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도심형 SUV, 하지만 내 오너에겐 따뜻하겠지…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랜드로버(LAND ROVER)의 소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레인지로버 이보크(RANGE ROVER EVOQUE)가 새 엔진과 얼굴, 편의장비로 무장해 돌아왔다. 지난 2011년 출시 이후, 4년 만에 변화를 꾀하는 것으로 국내에는 이달 말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레인지로버의 엔트리 모델인 이보크는 '쿠페형 SUV'라는 독자 기준을 제시하면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실제 모습을 드러냈던 차량 역시 기존 레인지로버 차량들과는 확연히 다른 형상인데다 스포티함이 가미되어서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이보크는 출시 이후 전세계 약 39만 대 가량이 판매되기도 했다.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도시 성향을 더 강하게 가미했다. 새로운 형상의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는 날렵함을 더했고 그릴은 외각선과 그물망 패턴을 화끈하게 그려 넣었다. 후면부도 LED로 그린 새 형상의 정지등과 스포일러로 변화를 줬다. 강한 외관과는 달리 차량은 다양한 편의장비와 주행 성능으로 무장했다. 차가운 도시 SUV지만 내 오너에겐 따뜻한 녀석이 여기에 있다.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달라진 것은 겉모습 만이 아니더라…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기존 차체의 틀은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도 일부 요소에 포인트를 줘 변화를 꾀했다. 먼저 첫인상을 좌우하는 헤드라이트의 형상이 변경됐다. 더 날렵해진 어댑티브 LED 라이트는 시인성은 물론 존재감을 드러낸다. 전면 범퍼도 미니멀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범퍼 양쪽 끝에는 공기 흡입구 형상을 크게 만들어(실제는 막혀 있다) 스포티한 인상을 심어준다.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헤드램프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헤드램프

< 새롭게 다듬은 헤드램프가 인상적이다. >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테일램프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테일램프

< 테일램프의 형상도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

외관은 얼핏 기존 차량과 비슷하지만 속은 다르다. 모노코크 플랫폼을 기반으로 초고강도 경량 차체구조를 적용했다. 고강도 보론 강철(Ultra High Strength Boron Steel)을 18% 적용한 강철 구조를 채택했고 마그네슘 크로스 카 빔은 뛰어난 강성과 충돌 안정성을 겸비할 수 있게 됐다. 보론강은 붕소를 미량 첨가한 것으로 담금질 성능이 향상되고 내마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진의 변화도 눈에 띄는 부분. 뉴 이보크의 2리터 디젤 엔진은 스포츠세단 재규어 XE에도 탑재된 바 있는 인제니움으로 이전 이보크의 디젤 엔진 대비 연비는 21% 개선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6% 가량 줄였다. 그러나 모 브랜드의 디젤 사태 여파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보크의 디젤 엔진이 얼마나 선방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연비는 복합 기준으로 리터당 12.1km(2등급)다.

가솔린 엔진도 2리터로 배기량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알루미늄 소재의 사용과 최신 직분사 기술과 터보차저, 독립식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 등이 적용되어 힘과 효율성이라는 부분을 모두 만족시킨다. 여기에는 감속 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활용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스마트 재생에너지 충전 시스템도 적용된 점이 특징. 연비는 복합 기준으로 리터당 9.9km(4등급)다.

디젤 엔진은 180마력과 43.9kg.m의 토크를 자랑하고 가솔린 엔진은 240마력과 34.7kg.m의 토크를 가졌다. 모두 9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있으며, 지능형 사륜구동 시스템(할덱스 센터 커플링)으로 주행 안정성을 확보했다.

거친 길에 강한 능력도 길렀다. 곱상한 외모지만 거친 길도 잘 달려야 하는 레인지로버의 성향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랜드로버의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 기술은 아스팔트 도로는 물론이고 잔디나 자갈밭, 눈길 등 노면 상황에 따라 엔진과 변속기의 반응과 구동능력을 최적화 한다.

가솔린 엔진에는 평소에 앞바퀴를 굴리다가 네 바퀴 굴림이 필요한 순간 0.3초 이내에 구동방식을 자동으로 바꾸는 액티브 드라이브 라인 기술이 탑재된다.

이 외에도 HSE 다이내믹 트림에는 고성능 스포츠카에 쓰이는 연속 가변 댐퍼 시스템인 매그니라이드가 탑재된다. 어댑티브 다이내믹스(Adaptive Dynamics)에 포함된 이 기능은 차량의 움직임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그에 맞는 감쇄력 조절을 진행한다. 운동성과 차체 쏠림을 억제해 안정감 높은 주행을 완성한다.

