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끝판왕' 28포트 USB 허브, 아이플렉스 몬스터28
[IT동아 김영우 기자] USB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IT 기기용 인터페이스의 대명사다. 키보드나 마우스, 프린터와 같은 PC 입출력기기뿐 아니라 휴대용 메모리, 외장하드를 비롯한 대다수의 주변기기가 USB 규격을 이용한다. 데이터 전송 기능 외에 전력 공급 기능도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같은 휴대용 단말기를 충전할 때도 USB 포트를 이용하곤 한다.
다만, PC에 달린 USB 포트의 수는 기껏 해야 데스크탑의 경우 4~8개, 노트북의 경우는 2~4개 정도가 고작이다. 그래서 많은 사용자들이 USB 포트의 수를 확장하는 USB 허브를 별도로 구매해 쓰곤 한다. 이를 통해 3~4개 정도의 포트를 추가로 확장할 수 있다.
그런데 경우에 따라서는 이 조차도 부족하다고 느낄 사용자도 있을 것이다. 건평정보통신의 IT 주변기기 브랜드인 아이플렉스(IPLEX)의 '몬스터28(KP-28)'은 너무나 우직한 방법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 이는 무려 28개의 USB(2.0 / 3.0) 포트를 한데 모은 USB 허브로, 정말로 많은 USB 기기의 동시 접속 및 충전이 가능한데다 포트 별 ON/OFF 기능, 고속 충전 기능 등, 유용한 기능도 다수 갖췄다.
손바닥만한 면적에 포트 28개가 펼쳐진 '장관'
아이플렉스 몬스터28의 길이와 너비는 205 x 118mm 정도로, 어른 손바닥만 하다. 이 정도의 면적에 무려 28개의 USB 포트가 달려있으니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중 12개는 제품 상단에, 12개는 양 측면에 달려있으며, 나머지 4개는 정면에 달려있다. 이 중 상단 2개, 측면의 2개는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USB 3.0 규격이며, 나머지는 모두 일반 USB 2.0 규격 포트다.
그리고 전면 4개를 제외한 각 포트를 켜거나 끌 수 있는 개별 스위치도 달려있다. 직접 장치를 꽂거나 빼는 것 보다 간편하게 각 장치의 ON/OFF를 할 수 있어 편리하다. 다만, 각 버튼이 균일하게 눌러지지 않고 약간 비스듬하게 눌러지는 경우도 있다. 쓰는데 불편은 없지만, 이런 세세한 마무리까지 꼼꼼하게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고속 충전 위한 4개의 특별한 포트
전면 4개 포트는 ON/OFF 스위치가 없는 대신 고속 충전 기능을 갖췄다. 푸른색 LED가 켜지는 DATA/Power 상태에선 다른 포트와 마찬가지로 저속 충전 및 데이터 전송 겸용의 기능을 수행하지만 하단의 버튼을 눌러 Fast Charging(붉은색 LED) 상태로 전환하면 데이터 전송 기능이 꺼지는 대신 1.5A 출력의 전력이 공급되어 고속 충전이 가능하다.
참고로 시중에 팔리는 USB 충전기의 경우, 일반 제품은 1.0A 전후, 고속 충전 지원 제품은 2.0A 전후 수준의 출력을 제공한다. 1.5A 정도면 고속 충전기에 직접 꽂은 것 보다는 약간 느리겠지만 PC의 USB 포트에 직접 연결한 것보다는 빠른 충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패드 시리즈와 같은 일부 태블릿 제품은 PC의 USB 포트에 연결했을 때는 충전이 되지 않고 전용 충전기를 써야 충전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고속 충전 모드 상태의 몬스터28의 전면 포트에 아이패드를 연결해 보니 정상적으로 충전 중 메시지가 표시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고속 충전 기능을 이용할 때는 본체에 동봉된 보조용 충전어댑터를 연결해 두어야 좀더 안정적인 작동이 가능할 것이다.
충전용 포트 4개 달린 보조 전원 공급용 USB 어댑터 동봉
만약 이것만으로도 포트가 부족하다고 생각된다면 동봉된 USB 충전 어댑터에 달린 4개의 USB 포트도 이용할 수 있다. 이중 1개의 포트에 몬스터28 허브를 연결해 보조 전원 공급용으로 쓸 수 있다. PC의 USB 포트 1개에서 공급되는 전력 만으로 몬스터28의 모든 포트를 원활하게 구동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이 어댑터를 연결하지 않아도 몬스터28은 작동은 한다. 다만, 이 경우에는 외장하드나 태블릿PC와 같이 전력 소모가 큰 주변기기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두자.
