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맥북 환승'을 주저하는 이들을 위한 격려글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이문규 기자] 솔직히 고백하는데, 필자는 그동안 애플 맥북을 사용하는 이들을 보며, '과연 저들 중에 맥북이 진정 유용해서 쓰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하는 삐딱한 시선을 보냈다. 그저 '남들이 사용하니까..', '괜히 좀 있어 보일까봐...' 하는, 말 그대로 '폼' 하나 때문에 일반 노트북(윈도우 기반)보다 '복잡하고 어렵고 호환성 떨어지는' 맥북을, 꾸역꾸역 사용하는 걸로 보였다.

나아가 '앱등이(애플 제품 추종자, '애플'과 '곱등이'의 합성어)'임을 자처하는 게 시대의 흐름을 따르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거라 착각하고 있다고도 생각했다. 물론 업무적으로 맥북(특히 맥OS용 소프트웨어)이 꼭 필요한 이들이나, 그저 '디자인이 예뻐서...' 선택한 이들은 그나마 인정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도대체 왜! 일반 노트북보다 호환성도 떨어지고, 윈도우 운영체제보다 사용하기 어렵고 복잡하고 익숙하지도 않은 맥북(자기가 언제부터 맥북 사용했다고)을 그렇게 선호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맥북 에어
맥북 에어

정말 궁금했다. 그래서 직접 겪어보기로 했다. 그들이 그리 추종하는 맥북, 필자도 한번 사용해 보기로 했다. 아마도 이 글은 그래서, 맥북으로 갈아타려 하지만 선뜻 내키지 않는 일반 노트북 사용자에게 유용한 정보라 생각한다. 물론 비-애플 사용자(혹은 애플 비호감자)에게는 신랄한 비판의 소리를 듣겠지만.

우선 필자의 주변정황을 짤막히 소개하면... 그동안 맥북, 맥OS는 기사 집필을 위해 혹은 호기심에 잠깐 만져 본 게 전부다(해서 '사용'이라 말하기도 민망하다). 잠깐 접할 때마다 '이렇게 불편한 PC를 어떻게 쓰나'하며 혀를 찼다. 줄곧 일반 노트북(IBM 호환)에 MS 윈도우 운영체제 만을 근 20년이 넘게 사용해 왔다. 주변에 맥북 사용자의 도움이 없으면 필자가 할 수 있는 건 전원 켜고 로그인하는 것 뿐. 그야말로 '생초짜'다. 맥OS뿐 아니라 아이폰을 제대로 사용한 것도 불과 몇 개월 전이다. 행여 적응하지 못할까봐 맥북 서적도 한권 사서 참고했다(나중에 깨달은 사실이지만, 맥북은 이런 사용설명서가 애당초 필요 없는 노트북이었다).

대부분의 업무는 웹 페이지 위주로 처리하고, 문서 작업을 위한 오피스 프로그램, 메모나 기록을 위한 노트 프로그램, 간단한 이미지 편집을 위한 사진 프로그램 등을 주로 사용한다. 온라인 게임은 노트북뿐 아니라 데스크탑에서도 그리 즐기지 않는다.

필자가 이 글에서 사용한 건 신형 맥북이다. 두께가 대단히 얇아 '맥북 에어'일 거라 예상했는데, 그냥 신형 맥북이라 한다. 그동안의 맥북은 모두 은색(실버) 계통 하나였는데, 신형 맥북은 금색(골드), 은색(실버), 회색(스페이스 그레이) 세 가지 색으로 출시됐다. 필자는 금색 모델을 사용했다.

신형 맥북 컬러 구성
신형 맥북 컬러 구성

신형 맥북은 기존 맥북 에어보다 가볍다. 11인치 맥북 에어가 1.08kg인데 비해, 12인치 신형 맥북은 0.92kg, 즉 920g이다. 1kg 무게 이하의 노트북이 대세인 요즘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이다. 색상 외에 CPU가 인텔 코어M 1.1GHz + 256GB SSD 모델과 인텔 코어M 1.2GHz + 512GB SSD 모델 두 가지로 나뉜다. CPU 성능 0.1GHz의 차이는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니, 사실상 디스크 용량 차이로 모델을 구분하면 된다. 메모리는 8GB를, 그래픽은 인텔 내장 HD5300 칩셋을 내장했다.

