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새로운 단말 구매 서비스 '갤럭시 클럽' 뜯어보니
[IT동아 김태우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 S7∙S7 엣지 출시와 함께 '갤럭시 클럽'이라는 새로운 단말 프로그램을 내놨다. 갤럭시 클럽의 주요 내용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을 24개월 할부로 구매 후, 1년 뒤 잔여 할부금을 내지 않아도 최신폰으로 다시 구매할 수 있게 해준다. 단 기존 단말은 반납하는 조건이다.
갤럭시 클럽은 공기계를 사는 것
갤럭시 클럽은 이통사를 통해 사는 것이 아니라 공기계를 사는 것이다. 기기를 산 후 이통사에 가입하면 된다. 이통사를 통해 갤럭시를 구입하면 공시 지원금을 받지만, 갤럭시 클럽은 공기계를 사기 때문에 공시 지원금을 받을 수는 없다. 대신 20% 요금할인이 된다. 20% 요금할인은 2년 약정만 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1년 약정으로 가입할 수도 있다.
이통사 공시지원금 vs. 20% 요금할인
현재 이통 3사 모두 공시지원금을 공개한 상태다. 갤럭시 S7 32GB 모델을 기준으로 가장 많이 가입하는 5만 1000원 요금제를 살펴보면, SK텔레콤 밴드 51에선 12만 원, KT 순완전무한 51은 12만 3000원, LG유플러스 new 음성무한 50.9는 13만 5000원이다. 24개월 약정가입이 조건이다.
20% 요금할인을 받는다면, 5만 1000원 요금제에서 24개월 동안 24만 4800원 할인받을 수 있다. 공시지원금보단 많게는 2배가량 더 할인받는 셈이다. 10만 원대 요금제에서는 이 격차가 더 벌어진다. 20% 요금할인을 받으면 최대 20만 원 더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갤럭시 S7 32GB의 이통사 출고가는 83만 6000원이지만, 공기계로 구입하게 되면 10%가량 더 비싸진다. 8만 4000원이 더해진 92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공기계 구매가 마냥 좋은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요금제에 따른 20% 할인과 공기계 구매비, 이통사 지원금을 꼼꼼히 비교해 선택해야 한다.
갤럭시 클럽은 이통사 출고가에서 24개월 할부
올해는 변수가 하나 더 생겼다. 바로 갤럭시 클럽의 출현이다. 갤럭시 클럽은 갤럭시 S7∙S7 엣지를 24개월 할부로 사야 가입할 수 있다. 24개월 할부인 만큼 5.9%의 할부이자가 붙는다.
다만 이 경우 단말기는 출고가로 계산된다. 즉 갤럭시 S7 32GB를 구매한다면, 83만 6000원으로 사게 된다.
갤럭시 클럽 회원비도 24개월 할부
눈여겨볼 부분은 7700원이라고 알려진 갤럭시 클럽 회원비다. 이 회원비도 24개월 할부로 낸다. 즉 18만 4800원을 24개월로 나눈 금액이 7700원이다. 한마디로 갤럭시 클럽은 18만 4800원 가입비를 내면 2년 동안 유지되는 회원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실 계산은 어떻게 될까? 삼성 디지털플라자에 문의해 보니 '단말기 가격 + 갤럭시 클럽 회원비'를 24개월 할부로 청구하게 된다. 즉 83만 6000원(갤럭시 S7 32GB) + 18만 4800원(갤럭시 클럽 회원비) = 102만 800원을 24개월 할부로 계산하는 것. 5.9% 할부이자는 단말기에만 붙는 것이 아니라 갤럭시 클럽 회원비에도 붙는 셈이다.
갤럭시 클럽은 새로운 단말기 교체를 하기 위함이라고 알려졌지만, 오히려 운영 방식 측면에서는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서비스 팩'을 새롭게 내놓은 모양새다. 액정 수리 비용 50% 할인 2회,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 방문 시 우선 서비스받을 수 있는 Fast track, 스마트폰 정밀진단,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클리닝 등과 함께 1년 후 사용하던 제품 반납 시 잔여 할부금 부담 없이 신형 갤럭시 구매가 패키지로 제공되는 것.
24개월 할부라는 방식을 통해 매월 회원비를 내는 것처럼 모양새를 만든 이유는 삼성전자가 직접 고객을 대상으로 매월 회원비를 받는 시스템 구축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1년 뒤 새 단말 구매 부담 줄인다?
갤럭시 클럽 혜택 중에서 가장 메리트가 큰 것이 바로 1년 뒤 새 단말 구매다. 12회차 할부금을 냈다면, 기존 단말 반납 시 남은 할부금 내지 않고 신형 갤럭시를 다시 살 수 있다. 갤럭시 S7 32GB를 샀다면, 새로운 갤럭시를 살 수 있는 12회차까지의 납부 금액은 54만 2352원을 내게 된다.
