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16]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 인텔 리얼센스
[라스베이거스=IT동아 이상우 기자] 라스베이거스에서 현지시간으로 1월 6일(한국시간 1월 7일)부터 1월 9일까지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 전시회 CES 2016이 열렸다. 국내 대표 제조업체는 물론, 전세계 유명 기업이 대거 참가해 올 한해 출시할 신제품과 전략을 공개한다. 특히, 연초에 진행하는 행사인 만큼 한 해의 기술 동향과 성패를 조망할 수 있는 자리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로 50회를 맞는 CES 2016에는 약 3,600개의 업체가 부스를 마련해 방문객을 맞았다.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은 CES 2016에서 주력 상품인 반도체 대신 3D 렌더링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각종 솔루션을 선보였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3D 프린팅 등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기술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인텔의 리얼센스는 입체적인 사물과 공간을 인식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적용된 카메라는 배경과 사물을 분리해 사물의 입체적인 모습만을 인식하거나, 카메라로 촬영한 공간 전체를 하나의 3D 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윈도우 10에는 웹캠으로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해 잠금을 해제하는 기능이 있다. 그런데 이 기능은 사용자 사진을 가져다 카메라 앞에 두면 사용자의 얼굴로 인식해 잠금이 풀리는 경우가 있다. 만약 웹캠에 리얼센스 기술이 적용됐다면 사진만으로는 이런 것이 불가능하다. 사진 자체는 평면이기 때문에, 실제 얼굴의 입체적인 모습을 인식하지 못하면 잠금은 풀리지 않는다.
CES 2016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유닉이 개발한 드론, 타이푼H다. 타이푼H에는 리얼센스 기술을 적용한 카메라와 인텔 아톰 프로세서가 탑재돼 있다. 카메라는 사용자와 지형의 모습을 인식하고, 비행하면서 사용자를 자동으로 추적하며 촬영한다. 몸에 부착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액션캠'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자신을 촬영하는 셈이다. 또, 리얼센스 카메라를 통해 지형을 인식하기 때문에 자동 비행 중에 장애물을 만나더라도 부딪히지 않으며, 장애물을 통과할 수 없다면 그 자리에 자동으로 착륙한다.
HMD에 적용하는 사례도 공개했다. 일반적인 가상현실용 HMD에 리얼센스 카메라를 더해서 사용자의 몸을 가상현실속에 그대로 반영한다. 사용자는 손을 뻗어 가상현실에 구현된 3D 물체를 잡거나 옮길 수 있다. 또한, 카메라를 통해 들어온 정보를 바탕으로 고개를 돌리는 것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걸음도 여기에 반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게임을 제작하거나 가상현실 공간 속에서 3D 조형물을 만드는 작업 등도 가능하다.
<리얼센스를 적용한 스마트폰용 HMD로, 리얼센스 카메라는 스마트폰에 부착돼 있다>
3D 그래픽 스타트업 업체인 우라놈(Uraniom)은 리얼센스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의 모습을 게임 속 3D 아바타로 제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태블릿PC 등의 리얼센스 카메라로 사용자 모습을 돌아가며 스캔하고, 이를 통해 3D 아바타를 만든다.
아케이드 게임에 적용된 사례도 있다. 테이블에 쌓여있는 모래를 손으로 밀어 언덕이나 계곡을 만들면 리얼센스 카메라가 이를 인식해 게임 속 지형을 3D로 그려낸다. 이후 상단에 있는 빔 프로젝터가 모래 위에 게임 화면을 투사하면, 사용자는 게임 속에 있는 이 전차로 지형을 오르내리며 적과 싸울 수 있다. 모래로 벙커를 만들거나 고지를 만드는 등 전략적인 플레이도 가능하다.
게임용 주변기기 제조 기업 레이저는 리얼센스 기술을 적용한 웹캠을 선보였다. 이 웹캠은 게이머와 배경을 분리해서, 게이머의 모습만을 녹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이런 작업을 위해서는 배경에 녹색이나 청색 스크린을 놓고 크로마키 등의 작업을 해야 했다. 이를 통해 개인방송 플랫폼을 통한 방송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산업 현장에 적용된 사례도 있다. DAQRI 리얼센스 기술과 인텔 코어 m7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 안전모를 선보였다. 이 안전모는 증강현실을 바탕으로 작업자에게 여러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가스 배관 작업 중이라면 배관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계기판 상태는 정싱인지, 레버를 어느 쪽으로 돌려야 위험을 막을 수 있는지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이 기술은 향후 제조업이나 항공 등 폭넓은 분야에 적용될 수 있으며, 이번 시연에 등장한 스마트 안전모는 올해 출시 예정이다.
자포스가 개발한 솔루션은 리얼센스를 이용해 신체 수치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온라인 의류 쇼핑도 도와준다. 리얼센스 카메라의 3D 스캐닝 기능을 통해 정확한 신체 수치를 파악할 수 있으며, 사용자는 실제로 제품을 입어보지 않고도 가상의 공간에서 자신에게 맞는 옷을 고를 수 있다. 메모미는 이와 비슷한 기술을 적용한 거울을 시연했다. 리얼센스 기술을 통해 사용자 모습을 실시간으로 렌더링 한 후 스크린에 표시한다. 여기에 여러 색상이나 디자인의 옷을 입혀가며 자신과 어울리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실시간 렌더링을 통해 앞모습은 물론 옆이나 뒤로 돌아가며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