맥북에서 '디자인'이야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워낙 얇다 보니 일반 노트북은 물론 다른 맥북 시리즈에도 제공되는 각종 입출력 단자가, 신형 맥북에는 아예 없다. 딱 둘, 전원 충전을 위한 USB-C 타입 단자와 이어폰 연결 단자 뿐이다. 이 USB-C 단자에 USB-C용 USB 허브를 꽂아 USB메모리나 SD메모리카드 등을 사용하면 되겠지만, 어쨌든 다른 노트북에 비해 연결 호환성이 부족한 건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두어달 가까이 이 맥북을 사용하면서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일반 노트북과 달리 옆 단자에 뭘 주렁주렁 연결해 사용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후로 이들 액세서리가 분명 필요할 때가 있겠지만, 이 경우 USB-C용 허브를 통해 연결하면 된다(다만 아직까지는 USB-C용 액세서리가 그리 많지 않고, 애플 액세서리답게 어지간히 비싸긴 하다).

신형 맥북의 USB-C타입
단자
신형 맥북의 USB-C타입 단자

어쨌든 다른 일반 노트북이 절대 넘볼 수 없는, 흉내 조차 내기 어려운 독창적인 디자인을 위해서라면 그 정도의 불편함? 번거로움? 정도는 꾹 참아주기로 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기존 맥북 시리즈 커버에 있던 애플 로고 LED가 신형 맥북에는 없다는 것이다. 마치 영화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가슴에 있는 아크 원자로처럼, 커버 애플 로고 불빛은 맥북의 상징적 의미였는데, 신형 맥북에서는 일반적인 음각 형태의 로고로 대체됐다. 불빛은 사라졌지만, 애플 로고 부분을 도드라져 보이게 처리하여 멀리서 봐도 맥북 임을 짐작케 한다.

커버 애플 로고가 음각 형태로
바뀌었다
커버 애플 로고가 음각 형태로 바뀌었다

맥북과의 첫 대면 만을 짧고 간결하게 적으려 했으나, 역시 이것저것 알리고 싶은 게 많았다. 신형 맥북에서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게 바로 키보드다. 두께를 워낙 얇게 뽑아 냈기에, 일반 노트북과 같은 키보드 구성은 불가능했으리라 판단했다. 눈에 보이는 키보드 키캡의 깊이가 얕아 키감이 형편 없으리라고도 예상했다. 헌데, 일반 노트북 키보드보다는 독특한 키감이긴 하지만, 키 누름 느낌이 명확해서 리드미컬한 타이핑이 가능하다. 며칠 두드려 보니 키감과 키 반발력에 완전히 적응됐다. 제품소개 문서에 따르면, 기존의 '가위식 구조'가 아닌 '나비식 구조'로 키보드를 제작해, 키 높이를 대폭 낮추면서도 명확하고 안정적인 키감을 확보했다(이 대목에서 '역시 애플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형 맥북 키보드 구조
신형 맥북 키보드 구조

신형 맥북의 사양적, 외관적 찬양은 이 정도로 하고, 이제 맥북으로 갈아타기를 주저하게 되는 주요 사항에 관해 하나하나 살펴 본다.

전원 켜고 로그인 화면 나오면, 미리 등록한 사용자 계정과 암호를 넣어 로그인하는 건 윈도우 노트북과 동일하다. 바탕화면이 나타난 후 기본 사용법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윈도우 노트북과 달리, 맥북은 아이폰처럼 앱스토어에서 필요한 앱을 내려받아 바로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그러니 소프트웨어 불법복제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초보자들은 돈을 내고 정당하게 소프트웨어를 사서 사용하려 해도 그 방법을 몰라, 누군가에게 요청해 불법복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게 된다. 맥북은 그런 관행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스마트폰처럼 앱스토어에서 원하는 앱을 검색해 (유료라면 비용을 지불하고) 설치, 사용하면 된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앱 설치
애플 앱스토어에서 앱 설치

참고로, 설치된 앱은 아이폰과 동일하게, 특정 앱을 꾹 누른 다음 삭제 버튼을 눌러 삭제하면 된다. 윈도우처럼 제어판 들어가서 뭔지도 모르는 프로그램 목록에서 찾아 삭제하는 어려운 과정을 수행할 필요가 없다. 초보자에게는 사실상 이보다 더 쉬울 수 없다.

