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북권 창업 생태계 육성, 성북 비즈니스센터의 서비스 기업은?

안수영 syahn@itdonga.com

[IT동아 안수영 기자] 청년 창업과 일자리 창출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으며, 그 중요성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정부기관 및 지역 사회에서는 각종 창업을 지원하는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다.

성북 비즈니스센터
성북 비즈니스센터

서울 동북권의 경우, 성북구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성북 스마트 앱 창작터, 이하 성북 비즈니스센터)를 중심으로 고용 기반 개선 및 일자리 창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북구(구청장 김영배)는 1인 창조기업을 육성 및 지원하기 위해 2011년부터 성북구 비즈니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서울상공회의소 성북구상공회(회장 이주영)가 참여하고 있다.

성북 비즈니스센터에는 다양한 분야의 1인 창조기업이 입주하고 있다. 서비스 분야의 스타트업들도 활발하게 육성되고 있는데, 과연 어떤 기업들이 있을까. 글로벌 시장에서 B2B 유통 서비스를 하는 '멤버쉽컴퍼니', 사용자가 참여하는 심부름 O2O 플랫폼을 만드는 '테라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브랜드 기업과 소비자 모두를 위한 유통망, '멤버쉽컴퍼니'

멤버쉽컴퍼니는 국내 및 해외에 다양한 브랜드 상품을 유통하는 B2B 커머스 기업이다. 폭넓은 소싱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유통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는 김진성 대표와 김동진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멤버쉽컴퍼니
멤버쉽컴퍼니

<멤버쉽컴퍼니 김진성 대표와 김동진 팀장>

Q. 멤버쉽컴퍼니는 어떤 회사인가?

김진성 대표: 멤버쉽컴퍼니는 해외의 다양한 브랜드 상품을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국내의 브랜드 상품을 해외로 유통하는 B2B 커머스 회사다. 예를 들어 국내 기업들이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다양한 브랜드 상품을 공수해 국내 업체에 공급하거나, 해외 유통 기업들이 멤버쉽컴퍼니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고 현지에서 판매하도록 유통망을 제공하고 있다. 소셜커머스에 상품을 유통했던 기업이 다른 곳에 유통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기도 한다.

즉, 저희의 고객은 일반 소비자(B2C)가 아닌 기업(B2B)이다. 저희의 고객사는 브랜드 기업, 백화점, 쇼핑몰, 상품 판매를 원하는 기업 등으로 다양하다. 현재 홈페이지에서 회원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저희를 통해 상품을 사고 팔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멤버쉽컴퍼니'라는 회사명에서 '쉽'은 양(Sheep)을 뜻하는 동시에 '큰바다 양'을 의미한다. 바다를 통해 많은 상품들이 들어오듯이, 저희를 통해 많은 상품을 구매하고 판매할 수 있다는 뜻이다.

Q.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김진성 대표: 국내에서는 폴로, 나이키 등의 해외 브랜드 제품이 상당히 비싸다. 국내 총판에서 마진을 높게 가져가서 그럴 수도 있고, 다른 유통 채널에서 소싱을 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도 있다. 이에 유통 과정을 줄이고 해외 본사와 유통회사들을 연결해보고 싶어서 일을 시작했다. 본래 거창하게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해외 공급 브랜드 회사를 알게 되며 국내의 쇼핑몰과 연결해 주었는데, 첫 매출이 생기면서 계속해서 이 일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업계에 몸담다 보니 제휴하게 된 업체들이 늘어났다. 현재도 다양한 나라의 업체들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한지는 약 3년이 됐다.

Q. 주로 어떤 종류의 상품을 유통하나?

김진성 대표: 유통하는 상품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대개는 패션 상품이다. 의류, 신발, 가방, 화장품, 잡화 등이 많다. 최근에는 키즈 상품 카테고리도 새롭게 열었다. 브랜드의 경우 나이키, 아디다스부터 각종 디자이너 상품들을 아우른다. 국내 화장품도 판매한다.

Q. 유통망을 맺고 있는 국가 및 기업은 얼마나 되나?

김진성 대표: 현재 멤버쉽컴퍼니를 통해 약 30여개 국가의 바이어들이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미국 상품을 구매하거나, 중국과 대만, 말레이시아 등에서 국내 상품을 구매하는 일이 많다.

이처럼 다양한 국가를 상대로 유통업을 펼치고 있는데, 중국 시장을 메인으로 하고 있다. 중국이 제조 기반에서 소비 기반으로 산업 영역이 바뀌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을 타고 중국 시장과 소비자들을 공략하고자 한다.

김동진 팀장: 중국의 알리바바와도 함께 일하고 있다. 지난 11월 24일 알리바바 그룹이 전세계 브랜드 B2B 시장을 겨냥한 플랫폼인 'Wholesaler'를 런칭했다. 알리바바닷컴의 Wholesale는 중소기업들이 브랜드 관리 능력을 인정받은 전세계 50개 기업을 통해 브랜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여기에 멤버쉽컴퍼니가 포함됐다.