어댑터의 출력은 DC5V-5A 수준인데, 어댑터 자체에 달린 4개의 USB 포트에 직접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연결해 충전도 가능하다. 참고로 어댑터에 달린 USB 포트는 충전 전용이며, 데이터 전송 기능은 없다. 아무튼 이를 이용하면 허브 본체의 포트와 더불어 총 31(28+3)개의 USB 기기를 동시 연결하는 대단한(?)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PC에 직접 연결했을 때와 비교해도 성능 저하 거의 없어
그럼 이런 특이한 제품이 과연 쓸 만할지 테스트를 해볼 차례다. 최적의 성능을 내기 위해 동봉된 USB 전원 어댑터를 꽂고 테스트를 진행했다. 일단 데이터 전송 속도가 잘 나오는지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이용해 측정해봤다. USB 3.0 규격의 외장하드를 이용, 일단 몬스터28 허브를 거치지 않고 코어 i7급(스카이레이크) 데스크톱 PC의 USB 3.0 포트에 직접 연결, 크리스탈디스크마크 프로그램을 이용해 성능 테스트를 했다. 테스트 결과는 65MB/s 전후의 읽기 및 쓰기 속도를 냈다.
다음은 몬스터28의 USB 3.0 포트에 동일한 외장하드를 연결, 같은 방법으로 성능을 측정했다. 테스트 결과, 데이터 읽기 및 쓰기 속도는 65MB/s 전후로 측정, 거의 성능 변화가 없었다. 일상적인 이용에서 기본적인 데이터 전송 능력 자체는 문제가 없는 것 같다.
16개 기기 동시에 꽂아도 안정적인 성능 발휘
그렇다면 좀 더 많은 USB 기기를 동시에 이용하는 상태에서는 어떨까? IT동아 사무실 내에 있는 여러가지 USB 장비를 최대한 많이 몬스터28에 꽂아봤다. 외장하드 1개 외에 USB 메모리 10개, 키보드와 마우스 각 1개씩, 그리고 USB 방식의 외장 ODD, 그리고 태블릿(아이패드2) 및 스마트폰(넥서스6P)에 이르기까지 총 16개에 달하는 기기를 동시 연결해봤다.
이런 상태에서도 여전히 몬스터28에 연결된 16개의 모든 기기가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10개의 USB메모리에서 모두 HD급 동영상을 1개씩, 총 10개의 동영상을 동시 재생하면서 외장하드의 전송속도를 측정해봤는데, 동영상의 끊김도 없었고, 읽기와 쓰기 속도도 65MB/s 전후를 기록, 거의 오차범위 수준의 성능 변화만 있었다.
물론 테스트에 이용한 PC가 코어 i7를 탑재한 고성능 시스템이었고, 가지고 있는 USB 장비의 수량 문제 때문에 28포트 모두를 동시에 활용해 보지는 못한 점도 염두 해야 하겠지만 몬스터28의 기본적인 성능 자체가 수준급이라는 것 자체는 분명하다. 그리도 몬스터28을 이용할 때는 되도록 PC의 USB 3.0 포트에 연결하도록 하자. USB 2.0의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에서 이 많은 포트에 성능을 골고루 분배하긴 힘들 것이다.
전원 어댑터 연결하지 않아도 쓸 수 있으나 성능은 저하
참고로, 상기한 대로 위 테스트는 동봉된 USB 전원 어댑터를 연결한 상태에서 진행되었다. 전원 어댑터를 연결하지 않고 PC에 USB 케이블 1개만 연결한 상태에서도 작동 자체는 가능하지만, 전력 부족 때문에 한계가 있다.
전원 어댑터를 연결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USB 메모리나 키보드, 마우스와 같이 소비 전력이 적은 기기는 5~6개까지 무리 없이 작동했으나, 이 상태에서 외장하드까지 연결하니 원활한 구동이 되지 않았으며, 태블릿(아이패드)의 충전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본래의 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되도록 전원어댑터까지 연결한 상태에서 이용하도록 하자.
콘셉트는 '엽기', 성능은 '진지'
아이플렉스 몬스터28(KP-28)을 처음 봤을 때는 정말 엽기적인 제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특이한 제품이 제대로 작동은 할지 의문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제품을 활용해 보니 의외로 괜찮은 활용성을 가진데다 성능도 좋은 편이라 제법 호감이 느껴졌다. 콘셉트는 엽기적일 지언정, 성능은 진지하다.
물론 일반적인 PC 사용자가 5~6개 이상의 USB 장치를 동시에 쓸 일은 그다지 없다. 게다가 아이플렉스 몬스터28(KP-28)의 2016년 2월 현재 인터넷에서 9만원대 후반이나 10만원대 초반 정도에 팔리고 있다. 기존의 USB 허브 보다는 다소 고가이긴 하지만 제품의 구성이나 성능을 고려해 본다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이며, 무엇보다도 현재 시중에 팔리는 USB 허브 중에 28포트를 가진 제품은 이게 유일하다. 모든 사람들에게 권할 순 없겠지만, 이런 제품이 필요한 사람은 어딘가 꼭 있는 법이니 나름의 시장을 확보할 듯 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