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Where)? AWS 국내 데이터센터 '서울 리전' 가동
[IT동아 강일용 기자]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지난 7일 깜짝 발표를 했다. 국내에 데이터센터(서울 리전, Region) 설치를 완료했고, 오늘부터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발표다. 앤디 제시 AWS 글로벌 총괄 사장이 이러한 내용을 AWS 클라우드 컨퍼런스에서 공개하자 청중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AWS 서울 리전은 두 개의 가용 영역으로 구성돼 있고, 각 가용 영역은 각기 독립된 전원, 네트워킹, 연결성을 갖추고 지리적으로 분리된 데이터센터다. 하나의 가용 영역은 다른 가용 영역에서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영향을 받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어, 한 개의 데이터센터로 구성된 것 보다 훨씬 더 높은 안정성, 데이터 가용성, 내결함성, 확장성을 제공한다.
AWS 서울 리전 설치는 어떤 의미를 품고있는 걸까. AWS가 국내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명백하게 드러낸 것이다. 국내와 글로벌 서비스를 병행하길 원하는 기업이 그 타겟이다.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가 기업 활동의 다양한 부분을 잠식했지만, 여전히 진출하지 못하는 부분이 하나 남아있었다. 바로 빠른 반응속도를 요구하는 로컬(국내) 서비스다. 대표적인 사례로 PC 온라인 게임을 들 수 있겠다.
사소한 지연시간에도 민감한 게이머들 때문에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PC 온라인 게임은 국내 데이터 센터를 보유한 로컬 호스팅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AWS 서울 리전이 설치됨에 따라 AWS 역시 로컬 호스팅 서비스와 대등한 반응속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AWS는 서울 리전을 통해 국내에서 밀리세컨드(millisecond, 1000분의 1초) 단위의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고, (익명을 요구한) 국내의 한 게임 개발사 관계자 역시 “AWS 도쿄 리전에서 AWS 서울 리전으로 데이터를 옮기는 작업을 진행 중인데, 반응속도가 2배 가까이 빨라졌다”고 전했다.
정상원 넥슨 부사장은 "기존에는 모바일 게임 히트(Hit)의 서비스를 도쿄 리전을 활용해 제공하고 있었으나, 서울 리전 발표와 함께 서울 리전으로 서비스 거점을 옮겼다"며, "AWS 서울 리전이 열림에 따라 모바일 게임뿐만 아니라, 빠른 응답속도를 필요로 하는 국내 PC 온라인 게임 서비스에도 AWS를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가용 영역을 두 개나 설치함에 따라 중단되면 치명적인 문제 또는 손실을 야기하는(미션 크리티컬) 기업의 ERP와 CRM도 AWS 서울 리전에 유치할 수 있게 됐다.
김완규 미래에셋자산운용 IT본부 상무는 "AWS 서울 리전이 열림에 따라 보다 민감하고 미션 크리티컬한 업무를 AWS로 이전할 수 있게 됐다"며 미래에셋의 로컬 서비스 역시 AWS 서울 리전을 통해 제공할 것임을 시사했다.
글로벌 공략을 위해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물색하던 국내 기업과 스타트업들도 AWS를 선택하는 비중이 급증할 전망이다. 반응 속도와 전세계 동시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AWS, 애저, 컴퓨트 엔진을 비교하고 있었는데, 서울 리전의 설립 때문에 AWS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 서비스 이용 비용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AWS를 활용해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서비스의 한국 시장 진출도 한층 쉬워질 전망이다. 현재 AWS를 활용해 국내 서비스를 제공 중인 대표적인 기업으로 넷플릭스, 어도비(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마케팅 클라우드), 오토데스크(SW 디스트리뷰션), SCEK(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 등을 들 수 있다. 과거에는 국내에서 느린 반응 속도를 지적받았지만, 해당 업체에서 서비스 거점에 AWS 서울 리전을 추가하면 국내 서비스 업체 못지 않은 반응 속도와 쾌적한 사용 환경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리전 가동으로 AWS는 전 세계 12개의 리전에 걸친 총 32개의 가용 영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향후 중국, 인도, 미국 오하이오, 영국에 추가로 4개의 AWS 리전과 9개의 가용 영역을 새롭게 설치할 예정이다.
AWS 서울 리전이 설립됨에 따라 다른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MS 애저, 구글 컴퓨트 엔진) 및 로컬 호스팅 업체(KT, LG유플러스 등)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타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가 국내 기업 공략을 위해 가격 인하와 국내 데이터 센터 설립 가운데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지켜볼 일이다. 로컬 호스팅 업체 역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가격 인하와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 유치 가운데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 IT동아 강일용( 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