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홈씨어터를 위한 합리적인 제안, 에이서 H6517BD 프로젝터
[IT동아 이상우 기자] 흔히 남자의 취미라고 불리는 것들이 있다. 한 번 빠지게 되면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새로운 장비를 구매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대표적인 취미를 예로 들면, 캠핑, 로드바이크, 자동차 튜닝, 카메라, 오디오 등이 대표적이다. 홈씨어터 역시 이러한 취미 중 하나다. 집에 대형 스크린을 걸고 빔 프로젝터를 쏴서 거실을 극장으로 만드는 꿈을 한 번쯤은 꿔봤을 것이다.
지금부터 소개할 에이서 H6517BD 프로젝터는 충실한 기본 기능은 물론, 여러 부가 기능을 통해 사용자를 만족시킬 만한 제품이다.
H6517BD는 풀HD(기본 1,920 x 1,080/최대 1,920 x 1.200) 해상도와 16:9(16:10) 화면 비율을 지원하는 빔 프로젝터다. 오늘날 가장 널리 쓰이는 화면 비율과 해상도로, 기존에 사용하던 PC나 콘솔 등을 연결해도 스크린에 검은 여백이 나타나지 않는다.
불과 몇 년전 출시된 프로젝터만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화면 비율이 4:3이라 드라마나 영화 같은 동영상을 재생하면 화면 위아래로 검은 여백이 생겨 결과적으로 해상도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제품은 4:3 비율과 함께 오늘날 가장 흔한 16:9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H6517BD 역시 마찬가지다. 4:3은 물론, 16:9, 16:10 등의 해상도를 지원한다. 여기에 영화 감상 시 레터박스를 제거해주는 확대 기능까지 더했다. 보통 극장 상영용 영화는 가로로 긴 시네마 스코프 비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16:9 비율에서 재생하면 위아래로 검은 여백이 생긴다. H6517BD는 영사하는 화면을 확대해 위아래 레터박스를 없에는 화면 비율도 지원한다. 다만 이 경우 영상의 좌우가 일부 잘리게 되니 참고하자.
3D 기능도 지원한다. 3D 재생 기능을 갖춘 DVD(혹은 블루레이) 플레이어나 엔비디아 3D 비전 기능을 지원하는 그래픽 카드(PC)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전용 안경(DLP link 3D 안경)이 필요하다. 지원하는 3D 형식은 사이드 바이 사이드, 탑 앤 바텀, 프레임 순차 표시 등 널리 쓰이는 방식 대부분을 지원한다.
프로젝터 자체의 성능은 상당히 준수하다. 밝기는 3,200안시로, 한낮에 창문을 열어놓고 사용해도 선명하게 보인다. 포켓 프로젝터가 50안 시, 보급형 빔 프로젝터가 1,500안시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이다(50안시는 완전히 어두운 곳에서, 1,500안시는 실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정도다).
명암비는 10,000:1이다. 명암비는 화면에서 가장 어두운 곳과 가장 밝은 곳의 차이를 얼마나 세밀하게 표현하는지를 나타낸 수치다. 프로젝터는 기본적으로 빛을 쏘아서 영상을 표시하는 장치기 때문에 어두운 영역을 표현하기 어렵다. 따라서 명암비가 높을수록 어두운 영역을 더 깊고 진하게 표현한다. 보급형 프로젝터의 명암비가 1,000: ~5,000:1 정도며, 대형 회의장이나 극장 등에서 사용하는 프로젝터가 30,000:1 정도니, 10,000:1은 가정용으로서는 준수한 편에 속한다.
영사를 위한 최소 거리는 1m다. 일반 거실에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정도지만, 최근 가정용으로 주목 받는 단초점 프로젝터와 비교하면 조금 아쉬운 느낌도 든다. 하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단초점 프로젝터보다 높은 해상도와 우월한 밝기를 갖췄으니 만족스러운 부분도 있다.
색감과 화질은 아주 만족스럽다. 일반 TN패널 모니터와 비교하면 전반적인 채도가 높아서 각 색상을 깊고 진하게 표현한다. 화면이 흐리다는 느낌도 없다. 영사하는 크기를 65인치 정도로 맞추고 가까이서 봐도 픽셀이 거의 깨지지 않는다. H6517BD로 영사할 수 있는 화면 크기는 최소 28인치에서 최대 300인치 까지고, 300인치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거리는 9.8m다. 거실에 충분한 공간만 있다면 초대형 TV를 놓은 듯한 느낌도 낼 수 있다.
스피커를 내장했지만, 사실상 큰 의미는 없다. 좌측 전면에 2W 모노 스피커 하나를 갖췄는데, 단순히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수준에 만족해야 할 듯하다. 스피커 출력이 낮고, 소리의 입체감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본격적인 홈씨어터 용으로는 부족하다(사실 홈씨어터를 구성하는 사람이라면 내장 스피커를 사용하지도 않는다).
램프 수명을 연장시키고, 소모 전력을 줄이는 에코모드(절전모드) 기능도 제공한다. 에코모드를 실행하면 소모 전력은 255와트에서 196와트로 줄어들고, 4,000시간이던 램프 수명이 8,000시간으로 크게 늘어난다. 다만 이 모드에서는 최대 밝기가 2,560안시로 줄어드니 참고하자.
입력단자는 HDMI 2개, D-SUB 1개, 컴포지트 1개 등을 갖췄으며, HDMI 중 하나는 MHL을 지원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있는 콘텐츠를 프로젝터로 보고 싶다면 MHL 단자를 이용하면 된다(스마트폰 기종에 따라서 전용 어댑터가 필요할 수도 있다). 참고로 기본 제공하는 영상 케이블은 D-SUB뿐이니 HDMI를 이용하려면 케이블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제품가격은 2015년 10월 초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149만 원이다. 특별히 가성비가 우월한 제품은 아니지만, 선명한 화질과 깊은 색감 그리고 다양한 기능 등으로 구매 만족감을 주는 제품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