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초보자 지향의 보급형 SSD, 리뷰안테크 950X Neo
[IT동아 김영우 기자] '동급 최저가'는 참으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말이다. 일단 유사한 다른 제품보다 싸게 살 수 있으니 좋긴 한데, 혹시나 뭔가 문제가 있는 물건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인지상정이니 말이다.
이번에 소개할 리뷰안테크(RevuAhnTech)의 보급형 SSD인 950X Neo(이하 리뷰안 950X 네오)도 동급 최저가에 속하는 제품이다. 주력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240GB 모델의 경우, 2015년 8월 현재 8만 9,700 에 팔리고 있다. 이는 유사한 용량의 타사 제품에 비해 적게는 1~2만원, 크게는 5~6만원 정도 싼 가격이다. 실속파 소비자들을 위해 가격을 낮췄지만, 성능은 고가 제품과 다를 바 없다고 제조사는 강조하고 있는데, 과연 이게 사실인지 한번 살펴보자.
참고로 950X 네오는 120GB 모델부터 960GB 모델까지 다양한 용량을 제공한다. 최대 용량 제품인 960GB 모델의 인터넷 최저가는 37만 3,000원(2015년 8월 기준)으로, 이 역시 유사 용량의 타 제품 대비 가격은 가장 싸다. A/S 제공 기간은 당초 3년으로 알려졌으나 이를 6년으로 연장(이미 판매된 제품 포함)한다고 리뷰안테크에서 최근 전했다.
불필요한 꾸밈 최소화하고 실속 차린 수수한 외관
리뷰안 950X 네오의 외형은 시장에서 흔히 팔리는 다른 SATA 기반 2.5 인치 SSD와 제품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다만, 좀 자세히 살펴보면 가격을 낮추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몇 군데 있긴 하다. 이전에 출시된 리뷰안테크의 850X1이나 850X2 같은 제품은 제품 표면을 화려한 색상으로 감싸고 가장자리를 '엣지' 있게 다듬곤 했다. 여기에 제품 이름 및 로고도 표면에 양각으로 크게 새기는 등, 제품 외형에 나름 비용을 들인 흔적이 있었다.
반면, 950X 네오의 외형은 상대적으로 수수하다. 제품 표면에 헤어라인 무늬로 약간의 질감을 살릴 것 외에는 딱히 눈에 띄는 시각적 요소가 없다. 전면의 제품 로고도 그냥 인쇄만 했다. 그리고 제품을 구성하고 있는 커버가 나사로 고정되어있지 않고 그냥 눌러 끼운 형태로 마감했다. 전반적으로 생산 비용을 줄이고 공정을 단순화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를 단점이라고 지적할 정도는 아니다. 불필요한 가격 상승 요인을 최소화하는 건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도 이득이기 때문이다. 약간 마음에 걸리는 건 커버를 나사로 마감하지 않아서 그런지 제품 전면과 후면 커버 사이에 약간의 유격이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제품을 잡고 흔들면 ‘딸깍딸깍’ 하는 소리가 난다. 만약 노트북에 장착한다면 소음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 염려하기도 했는데, 다행히 제품 장착 시 양쪽 측면의 구멍을 나사로 고정하니 소리가 나지 않았다.
