전 수칙을 권고했다. 평소와 다른 행동을 요청하거나 정상적인 절차를 따르지 않은 이메일을 항상 의심해야 하며, 의심스러운 이메일에 답변하지 않는다. 기업 주소록에서 보낸 사람의 주소를 확인해 이메일 메시지에 대해 직접 문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금 송금 시에는 이중 인증을 사용하고, 만약 송금 유도 이메일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되면 가급적 빨리 금융 기관과 사법 기관에 알려야 한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