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가진 기업들과 콘텐츠 생태계를 가꿉니다, '어벤져스'
[IT동아 안수영 기자] 마블 히어로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를 보면 아이언맨, 헐크, 블랙 위도우, 토르, 캡틴 아메리카, 호크아이 등의 영웅이 등장한다. 이 영웅들은 함께 뭉쳐서 지구를 위협하는 음모와 재앙을 막아낸다.
이러한 영화 속 영웅들이 실존하는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취지로 서로 힘을 합쳐 탄생한 특수목적법인(SPC)이 하나 있다. 바로 히어로 영화와 동명의 기업인 '어벤져스'다. 사명을 어벤져스라고 명명한 만큼 아이템 투자 및 중소기업 생태계 활성화, 사회공헌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연 어벤져스는 어떻게 탄생했는지, 현재 어떠한 일들을 준비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어벤져스의 전만기 공동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어벤져스'는 동명의 영화처럼 여러 기업들이 모여 지난 해 6월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이다. 현재 123게임즈(게임포털), 노아시스템(기술개발), D&Y소프트(퍼블리싱), 게임동아(언론/마케팅), 오르고소프트(QA/운영), 안양창조산업진흥원(공공지원) 등 6개 기업이 주요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이 외에도 법률, 투자, 영상, 음향 등 다양한 분야의 유수 기업들이 파트너사로 함께하고 있다.
"어벤져스는 민간 기업들과 공공 기관이 서로 융합해 탄생한 국내 콘텐츠 분야 전문기관입니다. 어벤져스의 멤버로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의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창조적인 아이템 및 콘텐츠,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가 및 유망 기업들과 함께 QA, 마케팅, 개발, 투자, 퍼블리싱 등 콘텐츠 생산부터 판매, 소비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고 함께하는 기업 모델입니다"
이처럼 어벤져스의 사업은 콘텐츠 발굴 및 사업화에 도움을 주는 창조경제 모델에 가깝다. 그렇다면 어벤져스 멤버 기업들은 어떤 계기로 어벤져스를 시작하게 되었을까.
"현재 어벤져스에 참여한 5개 기업들은 해당 분야의 업력이 오래된 기업입니다. 이 분들이 창업을 시작하면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자본, 마케팅, 관련 산업 간 네트워킹 등 많은 어려움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이제는 청년 창업가 또는 좋은 아이템을 갖고 있더라도 매출 발생까지 도움이 절실한 기업들에게 지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동시에 이들과 함께해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규모를 확대하고, 함께 꿈을 이루어나가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이에 어벤져스는 기업의 사회 공헌에 모범을 보이고, 지역사회와 함께하고자 뜻을 모았습니다"
어벤져스의 특징 중 하나는 5개의 사기업 외에도 안양창조산업진흥원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양시는 왜 어벤져스에 참여하게 되었고,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안양시는 시 산하의 기업 지원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인 안양창조산업진흥원을 어벤져스 멤버로 참여시키고 있습니다. 어벤져스에서 안양창조산업진흥원은 자체적으로 가진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아이템 및 기업 소싱 능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아울러, 산학 및 각종 기관이 협력해 기술 개발, 맞춤형 일자리 창출, 경제 활성화, 기업의 사회공헌 등의 역할을 함께해 나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벤져스로 참여한 5개 기업들은 공공기관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자본, 기술, 마케팅 능력 등의 기업 지원 업무를 함께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벤져스가 아이템을 발굴하고 투자, 육성하는 기업은 안양시라는 지역에만 국한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전 대표는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어벤져스가 투자 및 인큐베이팅하는 기업이 꼭 안양시 기업일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어벤져스와 협력하는 파트너 역시 전국, 그리고 세계의 어느 기업이든 모두 대상이 됩니다. 다만 어벤져스가 안양에 소재하고 있는 만큼, 해당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은 갖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창업 활성화라는 흐름에 따라, 공공기관 및 각종 기업에서 청년 창업이나 아이디어 발굴 등을 지원하는 사례가 많다. 그렇다면 기존의 시스템과 어벤져스 모델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기존에 공공기관에서 기업을 지원하는 형태는 공공에서 주도를 하다 보니, 공급자 위주의 지원이 되기 쉬웠습니다. 사무공간 제공이나 일시적인 자금 지원, 전시회 참가 지원, 워크숍 등 각 기관마다 지원 시책이 천편일률적이라는 점도 있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기업이 확실하게 지원을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어벤져스는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즉 수요자 위주의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간다면, 저희가 일방적으로 지원하기보다는 서로 함께하는 좋은 파트너가 되고자 합니다. 기술 개발, QA, CS, 그래픽, 마케팅, 민간 투자 알선 등, 창업에 필요한 요소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것도 큰 매력일 것입니다.
