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6s와 iOS 9의 변화, 이런 점이 좋더라
[IT동아 김태우 기자] 애플은 아이폰 6s∙6s 플러스에 대해 '달라진 것은 단 하나, 전부입니다'라고 이야기할 만큼 모든 부분에서 바뀌었다는 걸 강조하고 있다. 아이폰은 숫자가 바뀔 때 외형이 변하고, s가 붙을 때 내면이 변한다. 아이폰 6s 또한 외형은 전작과 동일하다는 점 하나 외엔 무엇하나 같은 것이 없다.
아이폰 6s를 사용한 지 어느덧 두 달이 넘었다. 짧은 시간임에도 그 사이 사용 습관은 여러 면에서 달라졌다. 아이폰 6s가 전작과 많이 다르다는 걸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이번 시간에는 아이폰 6s와 iOS 9의 여러 변화 중 처음엔 다소 사소하게 생각했지만, 쓰면 쓸수록 새삼 와 닿는 점들을 몇 개 뽑아 봤다.
먼저 '시리'는 충전 중이 아니더라도 음성으로 호출할 수 있게 됐다. 아이폰 6에서는 충전 중일 때만 음성으로 호출되었지만, 아이폰 6s에서는 평소에도 음성 호출을 지원하게 된 것이다.
이는 M9 모션 보조 프로세서 덕이다. M9 모션 보조 프로세서는 가속도계, 나침반, 자이로스코프 및 기압계와 연동하여 다양한 피트니스 관련 측정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걸음 수, 거리, 고도 변화, 뛰거나 걷는 속도 등을 측정해 준다. 애플이 보조 프로세서를 적용한 이유는 배터리 소모 때문이다. 메인 프로세서를 깨우지 않고, 배터리 소모가 적은 보조 프로세서로 실시간 기록을 하는 것.
그동안 보조 프로세서는 별개로 만들어졌다. 즉 2개의 프로세서가 쓰인 것. 하지만 아이폰 6s에서는 M9를 메인 프로세서인 A9 칩에 직접 내장했다. 그리고 M9를 활용해 항상 음성 명령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충전 중이 아니더라도 음성으로 호출할 수 있는 이유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사용자의 목소리 기억이다. 아이폰 6를 충전하고 있는데, 앞의 발표자 소리에 반응해 시리가 호출되는 경험을 겪어본 이가 있을 터. 갑자기 시리의 목소리가 들려오면 여간 당황스러운 것이 아니다. 집에서 TV를 보고 있을 때도 종종 TV 소리에 시리가 응답하곤 한다.
이 때문에 iOS 9에는 음성 호출 기능을 활성화하면, 사용자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부터는 사용자의 목소리에만 시리 음성 호출이 반응하게끔. 물론 100% 완벽하지 않지만, 몇몇 지인과 테스트해보니 내 목소리를 제법 잘 잡아낸다.
터치 ID는 아이폰 6보다 더 빨라졌다. 아이폰 6에서는 잠금 화면을 해제하기 위해 홈버튼을 딸깍 누르고, 손가락을 잠시 올려 두어야 지문을 인식한다. 하지만 아이폰 6s에서는 홈버튼을 누르자마자 손가락을 떼도 지문 인식을 해버리고, 잠금을 해제한다. 마치 잠금 화면 설정을 안 한 느낌이다.
이렇게 빠른 지문 인식으로 잠금 화면의 알림을 보기 위해 홈 버튼을 누르면, 잠금 화면이 해제되어 버려 알림을 볼 틈이 없다. 그래서 일부 사용자는 불평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나도 그것이 불편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쓰다보니, 홈버튼을 누르자마자 즉각 잠금이 해제되는 것이 오히려 더 편하다. 지문 인식이라는 과정은 그대로 있지만, 더는 사용자가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사파리에는 웹페이지를 PDF로 변환해 아이북스에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사실 이 기능은 맥의 사파리에서 제공하던 기능인데, iOS 9에 추가되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도 웹페이지를 쉽게 PDF로 변환해 보관할 수 있게 된 것.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사파리에서 저장할 웹페이지를 띄운 후, 하단의 공유 버튼을 누르면 'PDF파일을 iBooks에 저장'이라는 메뉴가 추가되어 있다. 이를 선택하면 된다. 그럼 아이북스 앱이 열리면서 PDF로 변환된 웹페이지를 띄워준다.
이렇게 저장된 PDF 파일은 이메일로 쉽게 공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메일 앱의 '마크업' 기능을 이용해 주석이나 스케치 등을 추가할 수 있다. 아이폰에서는 웹페이지 전체를 스크랩하기 쉽지 않은데, 이를 통해 웹페이지를 한방에 스크랩하고 의견까지 곁들여 공유할 수 있는 셈.
물론 PDF로 저장되기 때문에 인터넷이 되지 않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열람할 수 있으며, 아이튠스를 사용해 OS X용 아이북스와 동기화도 할 수 있다.
아이폰 6s에서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기능을 꼽으라면, 역시나 '레티나 플래시'다. 레티나 플래시는 어두운 곳에서 셀카를 찍을 때 화면을 플래시로 활용하는 기능이다. 셀카를 잘 찍지 않기 때문인데, 직접 사용해 보니 어두운 곳에서 제법 쓸모가 있다.
레티나 플래시에도 후면 플래시처럼 트루폰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 주변 조명을 측정하고 그에 맞춰 플래시를 터뜨려준다. 다소 어두운 곳에서 셀카를 찍는 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해 볼 것을 권장한다.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마지막으로 아이폰 6s의 생명을 연장해 주는 '저전력 모드'. 평소 충전을 잘 하고 다니기는 하지만, 한 번씩 아이폰 배터리에 빨간불이 들어 온다. 불안한 마음에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지만, 아이폰은 이내 꺼지고 만다. 하지만, 지금은 iOS 9에 추가된 저전력 모드 덕에 노란불이 들어오고, 훨씬 오래 버틸 수 있다. 이전 같았으면 전화가 꺼졌을 시간이지만, 저전력 모드로 이런 상황을 모면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저전력 모드는 배터리 잔량이 20% 남게 되면, 팝업 창이 뜨면서 사용할 것인지 묻는다. 기능을 활성화할 경우 최대 4시간까지 아이폰이 살 수 있다. 물론 저전력 모드에서는 이메일 가져오기, 백그라운 앱 새로 고침, 와이파이 연결, 일부 시작적 효과, 자동 다운로드, 시리 음성 호출 등의 기능을 줄이거나 끄게 된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