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가이드] 맞춤형 프로젝터 시대, 뭘 살까?
[IT동아 김영우 기자] 프로젝터는 영상 기기의 이른바 '끝판왕' 중 하나다. TV나 모니터는 아무리 크다 해도 수십 인치 남짓의 화면에 그치는 반면, 프로젝터는 100인치 이상의 대화면도 손쉽게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빔 프로젝터를 소유하고, 또 이용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일단 전통적인 형태의 프로젝터는 최소 수백만원에 이르는데다 덩치도 크고, 냉각이나 램프 수명 등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관리도 힘들다. 이런 이유로 프로젝터는 대개 사무실이나 강당 같은 곳에서 쓰는 업무용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 및 트랜드의 변화로 인해 프로젝터의 형태가 다양해짐에 따라 프로젝터는 한층 대중적인 물건이 되었다. 불과 수십만원에 살 수 있는 휴대용 프로젝터가 등장했고, 심지어는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에 프로젝터 기능이 내장되는 경우도 있다. 과연 어떤 프로젝터를 사는 것이 좋을지, 상황에 따라 고르는 기준을 살펴보자.
휴대성 특화 프로젝터 – 광량보다는 제품 무게, 배터리 용량 등 고려해야
초소형 프로젝터 제품군은 최근 프로젝터 시장의 확대에 큰 기여를 했다. 불과 수백 그램 남짓의 가벼운 무게 및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본체가 매력적이며,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30만원 남짓이면 살 수 있고, 어떤 제품은 20만원 이하에 팔리기도 한다. 딱히 스크린을 따로 구매할 필요는 없다.
이런 제품은 광량이나 화질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역시 휴대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 주로 야영지의 텐트 안에서, 혹은 잠자기 전에 침실 천장에 투사하여 간단히 쓰기 때문에 크고 무거운 제품은 불편하다. 무게는 500g 이하, 크기는 한 손에 쥘 수 있는 수준의 제품이 최적이며, 외부 전원 연결 없이 쓸 수 있는 배터리 내장 여부 및 용량도 꼭 살피자. 그 외에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를 연결하기 위한 MHL 규격 포트가 있는지도 고려할 점이다.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의 레이요(RAYO) i5 / i7 / i8 시리즈나 R4 / R45시리즈 같은 제품이 이런 특성을 가진 대표적인 제품이다.
가정용 멀티미디어 프로젝터 – 광량 500~1000안시 내외의 LED 제품, 각종 부가기능에도 주목
최근에는 가정에서 프로젝터를 TV 대신 이용하고자 구매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제품의 경우는 TV 신호를 직접 수신할 수 있는 TV튜너, 게임기나 셋톱박스와 같은 가정용 AV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HDMI 포트, 그리고 파일 형태의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는 USB 재생 기능 등의 부가 기능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 가격은 60~70만원대가 적당하다.
그리고 이런 제품의 소비자는 이전에 프로젝터를 이용해 보지 않은 비전문가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명이 길고 주기적인 부품 교체가 필요하지 않은 LED 램프 기반의 제품을 추천할 만 하다. 다만, LED 램프는 기존의 할로겐 램프에 비해 다소 어두운 500~1000안시루멘 수준의 사양을 갖췄기 때문에 밝은 곳에서 쓰긴 무리다. LG전자의 미니빔 PH550, PW1000 같은 제품이 대표적이다.
홈씨어터용 프로젝터 – 풀HD급 이상의 해상도, 10,000 : 1 이상의 명암비 갖춘 제품이 적합
홈씨어터 환경을 꾸미고자 한다면 프로젝터 선택에서 무엇보다 화질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화면의 정밀한 정도를 나타내는 해상도, 그리고 화면의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의 대비 능력을 나타내는 명암비의 수치다. 풀HD급 영상을 손색 없이 보기 위해 프로젝터의 표시 해상도는 최소 1,920 x 1,080 이상이어야 한다. 그 이하의 해상도라면 원본 영상의 화질을 온전하게 표현할 수 없다.
명암비는 10,000 : 1 이상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화면 해상도가 높더라도 명암비가 낮으면 체감 선명도가 떨어지며, 전반적인 색감도 다소 흐리게 표현된다. 그 외에 다양한 AV 기기 연결을 위해 HDMI 외에 컴포넌트, 컴포지트와 같은 구형 AV 규격 포트까지 달려 있다면 금상첨화다. DVD 플레이어나 VCR 등은 HDMI 포트가 없기 때문이다. 밝기는 높을수록 좋지만, 대부분 어두운 곳에서 이용하는 홈씨어터의 특성 상 2,000~3,000 안시루멘 전후의 제품이라면 큰 편이 없다. 100~200만원 사이면 쓸만한 홈씨어터용 프로젝터를 살 수 있다. 벤큐의 W2000, W1110 같은 제품이 대표적이다.
사무실용 프로젝터 – 좁은 공간에서 쓰기 위한 단초점 기능, 구형 노트북 연결을 위한 D-Sub 포트 유무 확인
사무실용 프로젝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범용성이다. 설치하는 공간의 구조와 상관 없이 안정적인 이용이 가능해야 하고, 다양한 PC를 연결 가능한 인터페이스를 갖춰야 한다. 따라서 짧은 투사 거리에서 최대한의 화면을 표현할 수 있는 단초점 기능을 갖춰야 하며, 찌그러진 화면을 보정하는 키스톤 기능도 충실해야 한다.
또한, 구형 PC도 연결 가능한 D-Sub(VGA) 포트도 꼭 있어야 한다. 최근 출시되는 프로젝터 중에는 HDMI나 DP와 같은 신형 영상 포트만 갖춘 경우도 있는데, 이래서는 D-Sub만 탑재한 구형 노트북을 연결할 수 없다. 화면 표시 해상도는 높을수록 좋긴 하지만, 1280 x 800이나 1024 x 768 수준의 다소 낮은 해상도라도 프리젠테이션을 하는데 지장은 없다. 100만원 대, 혹은 그 이하로도 쓸만한 제품이 제법 많은데, 엡손 EB-U04나 EB-535W 같은 제품이 대표적이다.
강당용 프로젝터 – 밝기 높을수록 큰 공간에서 이용 가능, 너무 싼 제품 사면 후회
교회나 학교 강당과 같은 큰 공간에 쓸 프로젝터라면 무엇보다도 밝기 수치에 주목해야한다. 아무리 해상도가 높고 부가 기능이 많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밝기 수치가 떨어지면 넓은 공간을 커버하기 힘들다. 최소 4,000~5,000 안시루멘 수준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5,000안시루멘 이상의 제품이라면 완전히 주변 조명을 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어느정도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활용성이 높아진다. 특히 이런 중요한 장소에서 이용하는 제품이라면 가격대성능비 보다는 절대적 성능을 더욱 중시하도록 하자. 200~300만원 이상의 비용을 투자하더라도 그다지 손해 볼 것은 없다. 옵토마 EH515, 파나소닉 PT-VX600 같은 제품이 대표적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