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전혀 '마이크로'하지 않은 마이크로 오디오, LG 오디오 CM2760
[IT동아 이문규 기자] 예전에는 필수 결혼혼수 가전기기 중 하나가 바로 오디오(전축)였다. 더구나 '좀 사는 집'이면 폼을 잡기에 제대로 된 고급 오디오 한 세트가 큰 역할을 했다. 시간히 흐르면서 오디오의 활용도가 점차 낮아지고, 이를 대체하는 소형 음향기기가 보급되면서, 오디오는 서서히 가정에서 설 자리를 잃어갔다. 하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이에게나 음악이 항상 흘러야 하는 환경에는 여전히 유용하다.
이제는 거창하거나 복잡한 하이파이 오디오 세트가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라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형 음향기기가 가정에 놓이고 있다. 크기는 작지만 스마트 시대에 따른 부가 기능도 갖추고, 음질/음량도 가정이나 소형 매장(카페, 미용실, 식당 등)에서 사용하기에 그리 부족하지 않다. 그러면서 실내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 만큼 디자인도 좋다. LG전자 마이크로 오디오 CM2760 이야기다.
이름은 '마이크로'지만 그리 마이크로하진 않다. 하이파이 오디오 세트에 비한다면 대단히 작고 간소한 게 맞다. 두 개의 우퍼 스피커 사이로, 그보다 작은 키의 본체가 놓인다. 누가 봐도 한 눈에 오디오인 줄 알 수 있는 구성이며, 스피커와 본체 모두 반딱반딱한 검은색으로 덮었다. 스피커는 큰 소리 구멍 2개, 작은 소리 구멍 1개를 각각 둬, 소형 오디오지만 풍부한 음량을 출력토록 했다(서브 우퍼 내장). 본체 앞면은 왼쪽 위 전원 버튼 외에 모두 투명하게 처리했다. 전원을 끄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지만, 전원을 켜면 터치형 조작 버튼과 재생 정보 등이 나타난다.
본체 앞면 아래에는 USB메모리를 끼워 그 안의 MP3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USB 단자가 하나 있고, 그 아래로는 CD를 넣는 트레이가 있다. 오른쪽에 있는 음성 입력 단자로는 다른 재생기(MP3 플레이어나 스마트폰 등)의 사운드를 마이크로 오디오 스피커로 출력할 수 있다.
본체와 스피커 연결은 설명서를 안 봐도 누구든 할 수 있겠다. 양쪽 스피커 케이블을 본체 뒷면 케이블 단자에 끼우면 된다. 리모컨은 TV 리모컨의 절반 정도의 크기로, 본체의 모든 조작을 할 수 있다. 리모컨이 없어도 본체 전면의 터치형 조작 버튼으로 모든 조작이 가능하다.
마이크로 오디오는 '기능'(리모컨은 '기능선택')을 통해 음악 CD 재생, FM라디오 청취, USB메모리 재생, 블루투스 연결/재생, 외장 재생기 연결/재생(오디오 케이블 사용), LG TV 사운드 출력 등 6개 출력 기능을 제공한다. 기능 버튼을 눌러, 'CD', 'FM', 'USB', 'BT', 'PORTABLE', 'LG TV' 순으로 선택해 재생하면 된다.
FM라디오는 본체 뒷면에 안테나 케이블을 연결돼 있는데, 이를 높은 곳에 올려야 라디오 방송이 깨끗하게 잡힌다(안테나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거나, 높이 올리지 않으면 라디오를 거의 들을 수 없다).
추가로, MP3 음악 파일이 저장된 USB메모리를 본체 앞면 USB 단자에 꽂은 다음 'USB' 기능으로 변경하면, USB 메모리 내 MP3를 하나씩 재생할 수 있다. 다만 곡 제목은 출력되지 않으니 원하는 곡을 선택해 듣기가 어렵다(MP3 파일이 들어 있는, 영문으로 된 폴더 이름은 출력된다).