내리막 주행제어장치나 오르막 주행 보조장치, 브레이크 압력을 자동 조절하는 경사로 브레이크 제어장치 등 운전자와 보행자를 보호하는 기능도 있다. 차갑지만 해줄 것은 다 해주는 착한 친구다.

고급 실내마감과 어우러진 편의장비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실내를 보니 고급스러움이 물씬 느껴진다. 가죽의 질감이나 마감 모두 꼼꼼하고 치밀하게 이뤄져 있다. 타고 내리는 그 순간까지 프리미엄의 가치를 주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센터페시아 전반적으로 직선을 활용해 간결하면서 든든한 느낌을 준다. 조작 버튼도 많지 않다.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실내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실내

< 간결하면서 고급스러움을 살린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실내. >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시트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시트

< 운전자와 보조석 탑승자의 몸을 잘 잡아줄 것 같은 시트. >

시트는 사람이 앉았을 때 적당히 감싸주는 형태다. 레이싱에 쓰이는 버킷시트 정도는 아니지만 좌우로 요동치는 주행 환경에서 몸을 잘 지탱해 줄 것 같은 모습이다. 당연히 전동식 각도 조절을 지원하고 있으며 최대 3개까지 의자의 형태를 기억해 놓을 수 있다.

2열도 제법 여유롭다. 키 181cm에 90kg가 넘는 나름 거구인 기자가 앉으니 무릎 공간에 조금 여유가 있다. 물론 1열 시트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2열 공간이 결정되겠지만, 의자를 끝까지 뒤로 뺀 상태에서 운전하지만 않는다면 5명을 태우고 무난히 이동 가능할 듯 하다.

2열 공간은 차급을 고려하면 여유가 있다.
2열 공간은 차급을 고려하면 여유가 있다.

< 2열 공간도 차량의 크기를 감안하면 제법 넓다. >

181cm 성인이 2열에 앉으면 무릎 공간이 조금
남는다.
181cm 성인이 2열에 앉으면 무릎 공간이 조금 남는다.

< 키 181cm 가량의 기자가 2열에 앉아도 무릎 사이에 큰 스마트폰 하나 들어갈 정도의 여유가 있다. >

차량 트림에 따라 그레인드 가죽과 8/8 방향 조절을 지원하는 전동 시트 또는 옥스포드 가죽으로 제작된 12/12방향 전동 시트로 구성된다.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에는 다양한 실내 편의장치가 탑재된다. 11개의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과 시원한 개방감을 줄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주행의 즐거움을 줄 것이다. 평행 주차 및 직각 주차, 주차 탈출 보조 기능과 서라운드 카메라 시스템도 제공돼 운전자가 편하고 안전하게 차량 조작할 수 있다. 물론 트림 가격에 따라 실내 편의장비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 참고할 필요가 있다.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트렁크 공간.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트렁크 공간.

< 트렁크 공간도 여유롭다. 범퍼 아래에 발을 가져가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제스처 기능도 있다. >

이 외에 차량에는 핸즈프리 기능과 동작인식 기능을 새로 추가한 제스처 테일게이트가 더해졌다. 제스처 테일게이트는 스마트 키를 가진 상태에서 트렁크 아래에 발을 가져가면 트렁크 문이 열리는 기능이다.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에는 후면 양쪽에 센서가 있어 정확한 작동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다양한 편의장비가 있었지만, 시동을 켤 수 없는 상태로 전시된 차량을 통해 세부 기능을 살펴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6,600만 원부터 9,000만 원까지…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가격표는 트림에 따라 6,600만 원부터 9,000만 원까지다. 디젤은 5도어로 3개 트림(6,600/7,420/8,220만 원)으로 운영되고 가솔린은 5도어(8,170만 원)와 3도어(9,000만 원)로 출시됐다. 가격대나 구성 정도를 예상해 보면, 7,420만 원에 형성되어 있는 TD4 HSE 트림이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제원표를 보면 차량의 전장과 전고, 도어 구성에 따른 트렁크 용량이 다를 뿐 디젤 엔진과 가솔린 엔진의 세부 사양에는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가격이 다른 것은 실내 구성에 따른 부분이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예상되는 부분.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에 관심이 있는 예비 오너라면 필히 매장에서 각 트림 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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