필자 역시 10여 개의 유/무료 앱을 내려받아 설치해 사용했다. 윈도우 노트북에서 사용하던 소프트웨어 거의 그대로다. 우선 MS오피스 프로그램이 최근 들어 맥북을 지원하면서, MS워드, 액셀, 파워포인트, 아웃룩, 원노트 등 주요 오피스 프로그램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윈도우용 오피스보다는 세부적, 전문적 기능은 다소 부족하지만, 일반적인 문서 작업 환경이라면 별 문제 되지 않는다.

맥북 지원하는 다양한 앱
맥북 지원하는 다양한 앱

MS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구글 앱스와도 연동되니, 구글 지메일이나 구글 캘린더, 구글 연락처 등도 그대로 가져와(동기화) 맥북에서 사용할 수 있다. 구글 앱/서비스 전용 앱도 앱스토어에 이미 많이 올라와 있다. 필자는 애플이 제공하는 아이클라우드(iCloud)보다는 구글 서비스를 주로 사용했다. 회사 업무 시스템이 구글 앱스 기반이기 때문이다. 지메일이든 구글 캘린더는 할일목록이든 지메일 앱을 통해 완벽하게 동기화된다.

문서 작업은 에버노트나 MS원노트를 주로 사용했고, 필요에 따라 워드, 액셀, 파워포인트, 포토샵 등도 겸용했다. 아래아한글 역시 맥북에서 사용할 수 있다(뷰어는 무료지만, 문서 작성용 앱은 유료다).

맥북에서 문서 작업을 하다 보면 가장 먼저 만나는 장벽이 한-영 전환이다. 윈도우 노트북은 키보드 '한영' 키를 눌러 전환할 수 있는데, 맥북에서는 커맨드(command) 키와 스페이스 바를 동시에 누르면 된다. 필자는 윈도우 노트북에서 시프트 키 + 스페이스 바 조합으로 한영 전환을 했기에, 큰 이질감 없이 적응할 수 있었다(참고로 시프트+스페이스 바 조합은 과거 아래아한글 한영 전환 조합이다).

맥북 키보드 배열
맥북 키보드 배열

한편 한자 입력은 변환하려는 한글에 커서를 대고 옵션 키 + 엔터 키를 누르면 한자 목록이 나타나고, 그 중에 맞는 한자를 선택해 입력하면 된다(단 모든 앱에서 동일하게 작동하는 건 아니다). 기호나 특수문자는 커맨드 키 + 컨트롤 키 + 스페이스 바를 동시에 눌러, 마찬가지로 기호/특수문자 목록에서 선택해 입력한다(복잡한 듯 느껴지지만, 익숙해지면 마우스 조작보다 편하다).

맥북은 키보드 하단의 키 배열이 일반 노트북과 달라 초보자에게 혼란을 주곤 하는데, 일반 노트북의 컨트롤 키와 맥북의 컨트롤 키의 역할이 다르다. 일반 노트북의 컨트롤 키 역할은 커맨드 키가 담당한다. 맥북은 마우스가 없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도록 다양한 키 조합(단축 키) 기능을 제공하는데, 이 때문에 컨트롤, 옵션(알트), 커맨드 키 등이 각각 제공된다. 서서히 익숙해지면 마우스보다 편하고 빠른 게 단축 키다.