'LG TV' 기능은 LG TV와 무선 연결해, TV 사운드를 마이크로 오디오로 출력할 수 있다. LG TV가 없어 테스트하지 못했지만, 요즘 TV는 사운드 출력이 제법 좋아 굳이 마이크로 오디오와 연결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이제 마이크로 오디오의 소리에 대해 이야기하자. 우선 이 제품은 크기가 작은 마이크로 오디오임을 감안해야 한다. 크지 않은 거실이나 방/사무실, 소규모 매장/카페 등에나 적합한 정도다. 이런 환경에서는 훌륭한 다기능 오디오다. 마이크로 오디오에는 '사운드 효과' 기능이 있는데, 음악 장르에 맞춰 사운드 효과를 바꿀 수 있다. 'STANDARD(일반)', 'POP(팝)', 'CLASSIC(클래식)' 등 총 6개가 있다.
바꿀 때마다 약간의 효과 차이는 있지만, 음악 감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진 않은 듯하다(번거롭기도 하고). 그냥 'BASS BLAST(베이스 강화)'로 설정하고 들으면 될 것 같다. 이러한 의도적 음향 효과 적용이 왠지 달갑지 않다면 'STANDARD'로 설정하고 나쁘지 않다.
'STANDARD'든 'BASS BLAST'든 이만한 소형 오디오에서 출력되는 사운드치고는 음질이 제법 풍성하고 깔끔하다. 음악 장르와 관계 없이 누구라도 편안하게 들을 만한 사운드를 들려 주지만, 락밴드 등의 폭발적인 연주는 아무래도 힘이 좀 달리는 게 사실이다. 어쨌든 이 제품을 사용할 일반 사용자, 즉 가정용, 매장용, 개인용 등으로 사용할 이들에게는 분명 부족하지 않을 음량과 음질이라 평가한다(조용한 환경에서는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진다).
당연하겠지만, 주먹만한 블루투스 외장 스피커보다는 출력이 훨씬 크고 선명하다. 마이크로 오디오는 2채널 160W 출력을 지원한다.
마이크로 오디오로는 아무래도 CD보다는 스마트폰 연결(블루투스) 출력이 잦을 텐데, 멜론 등의 인터넷 스트리밍 재생 시에도(고음질 출력 설정) CD 못지 않은 음질을 출력한다. 가정이나 매장 등에서 배경음악으로 잔잔하게 깔아 두기에 딱 알맞다(단 매장 내 재생 시에는 공개 음원을 사용해야 한다. 리뷰어는 재즈 재생 앱 'Jazz Radio'를 애용했다). 마이크로 오디오 전원이 꺼져 있더라도, 스마트폰 블루투스 설정에서 마이크로 오디오와 연결하면, 전원이 곧바로 켜지며 스마트폰과 연결되니 편리하다(이미 사전 설정-페어링-이 완료된 경우).
여담으로, 리뷰어는 스마트폰으로 영화나 유튜브 동영상을 볼 때 마이크로 오디오와 연결해 사용했는데, 화면은 작더라도 소리가 풍성하니 제법 보고 들을 만했다. 또한 20평 남짓한 사무실에서 '천둥을 동반한 빗소리' 음원을 재생했더니, 동료 모두가 실제로 밖에 비가 오는 줄 착각한 적도 있다.
이외에 CD 재생 시 USB 메모리를 꽂으면 CD 곡을 USB 메모리로 추출(녹음)할 수 있다. 리모컨의 'USB 녹음' 버튼을 누르면 해당 곡 1곡을 USB 메모리로 녹음한다(MP3 파일, 128kbps 음질).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기능일 수 있으니 인정한다.
LG 마이크로 오디오 CM2760은 인터넷 쇼핑몰 등지에서 28만 원선에 판매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다시 강조하지만, 마이크로 오디오는 가정이나 소규모 매장 등에 적합하지, 음질을 면밀하게 따지는 이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이 제품의 목적은 단 하나, '누구라도 간편하게 여러 방법으로 음악을 즐기는 것'이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