저희의 차별점은 소싱 네트워크다. 제품을 소싱할 수 있는 기업은 스페인, 영국 등으로 다양하며, 국내에서 규모가 있는 기업들도 멤버쉽컴퍼니를 통해 나이키, 아디다스 등을 병행 수입한다. 물량이 모자랄 경우에도 연락이 온다. 저희는 바이어들을 모으는데, 같은 주문을 한 바이어들이 여럿일 경우에는 한 번에 모아서 주문을 넣을 수 있다. 그런 만큼 각 업체들에게 상품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Q. 멤버쉽컴퍼니가 브랜드 기업과 일반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김진성 대표: 브랜드 기업들의 경우, 자사의 브랜드 상품 가치가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 자사의 브랜드 상품이 브랜드의 분위기에 맞지 않는 채널에서 팔리지 않을까 걱정한다. 이에 멤버쉽컴퍼니는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검증을 하고, 판매 트래킹을 해서 브랜드 기업들이 자사의 상품이 판매되는 경로를 알 수 있도록 연결한다. 즉, 브랜드 기업 입장에서는 상품 판매뿐만 아니라 어느 곳에서 어떤 가격에, 어떻게 팔리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김동진 팀장: 또한, 다른 기업들과 유통 단계에 차이가 있다. 보통은 상품 유통이 3~5단계로 이루어진다. 반면, 멤버쉽컴퍼니는 본사와 직접 계약해서 상품을 공급받는다. 따라서 저희를 통할 경우 유통 단계가 1~2단계로 줄어든다. 유통 과정이 간소화되기 때문에 기존보다 좀 더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소비자에게 득이 된다고 본다.

Q. 사업을 통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김동진 팀장: 최근 해외 직구를 하는 분들이 많다. 국내에서 해외 브랜드 상품을 구입하는 것보다 직구가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유통 과정에서 가격이 뛴다는 것을 의미한다. 멤버쉽컴퍼니를 통해 브랜드 상품들의 가격이 좀 더 합리적으로 완화되길 소망한다.

Q. 성북 비즈니스센터에 온 이유는 무엇인가?

김진성 대표: 현재 홍콩 법인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정리를 하면서 도움을 받고자 입주하게 됐다. 상해에서 투자를 받은 것을 바탕으로 홍콩 법인을 준비하고 있으며, 홍콩 법인을 모회사로 삼을 계획이다. 홍콩에 간 뒤에 다시 한국 법인을 세팅할 예정이다. 성북 비즈니스센터의 사무실 운영, 네트워크, 중소기업 지원 및 소개 등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사용자 중심의 '착한' 심부름 O2O 플랫폼, '테라곤'

테라곤은 심부름 O2O 플랫폼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수요자와 공급자가 모두 일반 사용자인 심부름 서비스는 과연 무엇일지, 테라곤의 최병찬 공동대표를 만나보았다.

테라곤
테라곤

Q. 테라곤은 어떤 회사인가?

최병찬 대표: 테라곤은 심부름 O2O 플랫폼 서비스인 '저요'를 개발하고 있다.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요청사항을 남기고, 심부름을 하고 싶은 사람이 요청을 수행하고 약간의 수입을 올리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다리를 다쳤는데 장을 봐줄 사람이 필요하거나, 미용실에 있는데 비가 내리니 우산을 사 달라고 하는 등 간단한 심부름을 요청할 수 있다.

Q. 테라곤의 '저요' 서비스에 대해 소개해 달라.

최병찬 대표: 기존 심부름 서비스와 달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요청을 할 수 있으며, 수요자와 공급자는 모두 일반인이다. 타사 서비스의 경우 오토바이 기사님들을 전문으로 모집하거나, 대행업체와 위탁 계약을 체결해 일을 처리한다. 즉, 전문 업계에 있는 분들이 심부름을 대행하는데, 테라곤은 일반인이다. 회원가입을 하고 인증 절차를 거치면 소일거리로 시간을 투자해 금전적 대가를 받을 수 있다.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등교 및 퇴근길 중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간단한 일을 처리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배달의 경우 무게 5kg 미만의 물건을 전달하는 것만 가능하다. 가격은 고정비로 책정하는데 4,000~5,000원 가량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기존 서비스의 경우 배달 기사에게 약 2,500~3,000원 가량이 남는다) 최저시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고 간단한 일을 처리하는 수준이다. 서비스는 현재 개발 중이며, 안드로이드 및 iOS 버전으로 12월 경 출시할 예정이다.

Q.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생각하게 됐나?

최병찬 대표: 이러한 서비스를 직접 사용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평소 스트레스를 받으면 탄산음료를 마시는 습관이 있다. 그런데 편의점까지 가는 것이 귀찮고, 시간이 아깝기도 했다. 물론 내가 게으른 것이지만, 자잘하고 귀찮은 일들을 누군가가 대신해 주길 바라는 마음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해 서비스를 만들게 됐다.

국내 심부름 업계의 시장 규모는 약 4조 규모로 추정된다. 배달 기사님을 4명 고용한 심부름 업체의 월 평균 매출이 3,000만 원인데, 그마저도 물량이 너무 많아 소화를 못해서 다른 업체에 넘기는 중이라고 한다. 시장이 커지는 만큼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고, 타사에서 하지 않는 방식을 시도해보고 싶었다.

