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없이 홀로 작동하는 '태양광 LTE 기지국' 나왔다
[IT동아 김태우 기자] 당장 미국만 가봐도 이동통신이 잘 안 터지는 곳이 많다. 도심에서도 건물만 들어가면 수신이 안 된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인구 기준 99.9%에 달할 만큼 커버리지가 잘 되어 있고, 빵빵하게 터진다.
하지만 전체 국토를 기준으로 하면 커버리지는 80% 수준이다. 산속 깊은 곳의 등산로나 인적 드문 외딴 섬 등 휴대전화를 쓸 수 없는 오지가 20%나 된다. 등산 중 발생할 수 있는 응급사고, 집중호우로 인해 고립되는 재난사고 발생하더라도 조난 신호를 보내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이런 곳에서도 이동통신이 터지게 하려면 기지국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기지국을 깊은 산 속에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전원을 공급하고, 전파를 송출하기 위한 케이블을 산속까지 끌어와야 하 다 보니 비용도 만만치 않을 뿐더러 심각한 자연 훼손을 가져올 수도 있다.
LG유플러스가 이번에 내놓은 '태양광 LTE 기지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한 기지국이다. 해당 기지국은 6월 26일부터 대관령(강원 평창), 오서산(충남 보령), 계룡산(충남 계룡) 등 전국 산간/도서 오지에 설치하고 운용하기 시작했다.
태양광 LTE 기지국의 특징은 일단 어떠한 케이블도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전기 선로, 통신 선로를 구축할 필요 없어 설치시간이 1~2주밖에 걸리지 않으며, 설치한 이후에도 야생동물이나 자연재해 등에 의해 전기나 통신 케이블이 훼손되는 경우가 없어 유지/보수가 한결 수월하다.
전기는 태양광 발전을 통해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를 100% 자체 생산한다. 운영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말. 과거에도 태양광 기지국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시범 운영되다 사라졌다. 이유는 태양광 패널의 낮은 효율과 짧은 배터리 수명으로 인한 기술적인 한계 때문이었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 LG유플러스는 기지국에 저전력 설계 기술을 적용하고, 국내 최고효율인 19.2%를 기록한 LG전자의 태양광 패널 기술과 LG화학 배터리 기술 등을 집약했다. 이를 통해 태양광 발전이 전력을 만들어 내면, 기지국으로 공급됨과 동시에 잉여 전력은 배터리로 충전된다.
지난 6월 24일 직접 대관령 하늘 목장 현장을 찾아 태양광 LTE 기지국을 살펴봤다.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대이기 때문인지 기지국 주변으로 SKT와 KT는 수신이 이루어지지 않는 곳이 있었지만, LG유플러스는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기지국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일 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음에도 기지국은 제대로 작동했다.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없었을 텐데 말이다. 이는 앞에서 언급한 배터리 때문이다.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없는 날씨에는 자체 보유한 배터리를 사용해 작동된다. 최대 48시간 동안 쓸 수 있다.
통신 선로도 없는데, 어떻게 전파를 쏘는 걸까? 이는 LG유플러스와 국내 벤처기업이 함께 만든 ‘무선 백홀 브릿지(Wireless Backhaul Bridge) 중계기'를 활용한다. 유선의 LTE코어망과 수십킬로미터 떨어진 기지국을 광케이블 대신 무선으로 연결하는 장비다. 마이크로웨이브 장비를 주로 사용해 왔는데, 이를 대체할 수 있다.
유지/보수는 원격으로 이루어진다. 현장까지 직접 가지 않더라도 원격 관제, 제어를 통해 기지국 운영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장애 발생 시 비상조치를 할 수 있다.
현재 대관령을 비롯해 오서산, 계룡산 등 4개소에 태양광 LTE 기지국을 구축해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올해 내에 산간도서 지역 20여 곳에 추가로 개통하는 등 향후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태양광 LTE 기지국에 대해 일반 기지국보다 전기 선로 및 이에 따른 인허가 비용, 전신주 설치비 등을 절감할 수 있어 기존 기지국 대비 절반의 비용으로 구축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전기료 및 유선 케이블 유지 보수 비용 등이 전혀 들지 않아 기지국 운용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환경 파괴 위험도 최소화할 수 있다. 기지국 공사 시 케이블 관로 설치 등으로 야기되는 환경 파괴 우려가 적고, 전선이나 전봇대 설치 등으로 인한 자연경관 훼손도 없다. 이런 장점이 있음에도 현재 국립 공원 내에 기지국을 설치하려면 6~7번의 인허가를 거쳐야 하다보니 설치의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한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