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미디어 콘텐츠를 위한 고성능 나스, 시놀로지 DS416Play
[IT동아 이상우 기자] 클라우드 저장소 서비스는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클라우드 저장소에 파일을 저장해두면 언제 어디서나 파일을 열어볼 수 있으며, 외장하드나 USB메모리와 달리 항상 휴대하지않아도 된다. 특히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는 내장 용량이 PC와 비교해 적다. 일반적으로 32GB 정도의 제품을 사용하며, 어떤 제품은 용량 확장을 위한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이 없는 경우도 있다. 최근 영화 파일 하나의 용량은 1~2GB는 기본이며, 음질 좋은 음악 파일 역시 파일 하나당 50MB에 이르기도 한다. 게다가 카메라 성능 향상으로 사진 용량까지 커졌으니 수시로 안쓰는 앱이나 각종 파일을 지우기도 한다.
이런 상황인 만큼 클라우드 저장소 서비스는 유용성이 크다. 그런데 클라우드 서비스를 마냥 믿을 수만은 없다. 무료 클라우드 저장소는 용량이 제한적이며 만약 서비스 제공자가 사업을 종료한다면 어쩔 수 없이 파일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 특히 파일 자체가 내 손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안한 경우도 있다.
이런 사용자에게 네트워크 연결형 저장소(Network Attached Storage, 이하 나스)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수십 TB에 이르는 저장소를 입맛에 따라 구성할 수 있으며 초기 도입 비용은 상당히 비싸지만 유지 비용은 오히려 저렴하다. 예를 들어 구글 드라이브를 월 20TB 용량으로 사용하려면 매월 199.99달러를 지불해야 하지만, 나스는 특별한 유지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1년 정도만 사용해도 충분히 이득이다. 게다가 성능 좋은 나스는 별도의 운영 체제에 전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클라우드 저장소 서비스로는 할 수 없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다.
대만의 스토리지 솔루션 업체 시놀로지의 나스 제품군은 DSM이라는 고유의 운영체제로 유명하다. 시놀로지 나스는 각 제품마다 스펙 차이가 있어 용도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DSM과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동일한 주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시놀로지가 최근 출시한 DS416play는 필자가 얼마 전 리뷰한 DS916+와 외형이 거의 동일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가정 혹은 디지털 콘텐츠 제작 전문가에게 어울리는 제품이다.
프로세서는 인텔 셀러론 N3060을 탑재했으며, 메모리는 1GB다. 보통 나스에서 사용하는 프로세서는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하는 프로세서가 대부분이며, 셀러론 정도면 상당히 고성능으로 분류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저장용으로 사용하는 나스와 달리 4K 동영상을 트렌스코딩 하는 것도 가능하다.
DS416Play는 4개의 3.5인치 베이를 갖췄다. 각 베이에 넣을 수 있는 HDD 최대 단일 HDD 용량은 8TB로, 나스 하나로 최대 32TB까지구성할 수 있다. 베이에 2.5인치 저장장치를 장착할 수 있지만, 단위 용량당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3.5인치 HDD가 더 어울린다.
트레이는 DS916+와 동일하게 상단에 있는 걸쇠를 누르고 손잡이를 당겨서 빼는 방식이다. 트레이 양 옆에 있는 잠금장치를 이용해 HDD를 고정하고 다시 밀어 넣으면 설치가 끝난다. 설치는 쉽고 간편하지만, DS916+와 마찬가지로 트레이를 잠그는 물리적인 보호 장치가 없는 점이 아쉽다.
베이 숫자가 4개인 만큼, 2베이 나스와 비교해 더 다양한 레이드 구성도 가능하다. 2베이 나스의 경우 레이드0이나 레이드1을 주로 구성한다. 레이드0는 하나의 파일을 두 개로 쪼개 두 개의 저장장치에 나눠서 전송하는 방식으로, 이론상 전송 속도를 두 배로 높일 수 있다. 레이드1은 하나의 파일을 두 개로 복사해 두 개의 저장장치에 모두 저장하는 방식으로, 둘 중 하나에 문제가 생겨도 파일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다만 레이드1의 경우 전체 저장장치 용량은 절반으로 줄어든다(4TB HDD 2개 사용 시 전체 용량은 4TB).
