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누구나 만족할 맞춤형 개인 클라우드, 시놀로지 DS716+
[IT동아 이상우 기자] 최근 등장하는 휴대용 IT 기기는 과거보다 얇고 가벼우며 성능까지 준수하다. PC의 주요 부품인 그래픽 카드는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 성능 향상으로 (기기의 용도에 따라) 필요 없는 부품이 됐다. 저장장치는 2.5인치 SSD보다 더 얇고 작은 M.2나 mSATA 등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저장장치는 가볍고 빠르지만 HDD와 비교해 용량이 부족하고 가격도 비교적 비싸다. 따라서 용량이 큰 외부 저장장치가 필요하다.
외장하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휴대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무실이나 집에 놓고 나와버리면 무용지물이 된다. 이런 이유에서 인터넷만 연결 되면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저장소 서비스를 이용하는 직장인이나 대학생도 많다. 하지만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저장소는 용량이 그리 크지 않아 동영상 등 대용량 파일보다는 간단한 문서나 사진 등을 보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사람에게 나스(NAS, Network Attached Storage)는 매력적인 제안이다. 이름처럼 네트워크에 연결한 저장장치로, 대용량 HDD에 유/무선 인터넷으로 접속해 언제 어디서나 내부에 있는 파일에 접근해 파일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일반적인 클라우드 저장소 서비스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TB급 용량을 손쉽게 구축할 수 있기 때문에 고화질 동영상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설치 파일 등 다양한 자료를 저장해놓고 사용할 수 있다.
시놀로지가 출시한 DS716+는 전문가 눈높이에 맞는 사양과 함께,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웹 기반 관리 도구(DSM, DiskStation Manager)를 제공해 편리하고 직관적인 사용 환경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우선 기계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2개의 탈착형 HDD 베이를 갖췄으며, 전면에는 백업을 위한 USB 3.0 단자 하나, 후면에는 외부 저장장치 연결을 위한 USB 3.0 단자 두 개가 있다. 후면에는 유선 랜 단자도 두개를 갖춰 네트워크 연결 안정성을 높였다.
프로세서는 인텔 셀러론 N3150을 탑재해 모바일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보급형 나스보다 우월한 성능을 낸다. 메모리 용량 역시 이전 세대 제품(DS713+)보다 큰 2GB며, 슬롯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메모리를 교체할 수 있다. 특히 셀러론 N3150은 64비트를 지원하는 프로세서인 만큼, 향후 64비트 운영체제인 DSM 6.0으로 업데이트 되면 4GB 이상의 메모리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메모리를 교체하면 품질 보증 대상에서 제외되니 참고하자.
필자의 경우 DS716+에 3.5인치 4TB HDD 두 개를 삽입해 사용하기로 했다. 트레이에는 3.5인치 저장장치뿐만 아니라 2.5인치 저장장치도 연결할 수 있지만, 나스라는 물건의 특성상 용량이 비교적 큰 3.5인치 저장장치를 쓰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HDD를 삽입한 후, 나스와 PC를 같은 네트워크(공유기 혹은 스위칭 허브)에 유/무선으로 연결한 뒤 PC 웹 브라우저를 통해 'http://find.synology.com/#'에 접속하면 나스를 검색할 수 있다. 이후 웹 브라우저 창에 나타나는 설명에 따라 설치를 진행하게 되는데, 저장장치 포맷부터 운영체제(DSM) 설치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다음'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진행된다. 또한, 한국어도 기본 지원하기 때문에 PC에 관한 소소한 지식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설치를 진행할 수 있다. 연결 속도는 1Gbps를 권장한다.
웹 브라우저를 통한 사용 환경인 DSM의 인터페이스도 아주 간결하다. 직관성 높은 그래픽 기반 UI를 바탕으로 태블릿PC 바탕화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나스를 이용할 수 있는 사용자와 권한을 설정하는 것은 물론, 파일 전송, 실시간 스트리밍 등의 파일 이용, 레이드 구성이나 상태 모니터링 등 전반적인 관리도 모두 이곳에서 이뤄진다.