각 기업에서 원하는 요소는 제각각 다를 수 있는데요. 어벤져스의 멤버 기업들은 각각 다른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개발, 마케팅, 퍼블리싱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것이지요. 또한, 기존에 사업을 하면서 다른 분야의 기업들과도 많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어벤져스의 지원을 받는 기업이 원할 경우, 해당 분야의 기업이나 인력을 연결하고 지원할 수 있는 네트워킹을 갖고 있습니다"
전만기 대표는 농림수산부, 경기도, 안양시, 안양창조산업진흥원 등에서 공직 생활을 거치며 다양한 기업들을 만났다. 전 대표는 공직에 재직하면서 기업을 지원할 때 절실하게 느낀 점을 어벤져스 활동 시 반영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저는 오랜 기간 기업들을 만나며 창업자들의 어려움을 함께 느껴 보았는데요. 첫째,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개발 및 제품을 양산하는 데까지 필요한 자본이 부족하다는 점, 둘째는 창업을 하는 분들이 주로 엔지니어이다 보니, 기술적인 부분은 뛰어나지만 기업 규모가 커짐에 따라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셋째는 생산 과정에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융복합 네트워킹이 부족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넷째,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 기업의 경우, 투자 자본이 필요하더라도 금융기관에서 해당 기술이나 아이템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해, 담보 능력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점에 따라, 어벤져스는 여섯 멤버뿐만 아니라 파트너사인 법률, 금융, 광고, 해외의 물류 기업까지 함께할 것입니다. 그 동안 제가 공직과 기업 현장에서 느낀 어려운 점을 확실하게 풀어나가는 것이 목적입니다"
공직 생활에 몸담았던 그가 어벤져스의 기업가로 합류한 이유는 기업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것을 넘어, 직접 기업의 실무에 동참해 함께 일하고자 하기 위함이었다.
"공직에 재직하던 당시에도 기업가적 입장에서 생각하려 노력했지만, 제가 섣불리 평가하는 것이 기업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했습니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창업가들의 열정, 아이디어에 감탄했고, 중국 시장에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마침 함께 일하자는 제안이 있어, 흔쾌히 승낙해 어벤져스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벤져스와 유사한 경쟁 모델은 혹시 없을까. 향후 경쟁 모델이 등장할 경우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묻자, 전 대표는 "생태계 측면에서 경쟁 모델이 나오는 것도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아직까지는 경쟁 모델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만, 어벤져스의 업력이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많은 상담이 오고 있습니다. 현재는 콘텐츠 업계에서 이목을 끌고 있지만, 앞으로는 제조 업계 등 실물 생산 쪽에서도 그러한 분위기를 느낄 것입니다.
저는 어벤져스와 함께 개발하고, 투자하고, 퍼블리싱하는 경쟁 모델이 많이 생겨나길 바랍니다. 그래야 스타트업이나 좋은 아이템을 가진 창업자들이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디 때문입니다. 또한, 어벤져스는 모든 기업과 함께하며 규모를 확장하고,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파트너 정신을 갖고 있습니다. 아울러 기업의 사회 공헌이라는 가치를 갖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자 합니다"
현재 어벤져스의 파트너사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까지 약 30곳 가량 된다. 해외 기업의 경우 주로 중국 기업이 많으며, 동남아 및 북미 지역까지 파트너를 확대할 계획이다.
"어벤져스의 멤버 기업들이 기술적인 융합 못지않게 인간적인 융합을 바탕으로 좋은 파트너가 되고,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가치를 견지한다면 더욱 많은 파트너가 생길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바탕으로 사랑받는 기업이 된다면 성공 확률도 높아질 것입니다"
이렇듯 어벤져스는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힘을 합쳐 창업 및 중소기업 생태계를 육성할 예정이다. 콘텐츠 생산과 판매 등을 주력으로 돕는 만큼, 퍼블리싱이 주요 사업이다. 다만, 수익 모델은 여느 투자사들과 조금 다르다.
"어벤져스는 육성하는 기업의 현재 이익을 나누기보다는, 안 되는 것은 되게 하고 부족한 것을 채워서 지원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수익을 극대화해서,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퍼블리싱의 성공 가능성은 단순히 확률로 말하기보다는, 우수한 제품이나 콘텐츠를 얼마나 함께해서 만들어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퍼블리싱 외에는 15억 명이라는 내수 시장을 보유한 중국 시장의 유통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유통 분야는 기업이 만든 제품의 판로를 개척하고, 직접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소기업은 물론, 국내의 브랜드 가치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이러한 유통 채널과의 협력 관계가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조만간 이와 관련된 소식을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다양한 기업만큼 다채로운 목표를 갖고 있는 어벤져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 대표는 "올해는 차근차근 기초체력을 다지고자 한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올해는 수익을 극대화하기보다는, 어벤져스가 공동 파트너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기초와 기반을 갖추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우수 아이템을 발굴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투자 유치를 위한 파트너와 해외 시장 개척을 함께할 파트너를 유치할 것입니다. 또한, 경쟁력 있는 뷰티 산업의 파트너십 등을 갖추는 등, 이러한 시스템을 올해 상반기에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 흥미로운 것들이 많은데요, 지금은 발표를 서두르기보다는 잘 다듬어서 차근차근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머지 않아 반가운 소식들을 더욱 많이 접하게 되실 겁니다"
수많은 파트너를 유치 및 관리하는 만큼, 각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는 시스템도 고민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 대표는 파트너 데이를 운영하고, 정기적인 정보 교환을 위해 힘쓸 것입니다. 공식적인 모임도 있겠지만 수시로 만나서 함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트너사들이 함께하는 사업이 성공하고 수익이 발생하면 진행상태나 규모에 따라 조직도 확대할 것이다.
"중국에서 전해온 옛말 중에는 '유지자사경성(有志者事竟成, 뜻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뜻을 이룬다)'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함께하고 싶은 마음, 성공하고 싶은 열정과 의지, 재능을 갖춘 파트너가 있는 한 어벤져스는 국내 모든 기업들과 함께하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 요즘같이 불확실한 경제 환경에서는 혼자서 살아남기가 참 어렵습니다.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 기업을 가꾸는 분들이 어벤져스와 함께 꿈을 키워가길 바랍니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