3베이 이상인 나스는 레이드 5도 구성할 수 있다. 세 개의 저장장치로 레이드5를 구성했다면 이 중 두 개를 레이드0 처럼 사용해 데이터를 분산/저장하고 나머지 하나에 파일을 복구할 수 있는 정보(패리티, parity)를 저장한다. 다만 레이드5를 구성한 저장장치 중 하나를 복구용 파일 저장소로 사용하기 때문에 용량은 전체 HDD 수에서 한 개를 빤 용량만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4TB HDD 3개로 레이드5를 구성했다면 전체 용량은 12TB가 아닌 8TB가 된다.
<저장장치 세 개로 레이드5 구성 시 두 개는 실제 데이터 저장, 하나는 복구 데이터 저장에 쓰인다>
4베이 나스에서는 레이드10을 구성할 수도 있다. 레이드10은 4개의 저장장치 중 두 개를 레이드0로 묶고, 레이드0로 묶인 두 그룹을 다시 레이드1으로 묶어 속도와 안정성을 모두 확보하는 방식이며, 전체 용량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어떤 구성을 사용하든 구매자의 자유다. 나스에 중요한 파일을 보관한다면 안정성이 높은 레이드1이나 레이드5를 선택하면 되고, 용량을 더 확보하고 싶다면 레이드 구성을 하지 않거나 레이드0를 통해 단일 볼륨으로 구성해서 하나의 저장장치처럼 사용하면 되겠다.
이밖에 외부에는 USB 3.0 단자 3개를 갖춰, 나스에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를 직접 연결해 데이터를 전송할 수도 있다. 시놀로지가 밝힌 전송 속도는 레이드5 구성 시 초당 읽기 속도는 225MB며 초당 쓰기 속도는 186MB다. 물론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이 속도를 경험하기 어렵다. 나스 자체의 읽기/쓰기 속도가 빠르더라도 네트워크 환경이나 연결한 인터페이스의 대역폭 때문에 최대속도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속도를 원한다면 1Gbps 속도의 인터넷과 읽기/쓰기 속도가 빠른 HDD를 사용하는 것이좋다.
주요 앱은 시놀로지의 기존 나스와 크게 다르지않다. 자신이 원하는 앱을 설치하면 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고급 제품인 DS916+와 비교해 성능은 떨어지지만, 나스를 메일 서버로 사용하는 메일플러스 서버 앱은 물론, 이메일 클라이언트 앱인 메일플러스도 이용할 수 있다. 당연히 스프레드시트 같은 협업 도구나 스냅샷 같은 복원 도구도 이용할 수 있다.
다른 미디어 콘텐츠 저장용 나스와 비교하면 성능이나 베이 수 등에서도 이점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실시간 트렌스코딩 지원이다. 즉 나스에 저장된 동영상이나 음악 등을 자체적으로 인코딩 해서 사용자 기기에 재생할 수 있다. MKV 등의 파일을 기본 재생할 수 없는 iOS(아이폰, 아이패드)나 관련 코덱이 설치되지 않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도 별도 인코딩 없이 해당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 고성능 프로세서를 탑재한 만큼 일반적인 동영상뿐만 아니라 4K 해상도(4,096 x 2,160) 역시 실시간으로 트랜스코딩해서 사용자에게 보여줄 수 있다.
동영상 재생 앱인 시놀로지 비디오 스테이션은 지원 범위를 더 넓혔다. 기존에는 안드로이드나 iOS 스마트폰/태블릿PC, 데스크톱, 노트북 등에서 동영상을 봤다면, 이제는 TV에서도 직접 볼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스마트TV나 애플TV의 경우 직접 관련 애플리케이션(DS Video 등)을 설치하면 TV에서 직접 나스에 저장한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 이밖에 크롬캐스트와의 호환성도 확보해 크롬캐스트를 연결한 TV에서 직접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스트리밍 하는 것도 가능하다.
제품 가격은 2016년 7월 초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62만 5,000원(HDD 미포함)이다. 용도가 비슷한 타사 제품과 비교하면 비싸게 보이지만, 비싼 값을 한다. 1~2베이를 갖춘 제품보다 베이 수가 많아 다양한 레이드 구성 및 대용량 확보가 가능하며, 프로세서 성능을 바탕으로 실시간 트렌스코딩 등의 기능도 지원한다. 대용량 미디어 콘텐츠를 보관하고, 이를 언제 어디서나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알맞은 제품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