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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보니] 혼다 뉴 어코드로 맛 본 '애플 카플레이'와 '무선 충전'

강형석

혼다 뉴 어코드

[IT동아 강형석 기자] 누군가를 노려보는 듯한 눈매, 다부진 체격을 강조하는 캐릭터 라인, 하지만 부드러운 느낌의 실루엣. 9.5세대라는 2016년형 '뉴 혼다 어코드(New Honda Accord)'를 보고 느낀 첫인상이다. 지난 2016년 1월 20일, 새로운 혼다 중형 세단을 시승할 수 있었다. 이번 시승은 37km 남짓한 편도 주행 뿐이었기에 주행 성능보다, 새롭게 추가된 기능을 바탕으로 미래의 혼다를 가늠해 보기로 했다.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어코드에 대해 알아보자. 이 차량의 역사는 19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4도어 살롱의 해치백 모델이 어코드의 시초라 한다. 이후 꾸준히 세대를 거듭하며 2012년, 9세대로 진화했다. 9.5세대라는 현행 모델은 지난해 11월 출시됐다. 차량은 2.4 EX-L과 3.5 V6 두 트림으로 운영하고, 가격은 각각 3,540만 원과 4,260만 원.

눈에 띄는 '듀얼 디스플레이'

차량 내부에 대한 상세한 것은 제대로 된 시승 이후로 미뤄두고, 일단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두 개의 디스플레이다. 혼다는 이를 듀얼 디스플레이(Dual Display)라 부른다. 듀얼 디스플레이는 기존 어코드에도 있었으나, 이번에는 그 크기나 성격이 많이 달라졌다고. 9.5세대 어코드에는 상단 7.7인치, 하단 7인치 디스플레이가 각각 탑재됐다.

상단 7.7인치 디스플레이는 주로 운전자의 정보 전달에 초점을 뒀다. 운전을 방해하지 않도록 시야 또한 전방에 근접해 있다. 여기에는 보조석에 달린 카메라로 우측 후방을 볼 수 있는 '레인와치(Lane Watch)' 기능도 포함된다.

혼다 뉴 어코드 듀얼 디스플레이

스티어링 휠 좌측에 있는 메뉴 화면 전환 및 원형 버튼을 누르니 시계가 나오거나 음악 재생 등이 가능했다. 연비도 표시된다. 말 그대로 필요한 정보를 고개 숙이지 않아도 보게끔 만들어 놓았다. 휴대폰이 연결되어 있는 상태라면 원형 버튼 아래에 있는 버튼으로 전화나 취소도 가능하다. 애플 카플레이 연결 시에는 시리를 불러오는 것도 된다.

하단의 7인치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이나 애플 카플레이(Car Play)를 위한 영역이다. 사실, 뉴 어코드는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를 동시에 지원하는 몇 안되는 수입차다. 그러나 국내 사정으로 인해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은 봉인된 상태. 향후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여건이 되면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금할 예정이라고 한다.

내비게이션은 아틀란을 개발한 맵퍼스와 혼다가 공동 개발한 전용 제품을 쓴다. 과거 수입차는 내비게이션을 제공했지만 일체감을 주지 못했다. 기존 차량에 셋톱박스 형태로 연동해 제공했기 때문. 그만큼 성능도 떨어지고 인터페이스의 일체감을 줄 수 없었다.

이젠 다르다. 최근 BMW나 아우디 등 수입차 브랜드도 자체 개발한 내비게이션을 포함해 제공하고 있다. 반면, 완성도 측면에서는 아직 국산 내비게이션을 따라오지 못한다. 뉴 어코드는 이런 부분을 국내 내비게이션 개발사와 공동개발로 해결하고자 했다. 실제 확인해 보니 지도나 인터페이스 모두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아틀란 기반 내비게이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능도 마찬가지. 스마트폰 테더링(무선 네트워크)이나 포켓 와이파이 같은 외부 네트워크 연결을 지원하고 있으며, 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 지도 갱신이나 교통상황을 반영하는데 쓴다. 여기에서 벌써 뉴 어코드는 최신 IT 기술과 밀접하게 다가가고 있는 듯 하다.

듀얼 디스플레이는 그 기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운전 정보나 내비게이션, 멀티미디어 조작 정도에 그치지만 향후 더 넓은 디스플레이 영역과 해상도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레인와치에서 더 발전한 형태로 여러 각도의 카메라가 보여주는 화면을 한 번에 표시하거나, 차량 내의 지저분한 버튼들을 단순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다.

조수석 거울 보지 않아도 차선 변경 '레인와치'

달리면서 놀랐던 것은 바로 '시야' 였다. 자동차는 생명을 싣고 빠른 속도로 달리는 장치로 항상 일직선으로 달리지 않으며, 필요에 따라 차선을 이동해야 한다. 스티어링 휠이 좌측에 있는 우리나라 자동차 특성상 좌측 시야 확보는 유리한 반면, 조수석 방향인 우측 시야 확보는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반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동차 제조사는 넓은 시야 제공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도 주행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

레인와치 카메라

뉴 어코드는 이를 레인와치 기술로 어느 정도 보완했다. 이 기술은 특별하지 않다. 단순히 우측 시야 확보를 위해 조수석 사이드 미러 밑에 렌즈를 하나 달았고, 카메라가 보는 것을 실내에 표시해 준다. 작지만 안전 운전에 큰 도움이 된다.

카메라는 80도 시야를 제공하는데, 자동차 오른쪽 측면을 중심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차선 이동 전, 어떤 상황인지 한 눈에 파악 가능하다.