Q. 기존의 배달대행 및 심부름 센터의 문제를 해결하는 바가 있다면 이야기해 달라.

최병찬 대표: 기존 심부름 서비스의 경우, 프로그램을 만든 개발사와 배달을 대행하는 업체, 콜센터 등이 복잡한 구조로 연결되어 있다. 결국 수수료를 여러 군데에 내야 해서 사용자가 지불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쌀 수밖에 없다. 기본 2~3만 원 선이다. 이러한 것을 앱 하나로 통합해 사용자의 부담을 최대한 줄이고, 수수료를 줄인다면 사용자에게도 이득이 되고 배달 기사님들에게도 좀 더 높은 수익률을 보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배달을 하는 식당들은 배달 기사님들을 전문으로 고용하기가 어려워서 대행업체에 위탁한다. 그래서 물건과 목적지만 알려주고 픽업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빨리빨리'를 외치다 보니 목숨을 걸기도 한다.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들이 그러한 위험에 처할 때가 있다. 또한, 최근에는 지하철 택배 일을 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그러나 먼 거리를 오가며 고생하는데도 손에 쥐는 수익은 한 끼 밥값도 안 된다. 이러한 점이 안타까웠다.

테라곤은 지하철 택배 시장을 흡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그렇게 무거운 것을 들고 돈도 제대로 못 버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청소년들도 용돈이 필요한데 고용해주는 곳이 별로 없으니,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Q. 일명 '전투콜'이라 불리는 문제를 해소하는 측면도 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소개해 달라.

최병찬 대표: 배달을 하는 분들이 휴대폰을 2~3개 붙여두고 프로그램을 계속 켜 놓는데, 이것을 '전투콜'이라 한다. 수요자가 배달을 요청하면 앱을 켜놓은 사람들에게 동시에 알림이 뜨고, 먼저 누르고 가는 사람이 임자이다. 배달 기사님들이 최대한 서비스를 많이 켜 놓고 요청이 뜨면 서로 하려고 경쟁을 하는 셈이다. 그래서 전투콜이라고 하는 것이다.

저희는 심부름을 할 사람을 선착순으로 배정하지는 않는다. 배달하는 사람이 사용자에게 메모를 남길 수 있고, 언제까지 가겠다고 시간을 선택해서 말할 수 있다. 저희 서비스는 다소 느리다. 현재의 퀵이나 심부름은 무조건 빨리 가야 한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당장 급한 것은 퀵을 사용할 테니, 다른 틈새시장을 노린 것이다. 배달을 하는 사람이 시간을 선택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사람은 리스트를 보고 원하는 시간대를 선택하면 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퇴근을 6시에 하고 집에 오면 7시인데, 물건을 배달하는 분이 5시나 6시에 도착하는 것보다는 7시에 오는 것을 더 좋아할 테니, 그 사람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Q. 혹시 심부름 과정에서 생길 수도 있는 불미스러운 일은 어떻게 예방할 계획인가?

최병찬 대표: 사용자는 휴대폰 본인인증을 통해 신원을 확실하게 한다. 배달을 하는 사람들은 금액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실명 계좌를 인증한다. 향후에는 면대면 인터뷰를 보아 합격한 사용자에게는 프리미엄 회원이나 서포터즈 등의 자격을 주고, 사람들이 서비스를 안심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시도할 생각도 있다. 또한, 안전을 위해 '도어 투 도어' 서비스를 지향하지는 않는다. 지하철 역 앞, 카페, 건물 앞 등으로 찾아가기 쉽지만 안전한 장소로 택해 서로 만나도록 할 것이다.

또한, 심부름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을 경우 불만족하는 사용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그런 문제는 분명 존재할 수밖에 없으나, 저희가 책임을 지고 보상하는 방식으로 풀어나가고자 한다.

Q. 수익 모델은 무엇인가?

최병찬 대표: 1차적인 수익 모델은 수수료다. 수수료는 현재 10% 내외로 생각하고 있다. 2차 수익 모델은 모바일 기프티콘으로 환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다. 아무래도 소액이다 보니 통장으로 일일이 환급받는 것을 번거로워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테라곤의 모델은 사용자가 심부름을 한 사람에게 직접 돈을 주는 것이 아닌, 테라곤이 심부름을 한 사람에게 금액을 전달해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러한 절차를 통해 사용자가 돈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

Q. 성북 비즈니스센터에 입주한 이유와 이 곳에서 느끼는 점이 있다면?

최병찬 대표: 이전에는 소호 사무실에 있었는데, 성북 비즈니스센터에서 지원해주는 것이 많아서 옮겨오게 됐다. 각종 교육, 세무, 법률 상담을 받았으며, 유명 기업의 담당자들의 강연을 들을 수도 있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이러한 부분을 간과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사업을 꾸린 지 1년 반 가량 되었는데, 혼자서 다 하기 어려운 일들을 이곳에서 배우고 해결할 수 있었다.

성북 비즈니스센터
성북 비즈니스센터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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