맥북도 맥북용 마우스가 있긴 하다(별도 구매해야 한다. 역시 비싸다). 다만 마우스 버튼이 하나다. 윈도우 사용자가 겪는 또 하나의 혼란이 마우스인데, 마우스 오른쪽 사용에 익숙해져 맥북 마우스를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기까지는 시간이 제법 필요하리라 본다. 다만, 맥북은 마우스가 없어도 일반적인 업무, 작업에 큰 어려움 없도록 구성됐다. 그래서인지 터치패드도 일반 노트북보다 훨씬 넓고 마우스 왼쪽/오른쪽 버튼이 없는 대신, 다양한 멀티 터치 기능을 제공한다.

맥북 터치패드의 멀치터치 기능
맥북 터치패드의 멀치터치 기능

특히 세 손가락으로 앱이나 화면을 쓸어넘겨 전환하는 기능은 맥북 터치패드 기능의 백미다. 참고로, 맥북용 애플 마우스를 사용하는 경우, 맥북 환경설정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 기능을 활성화해 사용할 수 있다. 터치패드에서는 두 손가락 터치가 마우스 오른쪽 버튼 역할을 한다.

신형 맥북에는 또한, 최근 출시된 아이폰6S에 들어간 '포스터치(Force touch)' 기능이 내장되어, 터치패드를 누르는 압력에 따라 별도의 작업 메뉴가 나타난다. 예를 들어, 인터넷 페이지 링크를 꾹 누르면 해당 인터넷 페이지에 들어가지 않아도 페이지 전체를 작은 창으로 미리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터치패드 기능 덕에 익숙해지기만 면 마우스 없이도 원활한 작업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물론 마우스가 있다면 더욱 세밀한 작업이 가능하긴 하다(이미지/동영상 편집 작업 등)). (여담으로, 평소에 세단형 승용차를 몰던 운전자가 SUV나 RV 차량을 제대로 운전하려면, 해당 차량에 충분히 익숙해 져야 한다. 맥북 사용도 마찬가지다. 익숙해지면 편해진다.)

인터넷 사용 역시 일반 노트북과 완전히 동일하다. 더구나 최근 들어 국내 인터넷 사이트도 액티브X나 플러그인을 걷어내고 있는 터라(진작 그리 됐어야 했다), 맥북으로 인터넷 서핑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아지고 있다. 필자의 업무 환경은 인터넷 페이지를 기반으로 한다. 맥북 내 사파리 웹 브라우저로도 아무런 문제 없이 처리할 수 있다. 혹은 크롬 웹 브라우저를 앱스토어에서 설치해 사용해도 된다. 국내 맥북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 사이트도 맥북 환경에 맞게 웹 페이지를 다듬고 있다.

당연히 인터넷 온라인 게임은 실행, 그 전에 설치 자체도 불가다. 애당초 윈도우 PC 만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이기에 그렇다. 필자는 온라인 게임을 거의 안 하기에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 행여 어쩌다가 게임 한번 하고 싶다면, 윈도우 데스크탑을 사용하면 된다. 평소 윈도우 노트북을 사용할 때도 게임은 아예 설치하지도 않았다.

맥북을 사용한지 두어 주가 지나니, 윈도우 노트북이 그립지 않을 정도로 웬만큼 익숙해졌다. 두어 달이 된 지금, 다시 윈도우 노트북을 사용하려니 왠지 모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특히 아이폰과의 통합 기능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그렇다. 문자메시지를 아이메시지(iMessage) 기능을 통해 맥북에서도 주고 받을 수 있어 정말 편했다. 사무실(혹은 집)에서 데스크탑 앞에 앉아도 여전히 맥북을 꺼내 책상에 올려 두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이폰과 맥북의 통합 작동(아이메시지)
아이폰과 맥북의 통합 작동(아이메시지)

맥북을 사용하다 문자가 오면 바로 답장을 보낼 수 있고, 전화가 오면 맥북에서도 알림이 나타나니 즉시 전화를 받거나 거절할 수 있다. 기기 통합의 장점을 아이폰과 맥북을 사용하면서 고스란히 체감할 수 있었다. 문자메시지 외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의 주요 메신저도 맥북용 앱으로 제공되니 아이폰을 거치지 않고도 대응할 수 있다. 이 밖에 아이폰에서 열어 본 인터넷 페이지를 맥북에서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사파리 사용). 아이폰 사용자라면 노트북 선택 시 맥북을 우선 고려하라 권할 만큼 매력적인 기능이다.

