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 웹툰은 생존의 선택' 탑툰 김춘곤 대표
[IT동아 김태우 기자] 모바일 웹툰 플랫폼 '탑툰'은 2014년 1월 회사가 설립되었고, 3월부터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세상에 태어난 지 이제 갖 2년밖에 되지 않는 회사다. 하지만 첫해 매출은 85억 원, 작년 매출 200억 원을 달성. 유료 웹툰 시장을 앞장서 만들어 나가고 있다. 탑툰이 생길 당시 6개월가량 먼저 시작한 레진 코믹스 정도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40여 개 정도로 늘었다.
좋은 성과를 내는 탑툰이지만, 주변 사람에게 탑툰을 물어보면 돌아오는 이야기는 하나다. '거기 성인용 웹툰 하는 곳 아니야?' 확실히 탑툰을 방문해 보면, 야릇한 내용의 성인 웹툰이 많아 보이기는 한다. 3월 16일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탑툰 기자간담회에서 김춘곤 대표는 "네이버, 다음처럼 비성인층을 공략하는 큰 기업이 있다 보니, 같은 영역에서 경쟁하는 것은 살아남기 어렵다"며 "니치 마켓을 공략하다 보니 성인물을 주요 콘텐츠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탑툰뿐만의 현상은 아니다. 현재 대다수의 모바일 웹툰 플랫폼은 성인 콘텐츠를 캐쉬 카우로 가져가고 있다. "성인들은 1,000원, 2,000원을 쉽게 결제할 수 있으며, 성인물이지만 유료 콘텐츠를 구매하는 습관이 생긴 탓인지 점점 비성인 콘텐츠 매출도 늘어나고 있다"고 김춘곤 대표는 덧붙였다. 탑툰측은 2014년 성인콘텐츠의 매출 비중이 90% 정도였지만, 2015년에는 70%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탑툰은 야한 만화로 방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미생처럼 학생보다 직장인이 봐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성인 콘텐츠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김춘곤 대표는 말한다.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적잖아 보인다.
지난 2년간 탑툰이 벌어들인 돈은 총 320억 원. 올라온 만화의 총회 차는 2만 9130회, 순사용자만 매월 1000만 명이나 된다.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만화는 '썰만화'로 2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4년에는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최근에는 다소 둔화한 상태다. 탑툰은 국내서 1500만 명 정도를 최대치로 잡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무려 500억 원. 탑툰은 50~60%의 국내 성장을 예상하는 상황. 이것만으론 목표를 달성할 수가 없는 셈인데, 왜 목표를 훨씬 웃돌게 잡았을까? 이는 해외 매출까지 포함한 금액이다. 탑툰은 2015년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는 해외 시장 매출 높이는데 신경 쓰고 있으며,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작년 7월에 진출한 대만은 200만 불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500만 불을 예상한다. 일본은 대만과 비슷하게 지사를 설립했지만, 몇몇 문제가 생겨 올 4월 1일부터 다시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중국 시장.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여러 난관이 있어 쉽지가 않은 상태다. 더욱 철저한 준비를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북미 시장은 당장 진출하기는 여력이 없어 아마존을 통한 디지털 단행본으로 콘텐츠를 먼저 알리는 작업을 할 계획이다.
김춘곤 대표는 "유료 웹툰 시장이 아직 충분한 자생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시장 규모가 조 단위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것이 김춘곤 대표의 생각이다. 현재로써는 선두업체가 한두곳만 망해도 전체 생태계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 순이익보다 외형 성장이 필요한 시기며, 이를 위해서는 해외 시장을 뚫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작가들 원고료 측면에서도 아직 시장이 크지 않다고 탑툰측은 판단하고 있다. 과거 네이버, 다음 독과점 시절 작가들 많이 힘들었지만, 현재 유료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이제 만화가들 숨통이 조금 트인 정도. 탑툰은 작가들 원고료를 잘 챙겨주는 곳으로 정평이 나있다. 목원대 만화애니메이션과 김병수 교수는 "주변 작가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마감도 하기 전에 원고료 주는 곳이다"고 밝혔다.
▲ 탑툰 김춘곤 대표
웹툰은 스마트폰에서 최적화된 만화 콘텐츠다. 기존 종이 만화는 PC와 스마트폰에서 즐기기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웹툰을 본격적으로 하는 곳은 한국이 아직은 유일하다시피 하다. 그렇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탑툰측의 생각이다. 최종 목표는 2020년 30개국 진출 후, 2025년까지 유튜브 같은 웹툰 사이트를 만드는 것. KT경제경영연구소는 2018년 국내 웹툰 시장이 88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5년이 4200억 원 수준으로 아직 성장 잠재력은 많다. 과연 이를 바탕으로 탑툰이 꿈을 이룰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