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만에 끝난 주파수 경매, LTE 속도 어떻게 달라지나?

김태우 tk@gamedonga.co.kr

[IT동아 김태우 기자] 2013년에 진행된 주파수 경매에선 12일 동안 총 50라운드에 걸친 입찰을 할 만큼 눈치 싸움이 대단했다. 하지만 4월 29일 시작된 주파수 경매에선 2일 차인 5월 2일 오전에 일찌감치 마무리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주파수 할당 대상인 5개 블록 모두 2개 라운드 연속으로 입찰자가 없는 경우 경매를 종료한다는 원칙에 따라 8라운드 만에 경매가 끝났다"고 밝혔다. 1일 차는 7라운드에서 종료됐으며, 2일 차 8라운드로 최종 경매는 끝났다. 7라운드와 8라운드 연속 입찰자가 없어 낙찰자가 결정된 것.

이번 경매에 나온 주파수는 ▲A블록(700MHz, 40MHz 폭), ▲B블록(1.8GHz, 20MHz 폭), ▲C블록(2.1GHz, 20MHz 폭), ▲D블록(2.6GHz, 40MHz폭), ▲E블록(2.6GHz 20MHz 폭) 등 5개. 이중 SKT는 D블록과 E블록을, KT는 B블록을, LGU+는 C블록을 낙찰받았다. A블록은 유찰됐다.

낙찰가는 B, C, E는 최저경쟁 가인 4513억 원, 3816억 원, 3277억 원 이었으며, D블록만 최저경쟁 가인 6553억 원보다 2947억 원 높은 9500억 원으로 결정됐다. 총 낙찰 금액은 3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던 낙찰가보다 적은 2조 1106원이다.

주파수
경매
주파수 경매

LTE 속도 어떻게 달라지나?

이번 주파수 경매 이후 이통사의 LTE 서비스는 어떻게 달라질까? 먼저 SK텔레콤은 D와 E블록을 낙찰받았다. 이중 D블록은 광대역 주파수다. 현재 SK텔레콤은 800MHz에서 LTE, 1.8GHz에서 광대역 LTE를 제공 중이다. 이번 주파수 낙찰로 SK텔레콤은 2개의 광대역 LTE와 2개의 LTE 주파수를 보유하게 됐다.

주파수를 묶을 수 있는 기술은 3 밴드 CA까지 적용되어 있으므로 이론적인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150 + 150 + 75 = 375Mbps이지만, 256쾀의 적용으로 약 500Mbps로 속도가 올라간다. 최근에 출시된 갤럭시 S7, LG G5 등은 이를 지원한다.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속도일 뿐 실속도는 절반 이하인 200~250Mbps 가량 나올 것으로 보인다.

눈여겨볼 부분은 2.1GHz에서 제공하고 있는 3G 주파수다. 2014년 미래부가 KT의 3G용 2.1GHz 주파수를 LTE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2.1GHz에서 40MHz를 3G로 사용하고 있다. 만약 이를 LTE로 전환한다면, 3개의 광대역 주파수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이럴 경우 이론적인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600Mbps가 된다. 당장 용도 전환을 할 수는 없지만, 주파수를 좀 더 여유롭게 운영할 수 있다.

주파수 경매
주파수 경매

KT는 900MHz와 2.1GHz에서 LTE, 1.8GHz에서 광대역 LTE를 제공 중이다. 이번 주파수 경매에선 1.8GHz 주파수 인접 대역을 받았다. 다운로드 대역이 30MHz가 되는 셈. 20MHz는 광대역 LTE라고 부르는데, 이보다 더 넓은 대역이다. 이를 '초광대역 LTE'라고 부른다.

초광대역 LTE는 기존 광대역 LTE 40MHz(업 링크, 다운 링크 합한 것)에 20~40MHz 폭을 추가로 붙인 것을 말한다. 이때 사용하는 기술이 '인트라밴드 캐리어 어그리게이션(Intraband Carrier Aggregation. 동일 대역 주파수 집성기술)'이다. LTE 국제 표준이 단일 대역에서 쓸 수 있는 최대 폭을 40MHz까지 정해 놓았다. 하지만 광대역 LTE에 일반 주파수 또는 광대역 주파수를 묶어 쓸 수 있도록 한 것.

초광대역의 장점은 서로 다른 대역의 주파수를 묶는 CA(캐리어 어그리게이션, carrier aggregation) 보다 안정성도 높고, 설비투자 비용도 적게 든다. 다른 주파수 대역이라면, 해당 주파수의 기지국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같은 대역 안에서 광대역 LTE 주파수 2개를 묶는다면, 기존 기지국 설비를 그대로 쓸 수 있다. 또한 인접주파수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주파수를 묶는 것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이통사는 이미 인트라밴드 캐리어 어그리케이션을 적용해 놓은 상태다. KT는 초광대역 LTE를 즉시 제공할 거라며, "쓰던폰 그대로 신규 1.8GHz 대역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초광대역 LTE의 제공으로 KT의 LTE 이론적인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225 + 75 + 75 = 370Mbps가 된다. 여기에 256쾀이 적용되어 약 500Mbps의 최대 다운로드 속도를 쓸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800MHz와 2.1GHz에서 LTE, 2.6GHz에서 광대역 LTE를 서비스 중이다.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는 2.1GHz를 낙찰받았다. LG유플러스도 2.6GHz를 낙찰받았으면 KT처럼 초광대역 LTE를 구성할 수 있었지만, 2.1GHz를 선택했다.

기존에 보유한 2.1GHz 주파수의 인접 대역으로 광대역 LTE를 만들 수 있어 LG유플러스는 2개의 광대역 LTE와 1개의 일반 LTE를 보유하게 되었으며, 이론적인 최대 다운로드 속도인 500Mbps를 제공하게 된다.

주파수 경매 결과로 이통 3사 모두 약 500Mbps의 LTE 최대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하게 됐다. 다만 KT와 LG유플러스는 인접대역 확보로 빠른 서비스 제공을 할 수 있지만, SK텔레콤은 낙찰받은 2.6GHz 주파수 망을 새롭게 깔아야 하기 때문에 서비스 제공까지는 시간이 제법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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