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마트폰 크기의 휴대용 프로젝터, 소니 MP-CL1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바야흐로 휴대용 빔 프로젝터의 전성시대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미디어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는 기기를 휴대하면서, 모바일 기기의 작은 화면보다 더 큰 화면으로 동영상 등을 감상하려는 사람이 생겨났고, 여기에 캠핑 등의 레저 활동이 인기를 끌면서 휴대용 빔 프로젝터를 찾는 사람이 늘어났다.

휴대용 빔 프로젝터는 MHL이나 미라캐스트 등 모바일 기기를 위한 입출력 기능을 갖췄으며, 배터리를 내장해 별도의 전원 공급 없이도 사용할 수 있다. 밝기는 일반적인 빔 프로젝터와 비교해 턱없이 어둡지만, 크기가 압도적으로 작아 쉽게 휴대할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 등장하는 휴대용 프로젝터는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로 작아졌다. 지금부터 소개할 소니 MP-CL1 역시 이런 맥락의 제품이다.

소니 MP-CL1
소니 MP-CL1

MP-CL1은 얇은 직육면체 디자인의 제품이다. 외형만 보면 마치 외장하드나 보조 배터리를 보는 듯하다. 크기는 5.5인치 스마트폰과 비슷하며 무게 역시 약 210g으로 스마트폰과 비슷하다.

소니 MP-CL1의 크기
소니 MP-CL1의 크기

이 제품에는 일반적인 빔 프로젝터라면 으레 갖추고 있는 렌즈 초점 조절 레버가 없다. 초점 조절 레버가 없더라도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는 오토포커스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프로젝터는 LCD나 DLP 등의 방식을 사용한다. 화면을 면 단위로 영사하기 때문에 특정 거리에 맞게 초점을 조절해야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 이와 달리 MP-CL1은 레이저로 화면 픽셀 하나하나를 구성하는 LBS(Laser Beam Scanning) 방식을 사용한다.

소니 MP-CL1는 LBS라는 방식을
사용한다
소니 MP-CL1는 LBS라는 방식을 사용한다

모니터에 비유하자면 OLED와 개념이 비슷하다. 이를 통해서 자동초점은 물론, 화면 밝기의 균일성과 높은 명암비까지 얻을 수 있다. LCD나 DLP 프로젝터는 내부에 있는 램프 하나에 의존하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제품일수록 주변부 밝기가 어두워진다. 또 램프 자체의 밝기 때문에 화면에서 어두운 영역을 짙게 표현하기도 어렵다. 이와 달리 MP-CL1은 화면 전체를 각각의 레이저 빔이 구성하기 때문에 밝기가 균일하며, 명암비(화면에서 가장 어두운 곳과 가장 밝은 곳의 차이) 역시 1:80,000으로 높일 수 있다.

소니 MP-CL1로 영사한 화면
소니 MP-CL1로 영사한 화면

레이저 빔 투사방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장점이 있다. 영사하는 표면의 굴곡과 관계 없이 화면 전체가 초점을 맞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LCD나 DLP 방식은 면 단위로 빛을 쏘기 때문에 볼록하거나 오목한 곳에 쐈을 때 초점을 맞춘 한 지점만 선명하게 나오고, 다른 부분은 흐리게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MP-CL1은 점 단위로 빛을 쏘기 때문에 거리마다 서로 다른 초점을 맞추는 것이 가능하다.

방 구석에 영사해도 모든 영역의 초점이
맞았다
방 구석에 영사해도 모든 영역의 초점이 맞았다

램프가 없으니 램프를 식히기 위한 냉각팬도 없다. 즉 일반 프로젝터와 비교해 소음이 거의 없다. 전혀 없다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다. 본체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려면 귀를 바로 옆에 가져가야 할 정도로, 일상적인 생활에서 나는 소리보다 훨씬 작다.

