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레노버가 만든 서피스? 아이디어패드 믹스700
[IT동아 이상우 기자] 바야흐로 2-in-1 PC 전성시대다. 2-in-1 PC는 노트북과 태블릿PC의 장점을 하나로 모은 제품군을 통칭하는 말로, 하이브리드PC 혹은 컨버터블PC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던 제품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보급되고, 이들의 성능이 괄목할 만큼 향상되면서 노트북의 자리를 위협하자 기존 PC 제조사는 노트북의 생산성과 태블릿PC의 휴대성을 더해 2-in-1 PC라는 형태의 제품을 내놓게 됐다. 이러한 제품은 키보드를 기본 포함하고 있어 문서 작성 등의 작업에 비교적 유리하며, 필요에 따라 노트북 형태 혹은 태블릿PC 형태로 자유롭게 쓸 수도 있다. 여기에 인텔이 지난해 출시한 6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내장 그래픽 성능과 전력 효율을 바탕으로 더 얇고 가벼우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까지 낼 수 있는 2-in-1 PC가 대거 출시됐다.
레노버가 출시한 아이디어패드 믹스700 역시 이러한 맥락의 제품이다. 12인치 크기의 태블릿PC와 커버 형태의 키보드를 기본 제공하는 2-in-1 PC로, 6세대 인텔 코어 m 프로세서를 탑재해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 휴대성, 배터리 지속시간 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지금부터 어떤 제품인지 살펴보자.
믹스700은 모델에 따라 코어 m3, m5, m7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이다. 인텔 6세대 코어 m 프로세서는 코어 프로세서 중에서 가장 전력 소모가 낮은 모델이다. 6세대 코어 m 프로세서의 TDP(열 설계 전력, 프로세서가 최대로 소모하는 전력량)는 4.5와트로 6세대 코어 i3 프로세서의 1/10 수준에 불과하다. 전력 소모가 낮은 만큼 동작 속도(클럭)도 낮지만, 내장 그래픽 성능만큼은 동일하다. 특히 발열이 적기 때문에 냉각팬이 없는 무소음 제품(팬리스)을 제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믹스700 역시 이러한 무소음 제품이다. 제품 사방을 둘러봐도 양측면에 있는 스피커를 제외하고는 방열구가 전혀 없으며, 당연히 냉각팬 소음도 없다. 그렇다면 실제 성능은 어떨까? 필자가 사용한 모델은 가장 저렴한 코어 m3를 탑재한 모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고사양 3D 그래픽 작업이나 전문적인 사진 작업이 아닌 이상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최대 해상도(2,160 x 1,440)으로 설정한 뒤 그래픽 설정을 다소 높음으로 맞췄을 때 초당 화면 표시 수는 약 35~40 프레임 정도로, 무리 없이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서 해상도를 일반적인 풀HD(1,920 x 1,080)로 낮추면 초당 화면 표시 수는 약 60 프레임 정도로, 아주 쾌적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포토샵 같은 전문 소프트웨어는 조금 버겁다. 포토샵 CC에 약 1,300만 화소의 사진을 불러오면 완전히 불러올 때까지 약 4~5초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패치툴이나 스팟 복구 브러시 같은 도구를 사용하면 사진에 결과가 적용될 때까지 1~2초 정도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일반 웹 업로드용 사진을 포토스케이프 등의 가벼운 소프트웨어로 편집한다면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화면 비율은 일반적인 16:9 비율이 아닌 3:2 비율을 채택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와 같은 화면 비율이다. 16:9와 비교해 화면에 표시되는 줄 수가 많기 때문에 문서 작업이나 웹 서핑시 조금 더 유리하다. 또, 세로로 세워서 사용할 때는 A4용지 크기의 문서를 꽉 차게 볼 수도 있다. 다만 16:9에 최적화한 콘텐츠, 예를 들면 드라마 등의 동영상 콘텐츠를 재생할 때는 화면 위아래로 검은색 여백(레터박스)이 생긴다. 특히 극장 상영용 비율의 영화를 볼 때는 이러한 레터박스가 일반 화면 비율과 비교해 더 크게 생기니 참고하자.
후면에는 킥스탠드가 있다. 이를 이용해 별도의 거치대 없이도 제품을 세워둘 수 있다. 킥스탠드가 움직이는 각도는 서피스 프로와 유사해 거의 모든 각도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디자인 면에서는 믹스 700이 조금 더 앞섰다. 힌지를 내부에 숨긴 서피스 프로 제품군과 달리, 금속 시계줄과 비슷한 형태의 힌지를 외부에 노출했다. 마치 액세서리를 달아놓은 모습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믹스700은 커버 형태의 키보드를 기본 제공한다. 커버는 가죽이라 질감이 좋으며, 손에 쥐고 다녀도 어색하지 않다. 키보드의 키 감은 나쁘지 않다. 사실 이렇게 얇은 커버형 키보드의 경우 키감이 아주 얕아서 마치 플라스틱 판을 손가락으로 치는 느낌이 드는데, 믹스700의 키보드는 '짤각 짤각'이라는 느낌이 조금이나마 들어서 치는 맛이 있다.
또한, 키보드 윗부분을 본체와 자석으로 고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타건 각도를 만들어준다. 조금이나마 손목을 편하게 할 수 있으며, 여기서 생기는 장력 덕분에 키보드 반발력도 조금 더 좋아지는 느낌이다.
다만 키 구성 자체는 조금 아쉽다. 백스페이스 키가 유난히 작아서 익숙해지지 않으면 바로 옆에 있는 + 키를 실수로 누르는 일이 많겠다. 게다가 간혹 입력 지연 현상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를 제외하면 키보드는 만족스러운 편이다.
키보드와 본체는 자석으로 고정되는 도킹 형이다. 본체와 연결되는 힘은 제법 견고하다. 연결한 상태에서 키보드를 쥐고 거꾸로 들어도 쉽게 분리되지 않는다. 가볍게 흔드는 정도로는 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정말 떨어트릴 생각으로 크게 흔들면 자석이 분리되니(물론 실제 사용 시 이렇게 흔들릴 일은 없겠지만) 굳이 추천하지는 않는다.
본체 양쪽 측면에는 USB 단자를 각각 하나씩 갖췄다. 두 단자 모두 일반 크기의 USB(A형)이기 때문에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 등 별도의 USB 장치를 쉽게 연결할 수 있다. 둘 중 하나는 USB 3.0, 다른 하나는 USB 2.0을 지원하며, 이중 2.0 단자는 본체 충전 기능을 겸한다. 이밖에 미니HDMI 단자를 갖춰 외부 디스플레이를 연결할 수 있으며, 킥스탠드 안쪽에는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이 있어 추가로 저장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배터리 지속시간 역시 수준급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코어 m 프로세서의 특징 중 하나는 저전력이다. 여기에 냉각팬이 없는 만큼 이를 작동하기 위한 전력 소모도 아낄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 배터리 지속시간은 어떨까? 화면 밝기 40%, 음량 50%로 맞춘 뒤 와이파이를 켜고 유튜브 동영상을 연속 재생했다. 성능 모드는 절전으로 설정했으며 윈도우 10의 배터리 절전 모드를 켰다. 이 상태에서 동영상을 약 3시간 연속 재생했을 때 남은 배터리는 68%로, 5시간 이상 더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만약 와이파이를 끄고 화면을 조금 더 어둡게 한다면 10시간 가까이 연속 사용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제품 가격은 코어 m3 모델 기준으로 89만 9,000원(운영체제 포함)이다. 모델에 따라 프로세서, 메모리, 저장장치 용량 등이 다양하니 필요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