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번역과 함께 세계 여행을 떠나요"

강일용 zero@itdonga.com

[IT동아 강일용 기자] 전 세계 언어 장벽을 없애려는 구글의 야심이 점점 더 완성에 가까워지고 있다. 구글은 최근 자사의 번역 서비스 '구글 번역(google translate)' 앱에 2가지 신 기능을 추가하고, 증강현실 번역 서비스 '워드렌즈'의 지원 언어를 늘려나가는 등 구글 번역 서비스 강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전세계 어디서나 언어장벽 없이 여행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드는 것이 구글의 목표다.

구글 번역 앱에는 최근 '탭하여 번역(탭 투 트랜슬레이트)'과 '오프라인 번역'이라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탭 하여 번역은 외국인과 카카오톡, 라인 등 인스턴트 메신저로 대화를 나눌 때 그들이 한 외국어를 앱이나 서비스에 상관없이 자동으로 번역해주는 기능이다. 사용법도 아주 쉽다. 먼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구글 번역 앱을 설치한 후 앱의 설정에 들어가 탭하여 번역을 활성화한다. 그다음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으로 받은 외국어 메시지를 모두 선택해서 '복사'를 누르면 화면 오른쪽 상단에 구글 번역 창이 뜬다. 여기에서 해당 외국어 메시지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읽을 수 있다. 카카오톡, 라인 뿐만 아니라 다른 인스턴트 메신저, 웹 브라우저 등 외국어 텍스트를 복사할 수 있는 모든 앱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전용이며, 아이폰에선 아직 이용할 수 없다.

오프라인 번역은 인터넷 사정이 안좋은 곳에서도 구글 번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에 관련 랭귀지 팩을 미리 저장해두는 기술이다. 구글 앱을 선택하고 설정에 들어가 오프라인 번역 기능에 들어가면 스마트폰에 미리 내려받아둘 랭귀지 팩을 선택할 수 있다. 한국어에서 영어 또는 영어에서 한국어로 번역하고 싶다면 두 언어 랭귀지 팩을 미리 내려받으면 된다.

한국어, 영어 외에도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전 세계 50여개국의 언어 관련 데이터를 미리 내려받아 둘 수 있다. 여행가기 앞서 한국에서 해당 국가 언어의 랭귀지 팩을 미리 다운받으면 된다. 랭귀지 팩은 과거에는 하나당 300MB에 이를 정도로 용량이 컸으나, 최근에는 머신러닝과 중복 데이터 제거 기술의 발달 덕분에 랭귀지 팩의 용량을 30MB 수준으로 압축할 수 있게 되었다. 스마트폰 저장공간도 적게 차지하게 된 것이다.

구글 워드렌즈
구글 워드렌즈
<구글 실시간 번역 기술 '워드렌즈', 스마트폰 카메라를 언어에 가져다 대면 바로 번역해준다>

구글은 '워드렌즈' 기능 확대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워드렌즈란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특정 언어를 비추면 사진을 찍지 않아도 해당 언어를 자동으로 번역해 화면에 띄워주는 기능이다. 실시간 스캐닝 번역으로 볼 수 있다. 구글은 2년 전 스타트업 퀘스트 비주얼을 인수해 해당 기술을 확보한 후 이를 구글 번역 앱에 적용했다. 워드렌즈는 구글 번역 앱을 실행한 후 화면 상단에서 번역할 언어(예: 영어 > 프랑스어)를 선택하고 화면 왼쪽 중간의 카메라 아이콘을 누르면 이용할 수 있다. 카메라 아이콘을 누르고 특정 언어 위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가져다 대면 된다. 약 1/20초만에 번역이 완료된다. 현재 워드렌즈는 영어, 중국어를 포함해 29개의 언어를 지원한다.

아쉽게도 한국 사용자는 워드렌즈를 이용할 수 없다. 아직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한국어는 사진으로 촬영 후 번역하는 것이 가능하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해당 사진을 구글 번역 앱으로 불러오면 사진 속 외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해준다.

옥타비오 굿(Otavio Good) 구글 번역 엔지니어 겸 워드렌즈 개발자는 "독일에 갔다가 표지판을 읽을 수 없어서 불편함을 느꼈다.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외국어를 쉽게 번역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래서 카메라로 외국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해주는 앱 '워드렌즈'를 개발했다"며, "마침 구글이 워드렌즈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내가 창립한 스타트업 퀘스트 비주얼을 인수했고, 나 역시 구글의 번역 엔지니어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워드렌즈 개발 배경을 밝혔다.

이어 "한국어 번역 품질이 영어, 일본어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구글도 인지하고 있다. 한국어 번역 품질이 낮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많은 한국 사용자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구글 번역 커뮤니티에 접속해 한국어 번역의 정확도를 지속적으로 평가해주면, 구글 번역에 적용된 머신러닝 신경망이 이러한 평가를 반영해 한국어 번역의 품질을 한층 향상시킬 것"이라고 한국 사용자들의 참여를 요청했다.

옥타비오 굿 구글 번역
엔지니어
옥타비오 굿 구글 번역 엔지니어
<옥타비오 굿 구글 번역 엔지니어>

현재 구글 번역의 90%가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다. 구글 번역이 지원하는 언어는 103개(전 세계 언어의 99%, 한국어 포함)에 이른다. 워드렌즈를 지원하는 언어는 29개, 사진 번역을 지원하는 언어는 37개(한국어 포함)다. 구글 번역은 이제 웹보다 앱에서 더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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