레인와치 스위치

기능은 우측 방향 지시등을 작동하면 그 때마다 상단 디스플레이가 전환되어 바깥 상황을 보여준다. 하지만 사용자 임의로 기능을 활성화해도 된다. 등화조작 스위치에 레인와치를 활성화하는 버튼이 달려 있는데, 이를 누르면 항시 작동하게 된다.

레인와치 기능
< 레인와치를 활성화하면 고개를 오른쪽으로 많이 돌릴 필요가 없다. >

이것이 발전한 형태라면 꼭 사이드 미러가 없어도 차량 측면에 탑재된 카메라만으로 주변 상황을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혼다 뉴 어코드의 레인와치 기술은 그 첫 발을 내딛은 형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하다.

애플 카플레이, 무선 충전 등 '최신 유행'도 반영… 그러나

애플 카플레이와 무선 충전 등 최신 유행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부분도 돋보인다. 두 기능 모두 타 국산 및 수입차들과 비교해 도입이 빠른 편이다. 혼다가 최신 IT 트렌드를 따르기 시작한 것이 의외다. 이런 최신 기술 도입은 대부분 독일차들 몫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최근 렉서스나 쉐보레, 현대기아차 등에서도 카플레이와 무선 충전 기능을 도입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더 늘어날 것임에 틀림없다.

애플 카플레이

카플레이는 차량 센터페시아 하단의 수납함을 연 뒤, USB 단자에 아이폰을 연결하면 된다. 이와 함께 듀얼디스플레이 하단, 내비게이션이 나오는 영역에 익숙한 형태의 아이콘들이 등장한다.

이 상태에서 운전자는 다양한 기능을 누리게 된다. 전화는 기본이고 지도나 메시지 확인도 카플레이에서 이뤄진다. 심지어 정차한 상태에서 큰 화면으로 인터넷 브라우저를 통한 검색이나 홈페이지 방문도 가능하다. 통신은 연결된 아이폰의 LTE를 쓴다. 아직은 음악이나 통화, 메시지 확인 외에는 그렇게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지만 업데이트가 꾸준히 이뤄지면 가치는 충분해 보였다.

카플레이 인터넷

인터넷 브라우저는 내비게이션 내에서 구현된다. 참고로 뉴 어코드에 탑재된 내비게이션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구글 플레이를 쓰지 못하지만 인터넷은 가능하다. IT동아 홈페이지를 연결해 봤으나 플래시는 당연히 표시되지 않았고, 일부 오브젝트도 매끄럽게 구현되지 않았다. 이건 우리가 바꿔야 할 부분이겠지만.

당연한 이야기지만 시리도 된다. 스티어링 휠 아래에 있는 음성명령 버튼을 누르면 시리가 소환된다. 이 때 음성으로 전화나 메시지 등을 보내거나 음악 재생 등 명령을 내리면 된다. 처음에는 차량 내에서 음성 인식률이 낮을거라 예상했는데,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일부 애매한 발음만 제외하면 대부분 인식을 해냈고, 그에 맞는 기능이 실행됐다.

혼다 뉴 어코드 무선 충전대

무선 충전 기능도 살펴봤다. 혼다코리아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뉴 어코드에서는 치(Qi) 방식의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고 한다. 자기유도 충전 방식으로 기기와 충전패드가 가까이 있어야 하는 아쉬움은 있으나, 구현이 쉽고 전자파 영향에 대한 우려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공급 전력이 높아야 만족스러운 충전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스마트기기나 액세서리가 늘고 있는데, 최근 스마트폰 충전 전류가 2~2.5A 수준이다. 전송 과정에서의 손실을 감안하면 차량이 최소 2A 이상 전류를 내보내야 만족스러운 충전 성능이 나온다. 그런데 뉴 어코드의 무선 충전 전류는 1A. 충전 속도가 어느 정도일지 걱정이 앞선다.

무선 충전 성능

실험해보고자 기자가 보유하고 있는 갤럭시 S6로 무선 충전을 시도했다. 무선 충전은 센터페시아 중앙 하단에 있다. 한글로 경고 문구도 붙였으니 쉽게 찾을 수 있다. 바닥은 고무 재질로 격한 이동 중에 스마트기기가 움직이지 않도록 했다.

기기를 올려놓기 전, 갤럭시 S6의 배터리는 79%. 약 1시간 남짓한 이동거리지만 실제 충전은 30분만 진행했다. 애플 카플레이와 무선 충전이 동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압 및 전류가 부족해 제한을 둔 것이 아닐까 예상된다.

30분 가량의 충전 후, 갤럭시 S6를 꺼내보니 94% 충전된 것으로 표시됐다. 30분에 15% 충전됐다. 충전 속도 자체는 만족스럽다 보기 어렵지만, 없어서 못 쓰는 것과 있는데 안 쓰는 것은 분명 다르다. 일반적인 직장인 출퇴근 거리가 1시간 가량일 테니 30%씩 충전된다 계산해 보면 급할 때 쓰면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아쉬운 부분은 애플 카플레이와 무선 충전은 동시에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향후 이 차량을 소유할 운전자가 인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혼다 뉴 어코드

아주 잠깐의 시승이었지만 뉴 어코드는 혼다가 앞으로 어떤 기술을 적용해 갈 것인지 가늠할 좋은 기회였다. 특히 레인와치나 카플레이, 무선 충전 기능은 향후 출시될 혼다 차량들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할 부분이 아닐까 예상된다. 그 동안 혼다는 차량 자체의 기본기는 탄탄했어도 최신 유행에 둔감하다는 평을 받았다. 뉴 어코드를 보니 그런 고정관념을 깰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치 그 동안 무뚝뚝했던 사람이 어느 날 살갑게 다가와 이것저것 꼼꼼하게 챙겨줄 때의 느낌 말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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