초보자를 위한 무상 장착 서비스와 편리한 마이그레이션 소프트 지원
제품의 크기는 2.5인치 규격, 연결 인터페이스는 SATA3(SATA 6Gbps)이니 시중에 팔리는 대부분의 노트북이나 데스크탑에 탑재하는데 문제가 없다. 노트북이라면 하단 커버, 데스크탑이라면 측면 커버를 열고 기존의 HDD와 교체하거나 빈 베이에 장착하면 된다. 공구는 드라이버 1개면 족하고, 데스크탑이라면 2.5인치 저장장치를 3.5인치 베이에 고정하는 가이드나 브라켓(몇 천원 정도)만 추가하면 좀더 단단한 고정이 가능할 것이다. 만약 이 조차도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리뷰안테크 서비스센터에 연락해서 하드웨어 무상 설치 서비스를 이용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SSD 설치 시 하드웨어의 설치 이상으로 어려운 것이 운영체제 설치다. 새 SSD에는 당연히 아무런 운영체제로 들어있지 않으므로 이를 장착해 PC를 켜도 부팅은 되지 않는다. 운영체제 설치용 디스크나 USB로 부팅해서 윈도우7이나 윈도우 10 등의 운영체제를 설치한 후, 각종 장치 드라이버 및 응용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개인용 백업 파일도 옮겨야 하니 과정도 귀찮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이런 과정에 부담을 느낀다면 리뷰안테크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데이터 마이그레이션(복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보자. 리뷰안테크의 SSD를 PC에 연결해서 일단 기존의 HDD로 부팅한 후, 마이그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실행해 화면의 지시에 따르면 간단히 기존 HDD에 있던 운영체제 및 응용 프로그램, 그리고 각종 파일 등을 그대로 새 SSD로 옮길 수 있다. 당연히 이 작업 후 새 SSD로 부팅도 가능하다. 시중에 팔리는 상당수 SSD 제조사 중에는 이런 마이그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지 않아 아쉬움을 주는 경우가 제법 있다. 이런 의미에서 리뷰안테크의 소프트웨어 제공은 칭찬할 만 하다.
참고로, 데스크탑 PC라면 기존의 HDD가 장착된 상태에서 새 SSD만 추가로 달고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을 할 수 있지만, 저장장치를 1개만 달 수 있는 노트북이라면 새 SSD를 추가할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하다. 따로 판매되는2.5인치 규격의 외장하드 케이스, 혹은 SATA – USB 변환 케이블을 이용해 새 SSD를 USB에 연결, 마이그레이션 작업을 하도록 하자.
TLC 규격 낸드 플래시와 쿼드코어 컨트롤러의 조합
리뷰안 950X 네오의 내부는 도시바의 TLC(Triple Level Cell) 규격 낸드플래시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파이슨의 PS3110 쿼드코어 컨트롤러로 제어를 하는 구성이다. TLC 규격 메모리는 MLC(Multi Level Cell) 규격에 비해 동일용량 대비 가격이 싼 대신 성능이나 수명 면에서 불리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실제로 리뷰안 950X Neo의 상위 제품인 850X 터보나 850X 스페셜 등은 MLC 규격이다.
다만, 기술의 개선으로 인해 최근 나오는 TLC 기반 SSD 중에는 MLC와 대등한 성능을 내는 것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리뷰안 950X 네오에 탑재된 쿼드코어 컨트롤러가 어느 정도 성능을 발휘해 TLC 낸드 플래시의 단점을 보완했을 지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TLC SSD의 성능을 유지 관리하는데 유용한 찌꺼기 데이터 정리 기능인 TRIM 및 GC(Garbage Collection)를 지원하는 점도 참고할 만 하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이용한 성능 테스트
제품의 대략을 살펴봤으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성능을 체험해 볼 차례다. 테스트 시스템은 코어 i7-4770 CPU에 8GB DDR3 메모리, 에이수스 Z97-PRO 메인보드 기반의 윈도우10 64비트 PC다. 리뷰안 950X 네오(240GB)의 성능을 가늠하기 위해 비교제품을 준비했다. 비교 대상은 마이크론(Micron)의 크루셜(Crucial) BX100(250GB)과 인텔(Intel)의 535 시리즈(240GB), 그리고 제이투닷컴의 제이웍스(Jworks) JTSSD002(256GB)다.
참고로 인터넷 최저가 기준, 리뷰안 950X 네오는 8만 9,700원 이고, 크루셜 BX100은 10만 800원, 인텔 535는 14만 6,800원이고 제이웍스는 9만 9,460원이다. 가격 면에서 리뷰안 제품이 가장 싸고 인텔 제품이 가장 비싸다. 리뷰안 950X 네오 외의 비교 제품은 모두 MLC 규격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능 면에서 리뷰안 제품이 불리할 수도 있는데, 이는 테스트를 통해 확인해 볼 일이다.