그럼 맥북과 맥OS에도 '윈도우 업데이트'와 같은 기능이 있을까? 당연히 있다. 어찌 보면 윈도우보다 훨씬 진보적이고 사용자 친화적이다. 버전에 따라 개별 구매해야 하는 윈도우와 달리, 맥OS는 맥북을 사면 이후로 지속적으로 무료로 업그레이드가 된다('매버릭' 버전 이후). 크고 작은 업데이트/패치 수준이 아니라, 맥OS 새 버전이 출시되도 무조건 무료 업그레이드다. 이 역시 앱스토어를 통해 간편하게 진행된다.

바로 어제, 맥OS인 OS X('오에스 텐'으로 읽는다)의 새 버전인 '엘 캐피탄(El Capitan)'이 공개됐다. 사용자는 앱스토어에 들어가 무료로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하면 된다. 결국 노트북 한 대 사면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걱정 없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맥OS X 엘 캐피탄 무료 업그레이드
맥OS X 엘 캐피탄 무료 업그레이드

필요에 따라 맥북에 윈도우를 설치해 사용해도 된다. 맥북에는 윈도우 사용을 지원하는 '부트캠프' 기능도 들어 있다. 윈도우를 추가로 설치해 부팅할 때 맥OS, 윈도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윈도우로 부팅되면 일반 노트북처럼 사용하면 된다. 혹은 맥OS까지 모두 삭제하고 윈도우만 설치해 사용할 수도 있긴 하지만, 그럴 거면 그냥 일반 노트북 사는 게 낫다.

그리고 맥북에는 바이러스 백신을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 바이러스나 해킹의 위험이 윈도우보다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맥OS용 백신도 별로 없다). 그렇다고 보안에 있어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백신이나 스파이웨어 제거 프로그램, 각종 보안 액티브X 등이 덕지덕지 깔리는 윈도우보다는 월등하게 안정적이고 깨끗하다. 앱스토어에 등록되는 모든 앱 또한 애플의 사전 승인을 거치기에 안정성, 보안성 측면에서 이미 검증된 것들이다.

지금 필자는 다시 윈도우 노트북을 사용한다. 맥북을 반납하면서 윈도우 노트북을 다시 사용하기 어려울 것 같았지만, 이 역시 익숙해지면 그만이겠다. 어쨌든 필자는 두달 간 맥북을 사용하면서, 사람들이 왜 맥북을 선호하는지, 왜 애플 제품에 열광하는 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인정하게 됐다. 그리고, 결정적인 편견, '맥북은 사용하기 어렵고 불편하며 불친절하다', '그래서 맥북은 전문가만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은 완전히 지웠다. 오히려 맥북은 PC를 아예 모르는 어린 사용자나 노년층 사용자에게 훨씬 유용할 만큼 편리한 노트북이다.

디자인이 예뻐서든 무게가 가벼워서든 혹은 단순한 호기심이든 맥북을 사용해보고 싶다면 망설일 거 없이 바로 실행으로 옮기기를 격려한다. 외국 대학 강의실 내 학생들 대부분이 맥북을 사용하는 이유, 외국 영화에 맥북이나 아이맥(데스크탑형 맥)이 심심찮게 등장하는 이유는 뻔하다. 그것이 현 시점의 대세이고, 그것이 가장 보편적이고, 그것이 사용자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면, 맥북도 얼마든지 쥐락펴락할 수 있다.

현재, 일반 윈도우 노트북으로 할 수 있는 것 중 맥북으로 할 수 없는 건, 온라인 게임 실행과 액티브X로 오염된 몇몇 웹 페이지(은행, 금융사 등) 접속이다. 반대로, 맥북으로 할 수 있는 것 중 윈도우 노트북으로 할 수 없는 건, 생각보다 많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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