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유/무선을 넘나드는 게이밍 마우스, 로지텍 G900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PC와 마우스를 연결하는 방법은 꾸준히 변해왔다. 과거에는 시리얼 포트(직렬 포트)를 이용해 연결하던 것이 PS/2, USB 등의 방식으로 변했다. 나아가 전용 주파수를 사용하는 USB 동글이나 블루투스로 연결하는 무선 방식까지 등장했다.

최초의 마우스
최초의 마우스

그런데 유독 게이밍 마우스에서는 이런 변화가 더뎌, 대부분이 USB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순간의 움직임이 중요한 게임에서 비교적 느린 반응 속도와 종종 발생하는 연결 끊김 현상은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반적인 유선 마우스와 달리 무선 마우스는 배터리를 장착한다. 더 가볍고 경쾌한 움직임을 원하는 사용자에게 이러한 배터리의 작은 무게차이도 거슬릴 수 있다. 이처럼 여러 이유에서 게이밍 마우스는 유선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무선 게이밍 마우스도 장점이 있다. PC와 연결하는 선이 없기 때문에 조금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며, 휴대도 상대적으로 쉬워 자신의 손에 익은 마우스를 어디든 가져갈 수 있다. 무선 전송 기술 역시 발전해 전송 속도와 안정성이 유선 마우스 수준으로 높아졌다.

로지텍 G900 카오스 스펙트럼(이하 G900)은 고성능 게이밍 마우스로, 유선 마우스와 무선 마우스의 특징을 모두 담은 제품이다.

로지텍 G900 카오스 스펙트럼
로지텍 G900 카오스 스펙트럼

G900은 유선과 무선 두 가지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USB 케이블을 이용해 PC와 연결하면 일반적인 유선 게이밍 마우스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전용 USB 동글을 이용하면 무선 마우스로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는 내장형이며, 케이블을 연결해 유선으로 사용하는 동안 충전할 수 있다.

로지텍 G900 카오스 스펙트럼
로지텍 G900 카오스 스펙트럼

전용 케이블은 부드러운 직물 케이블이며, 마우스와 연결하는 부분 양쪽에는 연결 시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장치가 붙어있다. 일반적인 스마트폰 충전용 케이블을 이용해 PC와 연결할 수도 있지만, 마우스라는 제품의 특성상 좌우로 심하게 움직이면 단자 부분이 헐거워질 수도 있으니 비교적 고정이 잘 되는 전용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직물 케이블
직물 케이블

무선으로 연결 시 보고율(폴링률)은 1,000Hz로, 유선으로 연결한 것과 동일하다. 보고율이란 마우스와 PC 사이의 통신 속도로, 1,000Hz란 1초 동안 1,000번 데이터를 주고받는다는 의미다. 즉 G900은 무선으로 연결했을 때도 유선과 데이터 전송 속도가 같다는 의미다.

게이밍 마우스로서도 우수하다. 좌우 디자인이 완벽하게 동일해, 왼손잡이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왼쪽과 오른쪽 측면 버튼을 사용자 취향에 맞게 구성할 수 있도록 여분으로 버튼을 제공한다. 사용자 필요에 따라서 추가 버튼을 장착하거나 아예 막아버릴 수도 있다. 버튼이나 덮개는 자석으로 고정돼 있어 쉽게 떼고 붙일 수 있다.

교체용 측면 버튼
교체용 측면 버튼

버튼은 사용자가 구성하는 방법에 따라 최소 7개에서 최대 11개까지 사용할 수 있다(스크롤 휠 포함). 스크롤 휠 바로 뒤에 있는 버튼 하나는 스크롤 휠을 잠그는 버튼이다. 이 버튼을 한 번 누르면 스크롤 휠 잠금이 풀려 고속 스크롤이 가능하다.

고속 스크롤 잠금 버튼
고속 스크롤 잠금 버튼

기본 설정 시 마우스 민감도는 스크롤 휠 뒤에 있는 버튼 두 개로 조절할 수 있다. 최대 5단계로 사전에 등록할 수 있으며 왼쪽 버튼을 누르면 민감도가 낮아지고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높아진다. 기존 게이밍 마우스의 경우 대부분 민감도 조절 버튼을 하나만 갖추고 있고, 이를 누를 때마다 순차적으로 바뀌는 방식이지만, G900은 두 개의 버튼을 이용해 원하는 수준으로 쉽고 빠르게 변경할 수 있다. 참고로 현재 DPI 수준은 바로 뒤에 있는 3개의 LED로 확인할 수 있다.

DPI 조절 버튼
DPI 조절 버튼

바닥에는 전원 버튼과 함께 프로필 변경 버튼이 있다. 프로필이란 쉽게 말해 각 버튼의 기능을 사전 설정한 묶음인데, 최대 5개의 묶음을 등록해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PC 사용 시 측면 버튼을 브라우징 버튼(앞으로 가기/뒤로 가기)로 사용하다가 게임을 할 때는 프로필을 바꿔 기술을 사용하는 단축키로 쓸 수 있다. 이 프로필은 마우스 내장 메모리에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PC에 마우스를 연결하더라도 같은 설정으로 사용할 수 있다.

내장 메모리
내장 메모리

배터리 지속시간은 전용 소프트웨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로지텍에 따르면 조명 기능 작동 시 약 24시간 연속 사용할 수 있고, 조명 기능을 끄면 32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다. 조명 효과는 마우스 사용 시 손에 가려 보이지 않으니 원치 않는다면 꺼도 무방하겠다. 참고로 이 조명 효과는 로지텍 G810 등 RGB LED를 장착한 로지텍 게이밍 기어에 사전 등록한 조명 효과와 동기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여러 게이밍 기어에 일체감을 줄 수 있다.

조명 동기화 기능
조명 동기화 기능

제품 가격은 2016년 5월 말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약 18만 원 정도다. 흔히 게이밍 마우스라 부르는 제품과 비교해도 비싸며, 일반 마우스와 비교하면 10배 정도 되는 가격이다. 물론 게이밍 마우스로서의 완성도는 아주 높다. 유선과 동일한 무선 전송 속도, 내장 메모리를 이용한 설정 저장, 최대 1만 2,000까지 조절할 수 있는 마우스 민감도, 기계식 스위치, 측면 버튼 튜닝 등 게이밍 마우스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갖춘 제품이다. 이러한 마우스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이리라.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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