일단 수치적인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저장장치의 테스트 도구인 크리스탈디스크마크(CrystalDiskMark)를 구동해봤다. 이 테스트는 평균 읽기 쓰기 속도(Seq)와 저용량 파일 읽기 쓰기 속도(4K) 외에 파일을 32로 나눠 실제 체감 정도에 가까운 속도를 측정하는 기능(Q32T1)도 있다. 읽기 속도의 경우 테스트 제품 모두 전반적으로 비슷한 결과를 낸 가운데, Seq Q32T1항목에서 리뷰안 950X 네오가 비교 제품 대비 좀더 나은 성능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쓰기 속도의 경우는 제품 사이에 제법 눈에 띄는 차이가 있었다. 특히 리뷰안 950X 네오는 Seq 항목에서 유일하게 500MB/s를 넘었고, Seq Q32T1 항목에서도 그에 못지 않은 결과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크리스탈디스크 마크를 이용한 테스트에서 리뷰안 950X 네오는 TLC 규격이라는 불리한 상황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를 냈다.
실제 파일 복사를 통한 성능 테스트
다만, 벤치마크 프로그램에서의 결과가 꼭 실제 사용시의 성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좋은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이용 환경에 따라 제 성능을 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운영체제, 응용 프로그램, 사용자의 습관 등, 정말로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파일 복사 테스트를 해봤다. 우선 10GB 정도 크기의 단일 파일을 준비, 이를 각 SSD 내에서 복사하며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테스트 결과는 다소 의외였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에선 가장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던 리뷰안 950X 네오가 실제 파일 복사 속도에선 오히려 비교 제품에 비해 약간 느린 속도를 냈다.
다음은 7천여개의 자잘한 파일로 이루어진 약 4.5GB 용량의 폴더를 복사하며 걸린 시간을 측정했다. 용량이 큰 단일 파일 복사보다 용량이 작은 파일을 여러 개를 복사할 때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곤 하는데, 이는 단순히 최대 전송속도가 빠른 저장장치보다는 전반적인 민첩성이 우수한 저장장치가 더 나은 결과를 내곤 한다.
테스트 결과, 단일 파일을 복사할 때와 양상은 비슷했다. 전반적으로 유사한 결과를 낸 가운데, 리뷰안 950X 네오가 다소 느린 속도를 냈다. 리뷰안 950X 네오는 분명 TLC SSD로선 우수한 성능을 갖춘 것이 확실하지만, 아무래도 태생적인 불리함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한 것 같다.
'가성비' 중시하는 알뜰파, SSD를 처음 써보는 입문자에게 권할 만
리뷰안테크의 950X 네오는 앞서 말한 대로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SSD 중에서 가장 싸게 구할 수 있는 제품 중의 하나다. 주머니 사정이 아쉬운 알뜰파 소비자라면 충분히 관심을 가질 만 하다. 저렴한 가격의 TLC 기반 SSD임에도 불구하고 기본 사양이 높은 편이고,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통한 테스트에서도 좋은 결과를 냈다. 그리고 SSD의 설치에 어려움을 겪는 초보 사용자를 위해 하드웨어 무상 장착 서비스 및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실제 이용 시에 체감하는 성능은 벤치마크 결과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감이 있었다. 벤치마크 프로그램 성적이 상당히 뛰어난 것을 보면 기본기가 부족한 것 같진 않은데, TLC 기반 SSD는 MLC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용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 아닌가 짐작해 볼 따름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HDD의 속도에 비하면 훨씬 뛰어난 것은 확실하므로, HDD를 사는 비용에 어느 정도 더 보태서 훨씬 빠른 SSD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느낌으로 구매하는 것이 좋겠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