하지만 이 방식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밝기다. 일반적인 실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형광등 정도의 조명 아래에서도 사용하기 어렵다. 이 제품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야간에 조명이 없는 실내 정도는 돼야 한다. 레이저 방식은 자동초점이나 명암비 등에서는 우월한 장점을 갖고 있지만, 이보다 밝기를 높일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보다 밝게 제작한다면 프로젝터에서 나오는 빛에 눈을 다칠 수도 있다. 실제로 이 제품의 경우 밝기가 32루멘에 불과하지만, 프로젝터의 빛 바로 앞에 손을 장시간 대고 있으면 뜨거울 정도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플리커 현상이다. 육안으로는 거의 확인할 수 없지만, 사람 눈보다 빠르게 작동하는 카메라로 영사한 화면을 찍으면 화면에 검은 줄이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소니 MP-CL1
소니 MP-CL1

해상도는 1,920 x 720이다. 일반 HD급 해상도(1,280 x 720)와 비교해 가로로 더 긴 화면 비율이다. 이를 통해 일반적인 16:9 동영상은 물론, 가로로 더 긴 극장 상영용 영화까지 레터박스 없이 영사할 수 있다(16:9 비율의 프로젝터는 극장 상영용 영화를 재생했을 때 화면 위아래에 검은 여백이 남는다).

짧은 거리에서도 큰 화면을 만들 수 있는 것 역시 장점이다. 1.2m에서 40인치, 2.4m에서 80인치, 3.7m에서 120인치 크기의 화면을 만들 수 있다. 또, 제품 기본 구성품 중 스탠드를 이용하면 조금 더 쉽게 화면 높이를 조절할 수 있으며, 스탠드를 제품 아래에 끼우면 천장에 영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소니 MP-CL1는 천장에 영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소니 MP-CL1는 천장에 영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소스 기기와 프로젝터를 연결하는 방식은 유선과 무선 모두 지원한다. 유선은 HDMI와 MHL을, 무선 방식은 미라캐스트(와이파이)를 지원한다. 제품 측면에는 일반 HDMI 단자보다 얇은 미니HDMI 단자가 있다. 아마도 본체 부피를 줄이기 위함이리라. 당연히 일반 HDMI를 꽂을 수는 없지만, 기본 구성품으로 HDMI를 미니HDMI로 바꿔주는 어댑터를 제공하니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용 HDMI인 MHL 케이블이나 카메라 등에서 사용하는 마이크로HDMI 케이블을 연결하면 기기에 있는 콘텐츠를 직접 재생할 수 있다. 물론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등을 연결하는 것도 된다.

소니 MP-CL1의 입출력 단자
소니 MP-CL1의 입출력 단자

만약 이런 케이블이 없다면 무선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미라캐스트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이라면 미라캐스트를 통해 무선으로 연결하면 된다. 특히 이처럼 자유로운 무선 연결 기능을 통해 프로젝터 작동을 위한 별도의 준비물(케이블 등)을 휴대하지 않아도 된다.

미라캐스트 기능으로 연결하는 모습
미라캐스트 기능으로 연결하는 모습

물론 스피커도 있다. 1W 내장 스피커를 갖췄지만, 출력이 너무 낮아 조금만 떨어져도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측면에는 3.5mm 음성 출력 단자가 있으니 여기에 스피커나 이어폰 등을 연결해 사용하면 되겠다.

내장 배터리 용량은 3,400mAh다. 비슷한 크기의 스마트폰보다 조금 더 많은 용량으로, 영화 한 두 편 정도는 거뜬히 볼 수 있는 수준이다. 급할때는 이 내장 배터리를 스마트폰용 보조 배터리로 사용할 수 있다. 측면에 있는 USB OUT 단자에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면 MP-CL1으로 다른 모바일 기기를 충전할 수 있다. 용량이 일반적인 스마트폰 배터리보다 크니, 한 번 정도는 완충할 수 있겠다.

소니 MP-CL1의 충전 기능
소니 MP-CL1의 충전 기능

제품 가격은 2015년 11월 말 출고가 기준으로 49만 9,000원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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