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라이카, 이번에는 풀프레임 미러리스다! '라이카 SL'
[IT동아 강형석 기자] 라이카가 35mm 필름에 준하는 크기의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라이카 SL'을 선보였다. 이미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카메라가 있지만 이는 일반 일안반사식이 아닌 거리계 연동 기반의 레인지 파인더(Range Finder) 방식이므로 전혀 다른 카메라다.
라이카 카메라 코리아는 11월 5일, 라이카 스토어 강남에서 라이카 SL을 선보이고 국내 출시를 알렸다. 카메라 본체는 929만 원에 책정됐고, 호환 렌즈인 바리오-엘마릿(Vario-Elmarit) SL 24-90 f/2.8-4는 579만 원으로 모두 구매하면 1,508만 원이다. 기존 T 시스템 및 M 시스템 렌즈는 어댑터를 통해 호환 가능하게 설계됐다.
최근 라이카는 신제품을 적극 선보이고 있다. APS-C 규격(필름 대비 초점거리 1.5배 증가)의 미러리스 카메라 '라이카 T' 시리즈 외에도 렌즈일체형 풀프레임 카메라 '라이카 Q'도 출시했다. 기존 M 시리즈도 일부 새로 선보이기도 했다. 라이카 SL은 이런 라이카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는 모델이라 하겠다.
< 2,400만 화소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라이카 SL. >
이미지 센서는 2,400만 화소 사양이다. 여기에 독자 개발한 마에스트로 II 영상처리엔진이 호흡을 맞춰 최대 감도 ISO 5만, 초당 11매 연사가 가능해졌다. 초당 30매 움직임의 4K 영상 촬영도 지원한다. 촬영한 사진을 메모리카드에 보내기 전에 잠시 담아두는 버퍼 공간은 2GB로 충분하다.
시대를 앞서가는 기술도 눈에 띈다. 카메라에 탑재된 아이레스(Eye-Res) 뷰파인더는 전자식이지만 440만 화소로 선명하다. 본체 전체는 고강도 알루미늄을 썼으며, 버튼과 이음새를 모두 밀폐 처리해 뛰어난 방진방적 성능을 확보했다. 렌즈 방진방습을 위해 전면부 유리는 아쿠아듀라(AquaDura) 코팅 처리되면서 외부 흠집에도 품질을 유지한다. USB 3.0 연결을 지원하는 점도 특징이다.
손에 쥐었을 때의 감촉은 역대 라이카 카메라 중 최고라 할 정도로 안정적이다. 그립이 깊고 둥글게 마무리 되어 손에 착 감긴다. 그립부의 재질도 부드러워 이질감이 거의 없다.
조작 체계를 단순하다. 하지만 기능을 처음에 익히기는 어려워 보인다. 모드 다이얼도 없고 기능을 설명해주는 안내 문구도 없다. 모드 변경은 후면의 조작 다이얼을 눌러야 바꾸도록 했다. 후면 버튼 구성도 매우 단순해 적응에는 약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렌즈는 초점거리 24-90mm 상당으로 조리개는 고정이 아닌 f/2.8에서 4로 바뀐다. 최대 광각에서 f/2.8, 최대 망원에서 f/4가 된다. 일부 구간에서 f/2.8을 유지하고 마지막 70-90mm 구간에서 f/4가 되었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초점거리가 변하면서 조리개가 계속 달라지는 방식이다. 확인한 결과, 24mm에서 f/2.8, 28mm에서 f/2.9가 되며, 이후 f/3.1(35mm), f/3.6(50mm), f/3.9(75mm), f/4(90mm)가 된다.
두 카메라의 조합은 실제로 매우 묵직했다. 카메라 본체만 847g에 달하고 렌즈 무게 또한 상당하다. 두 제품을 조합하면 약 2kg 가량이다. 그러나 카메라 디자인이나 그립감이 뛰어나 촬영 자세는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었다.
현재 라이카 SL 전용 렌즈는 아쉽게도 바리오-엘마릿 SL 24-90 f/2.8-4 하나 뿐이다. 추후 50mm와 90-280mm 렌즈가 출시될 예정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렌즈 어댑터를 선보였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보기 어렵다. 결국 어댑터를 별도 구매해야 하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라이카의 풀프레임 미러리스를 상상했던 소비자라면 구미가 당길 물건임에 틀림 없어 보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