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공간을 인식하는 노트북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500'
[IT동아 김태우 기자] 요즘 노트북 시장에서 대세는 2 in 1이 아닐까 싶다. 윈도우 8 이후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2 in 1은 태블릿과 노트북을 넘나들며 변신을 할 수 있는 제품으로 기능성과 휴대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전통적인 노트북에서 다소 벗어난 형태가 많다.
지금 소개하는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500'은 이런 트렌드를 쫓기보단 묵묵히 기존 노트북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제품이다. 15.6인치 대화면을 채택하고, 외장 그래픽까지 겸비하고 있어 회사나 가정에서 데스크톱 대용으로 활용해도 좋다.
슬림한 체형
아이디어패드 500의 화면 크기는 15.6인치로 노트북 중에서는 가장 큰 편에 속한다. 무게는 2.5kg, 두께는 25mm로 슬림한 체형을 지녔다. 울트라북에 익숙한 소비자라면, 슬림형이라는 단어가 다소 용납이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울트라북은 그야말로 호리호리한 두께를 지니고 있다. 그런 두께를 만들기 위해 외부 단자 등 포기해야 하는 것도 많다. 아이디어패드 500는 전형적인 노트북 제품이다. 울트라북에는 채용되지 않는 CD롬까지 품고 있다. 그런데도 15.6인치 화면을 지닌 동급의 타제품과 비교하면, 대부분 25mm보다 더 두껍다. 슬림하다는 단어를 붙이기엔 충분하다.
외관은 2 in 1에 익숙한 탓인지 다소 터프해 보인다. 생각해보니 불과 3~4년 전만 해도 노트북 디자인은 군더더기가 덕지덕지 했다. 아이디어패드 500은 터프한 인상이긴 하지만, 최대한 군더더기를 덜어냈다. 여기에 화이트 색상으로 깔끔한 느낌을 더하고 있다.
외장 포트는 충실하다. 일단 1Gbps 지원하는 유선 랜을 품고 있다. 국내도 기가 인터넷이 상용화되었는데, 이를 충분히 쓸 수 있는 것. USB는 3.0 1개, 2.0 2개를 지원하며, SD 카드 슬롯도 제공한다. 외부 출력을 위해 HDMI 포트와 함께 D-SUB도 장착했다.
탄탄한 성능
성능은 탄탄하다. 체험한 제품은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500-15ISK로 CPU는 최신 인텔 6세대 코어인 스카이레이크 i7-6500U를 채용했다. 이전 세대 제품인 i7-5600U보다 성능, 배터리 효율, 그래픽 모두 향상되었다. 외장 그래픽도 품고 있다.
AMD의 라데온 R7 M375을 쓴다. 4GB의 그래픽 메모리를 지닌 제품으로 게이밍 노트북이라고 부를 순 없지만, 웬만한 게임과 그래픽 작업은 너끈하다. 포토샵 작업을 자주 하는 편인데, 내장 그래픽만으로 작업할 때 보다 훨씬 매끄럽다.
저장장치는 SSD로 256GB 용량을 지닌다. HDD보다 더 빠른 읽기, 쓰기 속도를 지닌 SSD의 사용은 이제 필수다. SSD를 쓰는 것만으로도 HDD보다 노트북의 전반적인 속도가 향상된다. 가격 때문에 저장용량이 크지 않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속도를 생각한다면 SSD 선택이 정답이다. 아이디어패드 500도 이런 요소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램(RAM)은 8GB다.
해상도는 1920 x 1080 풀HD다. 15.6인치 제품 중에는 풀HD보다 더 낮은 해상도를 채용한 제품도 있는데, 기본은 해주고 있다. 화면이 큰 만큼 작업하기엔 더할나위 없다. HDMI와 D-SUB를 지원하는 만큼 외장 모니터와도 수월하게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공간을 인식하는 카메라
아이디어패드 500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리얼센스' 카메라다. 아이디어패드 500은 레노버에서 처음으로 리얼 센스 카메라를 적용한 제품이다. 리얼센스는 인텔에서 내놓은 기술로 3차원 공간을 인식할 수 있는 카메라다. 노트북에는 보통 웹캠 하나가 장착되어 있다. 리얼센스는 3개의 카메라로 구성된다.
리얼센스 카메라가 있으면 무얼 할 수 있는 걸까? 일단 윈도우 10에 제공되는 '윈도우 헬로' 기능을 쓸 수 있다. 윈도우 헬로는 안면 인식 기능을 활용한 잠금 해제 기능이다. 안면 인식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일반 웹캠에서는 쓸 수 없고 리얼센스가 있어야 한다.
직접 윈도우 헬로를 설정해 써보니, 인식 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정확도도 높다. 3D를 인식하기 때문에 얼굴의 굴곡을 계산해 인식하게 된다. 매번 비번 입력할 필요가 없다.
'3d 미(Me)'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자신의 얼굴을 스캔할 수도 있다. 3d 미를 실행한 후 지시에 따라 얼굴을 상하좌우로 움직이면 스캔이 완료된다. 이렇게 스캔한 얼굴은 3D 프린터로 출력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제스쳐로 게임을 즐기고, 배경을 합성해 사진을 찍는 등 몇몇 작업을 할 수 있다. 아직 할 수 있는 것이 많지는 않지만,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기술이다.
실속 제대로 챙긴 노트북
아이디어패드 500은 최신 인텔 6세대 프로세서와 라데온 외장 그래픽, 부족함 없는 외장 포트, 리얼 센스 카메라, 15.6인치의 넉넉한 작업 공간까지. 알맹이는 알차지만, 가격은 넘치지 않는다. 최신 하드웨어를 합리적인 가격에 경험해 볼 수 있는 제품이다.
2 in 1의 화려함이나 울트라북의 멋스러움은 없지만, 적당한 가격에 준수한 성능을 지닌 노트북이다. 휴대보단 때론 거실에서, 때론 침실에서 작업을 하기를 원하며, 그렇다고 노트북에 100만 원 이상의 비용을 쓸 생각이 없는 이라면 고려해봐도 좋다. 노트북을 선호한다면, 가정이나 회사에서 메인 작업용으로 딱 맞는 제품이 아닐까 싶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