다양한 웹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나스를 목적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는 DS716+뿐만 아니라 DSM이 적용된 시놀로지 나스 제품군 전반에 해당하는 사항이다. 예를 들어 패키지 센터에서 백업 솔루션을 설치해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저장소로 이용하거나, 오디오 스테이션, 포토 스테이션 등을 설치해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특화한 저장소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멀티미디어와 재생과 관련해서 실시간 트랜스코딩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즉 나스에 저장된 동영상이나 음악 등을 자체적으로 인코딩 해서 사용자 기기에 재생할 수 있다. MKV 등의 파일을 기본 재생할 수 없는 iOS(아이폰, 아이패드)나 관련 코덱이 설치되지 않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도 별도 인코딩 없이 해당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 보통 이러한 기능은 시스템 자원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고사양 나스가 아니면 어렵고, 따라서 보급형 제품에서는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현재 DS716+에 적용된 DSM 버전은 5.2며, 향후 새로운 운영체제인 DSM 6.0(현재 베타)이 적용되면 일반 사용자는 물론 기업 수준에 맞는 기능까지 더해질 전망이다. DSM 6.0은 64비트 구조를 지원해 나스의 시스템 메모리(RAM)를 4GB 이상 확장할 수 있으며, DS716+의 프로세서는 64비트 운영체제와 호환하니 업데이트만 된다면 메모리 성능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신기능으로 고용량 메일 서버를 구축하는 메일 플러스 기능이나 여러 사용자와 스프레드시트를 실시간 공동 편집할 수 있는 협업 기능도 추가돼 기업에 유용하다.
베이가 두 개인 만큼 레이드 구성도 가능하다. DS716+가 지원하는 레이드 방식은 다양한데, 필자가 선택한 구성은 안정성이 높은 레이드1이다. 레이드1은 파일을 저장할 때 두 개의 HDD에 동일한 정보를 복제해 저장하는 방식으로, 하나의 하드에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4TB HDD 두 개를 이용했을 때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4TB로 줄어든다. 빠른 속도를 원하는 사용자라면 하나의 파일을 반으로 쪼개 각각의 하드에 저장하는 레이드0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론상 두 배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지만, 안정성이 상당히 떨어진다. 하드 두 개중 하나에만 문제가 있어도 파일을 쓸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후면에 있는 두 개의 유선 랜 단자 역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보험이다. 두 단자에 랜 케이블을 각각 연결하면, 둘 중 하나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하나를 이용해 계속해서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다. 단, 안정성을 높이려면 각 케이블은 서로 다른 스위칭 허브에 연결하는 것이 좋다. 즉 일반적인 가정보다는 기업을 위한 기능이라 할 수 있다.
전면에 있는 USB 단자를 이용하면 기존에 사용하던 USB 메모리 등의 저장장치에 들어있는 파일을 버튼 한 번만 눌러 자동으로 백업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사전에 제어판 > 외부 장치 항목에서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정해야 한다. 이후에는 전면 단자에 USB 저장장치를 연결한 뒤 바로 위에 있는 녹색 버턴을 꾹 누르기만 하면 내부의 파일이 지정한 경로에 즉시 저장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윈도우 운영체제 이외의 기기도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DSM은 기본적으로 웹 브라우저를 통해 작동하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iOS, OS X 등 웹 브라우저가 있고,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기기라면 나스에 할당된 IP 주소를 입력해 접속할 수 있다. 다만 나스에 공인 IP가 아닌 가상 IP(공유기)를 할당했다면 웹 브라우저에 IP 주소를 입력해 연결하는 것은 같은 네트워크에 연결했을 때로 한정된다.
그런데, 시놀로지 나스 제품군은 가상 IP를 사용하는 경우라도 자체적으로 할당한 생성한 도메인을 통해 외부에서 접속할 수 있는 퀵 커넥트 기능을 제공한다. DS716+ 초기 설정 시 혹은 내부에 있는 퀵 커넥트 항목에서 원하는 주소를 입력하면, 향후 IP 주소 대신 텍스트로 된 주소를 입력해 나스에 접속할 수 있다.
DS파일, DS포토, DS비디오, DS오디오, DS클라우드 등 전용 앱을 사용할 때도 이 퀵 커넥트 주소를 계정처럼 사용할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IP를 입력해 사용할 수 있지만, 가상 IP라면 같은 공간에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퀵 커넥트 설정을 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다.
실제 사용 성능은 어떨까? 사실 나스라는 기기는 전송 속도가 네트워크 대역폭을 넘을 수는 없기 때문에 파일을 얼마나 빠르게 주고받는지 보다는 얼마나 안정적인 연결을 유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필자의 경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아이패드, 노트북 등 세 대의 기기에서 동시에 접속해 파일을 내려받고,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등의 작업을 진행했는데, CPU 점유율은 25% 내외, 메모리 점유율은 10% 내외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다만 필자의 경우 100Mbps 환경에서 테스트 했기 때문에 실제 전송 속도가 그리 빠르지는 않았다. 만약 1Gbps의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한다면 파일을 내려받는 속도는 물론, 고화질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것까지 끊기는 현상 없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DS716+는 전문가 눈높이에 맞춘 성능에 더해 DSM을 통한 사용 편의성이 장점인 제품이다. 특히 정해진 기능만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달리 자신이 원하는 기능을 자유롭게 추가해 개인 혹은 기업용 클라우드를 꾸릴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일반 사용자부터 기업까지 다양한 요구에 맞출 수 있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 가격은 2015년 12월 말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약 58만 원(HDD 미포함)에 구매할 수 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