다만 단말 반납 기준이 다소 까다롭다. 휴대전화 기능이 정상이어야 하며, 외관 또한 생활 흠집 정도만 인정된다. 강화유리 파손, 심한 스크래치나 찍힘이 없고, 휘어져 있어서도 안 된다.
단순하게 계산해 보자. 갤럭시 S7 32GB의 출고가는 83만 6000원이다. 1년 동안 제법 깨끗하게 사용했다면, 중고폰 가격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갤럭시 클럽과 단말 할부금으로 고객이 지급한 금액은 54만 2000원가량으로 삼성전자는 대략 29만 4000원 정도로 쳐준 셈이라고 볼 수 있다.
전작인 갤럭시 S6 32GB의 출고가는 85만 8000원이다. 최근 이들의 중고가 시세를 살펴보면 A급의 경우 40만 원 안팎으로 거래되고 있다. 갤럭시 S7의 중고 시세는 1년 후에 정해지겠지만, 갤럭시 S6의 상황으로 대충 짐작할 수 있을 터. 결코 갤럭시 클럽 가입이 이득이라고 할 수는 없어 보인다. 물론 단말 교체 외 몇몇 서비스를 더 받을 수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새 단말로 교체하게 되면, 고객은 갤럭시 클럽을 다시 처음부터 가입해야 하며, 단말 또한 할부 계약을 맺어야 한다. 24개월 약정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새 단말로 교체하지 않는다면?
새 단말로 교체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냥 24개월까지 할부금을 내면 된다. 갤럭시 S7 32GB를 공기계로 사면 92만 원이지만, 갤럭시 클럽 가입으로 고객은 단말 비용과 갤럭시 클럽 회원비를 모두 내게 된다. 총 금액은 108만 4716원이다. 갤럭시 S7 32GB의 공기계 가격은 92만 원이니 16만 4716원을 더 내게 된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갤럭시 클럽 회비 또한 24개월 할부로 낸다고 이야기했다. 갤럭시 클럽의 중도 해지는 안 해주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인데, 삼성전자 홈페이지를 보면 역시나 약정 기간에는 해지 불가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물론 예외는 있다. 동일 증상 3회 발생의 제품 불량으로 환급을 받게 되면, 갤럭시 클럽이 해지된다. 이 경우 남은 기간에 해당하는 금액이 환급된다. 이는 24개월 할부로 계약했기 때문에 해지가 되더라도 할부금이 계속 청구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지급할 금액을 모두 환불받았기 때문에 고객의 돈이 나가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이것이 신경 쓰인다면 환급된 금액으로 할부금을 중도 상환해야 한다.
삼성 카드만 받는 갤럭시 클럽, 반전의 카드
앞의 이야기만 보면 갤럭시 클럽에 가입할 이유는 전혀 없어 보인다. 그냥 공기계를 사서 1년 쓰고 중고로 파는 것이 유리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번 갤럭시 시리즈를 공기계로 살 계획이라면, 갤럭시 클럽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물론 조건이 붙는다.
갤럭시 클럽은 현재 삼성 카드가 있어야 한다. 삼성 카드가 없다면 가입이 되지 않는다. 삼성 카드로 갤럭시 클럽에 가입한 후 해당 카드로 통화 요금 납부를 자동이체하고, 월 사용금액이 30만 원을 넘으면 매월 3000원 할인된다.
하나 더 해당 카드를 삼성페이에 등록한 후 월 사용금액이 30만 원을 넘으면 월 7700원이 할인된다. 삼성 카드가 없다면, 삼성 카드를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 삼성 페이를 쓰지 않는다면, 다소 익숙지 않은 삼성 페이를 써야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하지만, 갤럭시 클럽 회원비가 0원이 될 수 있다. 직장인이라면 월 30만 원을 쓰는 것은 어렵지 않을 터.
이렇게 된다면, 고객은 갤럭시 S7 32GB를 갤럭시 클럽 가입 후 24개월 납부하더라도, 부담하는 금액은 83만 6000원(단말기 비용) + 5만 2345(단말기 5.9% 할부 이자) + 1만 1571원(갤럭시 클럽 5.9% 할부 이자) = 89만 9916원이다. 한마디로 공기계를 그냥 사는 것보단 좀 더 이득을 볼 수 있다.
결론
공시 지원금은 매주 새롭게 발표가 된다. 현재의 갤럭시 S7∙S7 엣지의 지원금에서 4만 원 이상의 요금제는 20% 요금할인이 유리하다.
이를 기준으로 만약 공기계 구입을 마음먹었다면, 그냥 공기계를 사는 것보다 갤럭시 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5.9% 할부이자를 내더라도 조금 더 저렴하다. 물론 삼성페이를 활용해 매달 7700원을 할인받는 경우에 한해서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