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지포스 GTX 980보다 빠르다?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60
[IT동아 강형석 기자] 지포스 GTX 1080/1070을 선보인 엔비디아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이번에는 중급 게이밍 그래픽카드, 지포스 GTX 1060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상급 그래픽카드와 동일한 파스칼(Pascal) 설계를 채택한 이 그래픽카드는 이전 세대 상급 그래픽카드와 견줄 수 있는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품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포스 GTX 1060은 사실상 경쟁사인 AMD의 라데온 RX 480을 겨냥했다. 가격은 249달러(원화 환산 약 28만 8,000원 상당)에 책정해 239달러인 RX 480 8GB 그래픽카드보다 10달러 높다. 비슷한 가격에 책정된 만큼, 향후 주류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출시는 오는 7월 19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전 세계 발매로 이 시기에 우리나라에서도 구매 가능할 전망이다.
최신 기술은 그대로, 가격은 저렴하게
새 중급 지포스 그래픽카드의 특징은 상위 제품의 기술을 거의 대부분 물려 받았다는 점이다. 16나노미터 핀펫(FinFET) 공정이 적용되어 있으며, 그 덕에 120와트의 전력 소모로도 지포스 GTX 980을 상회하는 성능을 구현했다고 한다. 참고로 지포스 GTX 980의 전력 소모는 약 165W 수준이다.
지포스 GTX 1080에 적용된 기술도 그대로다. 동적 다중투사(Simultaneous Multi-Projection) 기술을 통해 다양한 디스플레이에서도 실제 표시되는 화면과 유사하게 볼 수 있다. 새로운 델타-컬러 압축 기술이나 비동기 컴퓨팅 등 기술이 고스란히 탑재되었다는 이야기다. 지포스 GTX 1080이나 1070의 가격이 부담스러웠던 게이머라면 합리적인 가격에 모든 신기술 경험이 가능하다.
가상현실(VR) 경험에도 충실하다. 엔비디아는 지포스 GTX 970 수준의 그래픽카드라면 원활한 가상현실 체험이 가능하다 언급한 바 있다. 그리고 GTX 1060은 GTX 980 수준의 성능을 내니 단순히 계산하면 가상현실 구현에 큰 문제가 없다.
엔비디아 VR웍스(Works)는 GTX 1060에서도 유효하다. 동적 다중투사 기술을 통해 불필요한 그래픽 가속을 하지 않게 됐다. 필요한 화면만 보여주니 효율이 증가했고, 가상현실 구현 측면에서는 두 번 그려야 했던 화면을 한 번만 그려도 되도록 개선되면서 원활한 화면을 그려낸다. 이 외에 시야나 위치에 따라 소리를 구현하는 레이 트레이스 오디오, 촉감 관련 물리연산(PhysX Collision Solver), 시각적 물리연산 등도 그대로 대응한다.
7월 중에는 가상현실 체험을 높여줄 VR 펀하우스(Fun House)를 스팀에 선보일 예정이다. 무료이며, 오큘러스나 스팀VR 등으로 자유롭게 즐기면 된다. 게임 내 스크린샷을 멋지게 기록하게 도와줄 안셀(ANSEL)도 7월 중 위처3와 미러스엣지 카탈리스트를 시작으로 본격 운영된다.
이 쯤에서 궁금할 것이 지포스 GTX 1060의 사양일 것이다. 엔비디아의 자료에 따르면, 지포스 GTX 1060은 1,280개의 쿠다 코어를 품었다. 지포스 GTX 1080의 절반이다. 작동 속도는 최대 1.7GHz, 비디오 메모리는 6GB가 제공된다. 속도는 8Gbps로 2,000MHz에 해당한다. 메모리 구조상 인터페이스는 192비트다. 보조전원은 6핀 하나만 요구한다.
상위 제품처럼 이 그래픽카드도 엔비디아가 특별히 제작한 파운더스 에디션(Founders Edition)이 판매된다. 가격은 299달러에 책정됐다.
지포스 GTX 1060 파운더스 에디션 톺아보기
엔비디아를 통해 전달 받은 지포스 GTX 1060 파운더스 에디션의 속을 살펴봤다. 일단 구조는 상단과 하단 덮개로 나뉘어 있으며, 그 사이에 방열판이 배치되는 형태다. 끝에는 냉각팬이 있는데, 공기를 흡입해 밖으로 배출하는 블로어 방식이다. 하단 덮개는 방열 효과를 가지도록 금속 소재로 이뤄져 있다. 전체를 덮기 때문에 효과는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원부는 3+1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전력소모가 120와트이기 때문에 과도한 전원부 배치를 고려하지 않은 듯 하다. 향후 그래픽카드 제조사가 자체 개발한 고성능 제품은 이와 다를 수 있음을 참고하자.
기판 자체는 짧다. 그래서인지 쿨러가 더 부각되는 모습이다. 반면, 냉각 설계에 대해서는 큰 불만이 없도록 만들어졌다. 방열판도 그래픽 프로세서가 맞닿는 면은 구리로 만들어 열전도에 신경 쓴 흔적이 있다. 덮개 자체도 거대한 방열판 역할을 해준다.
메모리는 GDDR5인데, 기판 내 자리는 8개지만 실제 배치는 6개다. 32비트 1GB 모듈이 총 6개로 192비트 구조다. 해당 제품에는 삼성 메모리 모듈이 탑재되어 있었지만, 실제 제품에 따라 모듈은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GTX 1060은 같은 그래픽카드를 연결해 성능을 높이는 확장 연결 인터페이스(SLI)를 지원하지 않는다. 기판 상단에 있어야 할 전용 단자가 이 제품에는 없다. 때문에 여러 제품을 연결해 성능을 높이는 행위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이는 상급 제품의 성능을 침해하지 않으려는 엔비디아의 의도가 있다고 보여진다. 지포스 GTX 1080 파운더스 에디션의 가격은 699달러다. GTX 1060은 299딜러, 두 개를 붙이면 자리는 차지해도 GTX 1080보다 저렴하게 고성능 구현이 가능하다. 물론 256비트 8GB GDDR5X 메모리와 192비트 6GB GDDR5 메모리의 구조적 한계는 있을지 몰라도 시도할 가치는 있기 때문이다.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아쉽게도 엔비디아를 통해 드라이버를 제공받지 못한 상태다. 드라이버를 입수하는 대로 실질적인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따로 조명하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
지포스 GTX 960 가격에 GTX 980 성능을...
엔비디아가 지포스 GTX 1060에 기대하는 부분이 저것이다.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 가격이 높은 고성능 제품군보다 많은 소비자가 몰리는 주력 제품군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그 점에 있어서 249~299달러의 가격 책정은 전략적인 부분이 적잖아 있다.
파운더스 에디션을 구매할 소비자가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지만, 기본형 가격만 보더라도 라데온 RX 480과의 경쟁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10달러 저렴하면서 8GB 메모리를 갖춘 라데온 RX 480인지, 아주 조금 비싸지만 이전 세대 상급 그래픽카드의 기운을 이어 받은 지포스 GTX 1060인지 선택은 이제 소비자의 몫으로만 남아 있다.
변수는 국내 출시 가격이다. 현재 라데온 RX 480은 30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다. 지포스 GTX 1060이 비슷한 가격대에 나올지,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40만 원에 초기 가격대가 형성될지 여부에 따라 향후 두 라이벌의 운명이 결정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