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키보드의 SysRq, Scroll Lock, Pause 키, 용도를 아시나요?
[IT동아 김영우 기자]
세월이 흘러도 그 가치가 변하지 않는 주옥같은 정보가 있습니다. '기사 재탕' 코너는 이처럼 누구에게나 도움되는 정보를 과거로부터 다시 살려낸 기사입니다. 기사가 발행된지 3~4년이 지나 사용자들이 찾기 어려운 점을 해결했습니다. 또한 현재(2015년) 상황에 맞게 일부 내용을 수정/추가했습니다. 10부작으로 이뤄진 '기사 재탕' 그 다섯 번째는 키보드 오른쪽 상단에 위치한 'SysRq', 'Scroll Lock', ' Pause/Break' 키의 용도에 관한 내용입니다.
키보드는 컴퓨터를 다루기 위한 필수품이다. 적게는 86개, 많게는 106개의 키가 빼곡하게 자리잡고 있다. 본래 키보드는 타자기에서 발전한 것으로, 컴퓨터보다도 오랜 역사를 가진 물건이다. 그러다 보니 키보드의 각 부분에는 과거의 흔적이 조금씩 남아있다. 이를테면 현재 키보드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QWERTY'로 시작되는 키의 배열도 과거 타자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전반적인 형태를 그대로 유지해온 키보드지만, 컴퓨터 환경의 변천으로 인해 키가 추가되거나 일부 키의 명칭이 변하는 경우도 있었다. Ctlr키와 Alt키 사이에 자리잡은 '윈도우'키가 대표적이다. 윈도우 운영체제에서 시작메뉴를 불러올 때 주로 쓰는 이 키는 1995년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95' 운영체제가 출시되면서 추가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타자기에서 줄을 바꿀 때 쓰던 'Return'키는 198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Enter'키로 이름이 바뀌었다.
반면, 컴퓨터 환경이 변화되어 거의 쓰이지 않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예전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사용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키도 있다. 이는 주로 문자입력패드와 숫자패드 사이에 집중되어 있는데, 'SysRq', 'Scroll Lock', ' Pause/Break' 키가 대표적이다. 이 키들은 왜 존재하는 것이며, 어떤 쓰임새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자.
SysRq(System request)키
SysRq라는 명칭은 'System request(시스템 호출)'의 줄임말로, 명령어 입력모드를 전환할 때 쓰이던 키다. 본래는 1970~80년대에 쓰이던 IBM사의 메인프레임(기업 등에서 쓰는 대단위 컴퓨터)용 단말기에 처음 적용된 것으로, 도스(Dos)와 같은 문자기반 운영체제에서 멀티태스킹(다중작업)을 하고자 할 때 유용했다.
예를 들어 도스에서 응용프로그램을 한 번 실행하면 그때부터 입력하는 키보드 명령어는 용용프로그램을 조작하는 데만 쓰이게 된다. 만약 이 상태에서 도스 자체에 명령어를 입력하려면 일단은 응용프로그램을 종료해야 한다. 하지만 SysRq키를 누른 상태로 명령어를 입력하면 응용프로그램이 실행된 상태에서도 도스에 직접 명령어를 입력할 수 있다.
그러나 마우스 조작만으로 간단히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윈도우와 같은 그래픽기반 운영체제가 대중화되면서 SysRq 기능은 쓰지 않게 되었다. 다만, 상당수 키보드에서 SysRq키가 화면을 캡쳐해 저장할 때 쓰는 Prt Scr(Print Screen)키와 기능을 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직도 종종 이 키를 누르게 된다. 윈도우XP나 윈도우7, 윈도우8 같은 운영체제에서 Prt Scr(SysRq)키를 누르면 현재 모니터에 표시되는 화면이 메모리에 임시 저장되며, 그 후 윈도우 그림판(MS Paint)같은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에 '붙여넣기(혹은 Ctrl + V키)'를 실행하면 해당 화면을 JPG, BMP 등의 파일로 보존할 수 있다.
Scroll Lock키
화면의 스크롤과 관련이 있는 키다(주로 도스 환경). Scroll Lock키는 숫자패드의 입력모드를 전환하는 Num Lock, 대소문자 입력모드를 전환하는 Caps Lock키와 마찬가지로 키보드 우측 상단에 해당 키의 활성화 여부를 표시하는 램프와 연동되는 것이 특징이다. Scroll Lock키를 한 번 누르면 Scroll Lock 램프가 켜지며 기능이 활성화되며, 이 상태에서 다시 한 번 누르면 램프가 꺼지며 기능이 비활성화된다.
도스 운영체제를 사용하다가 상하 방향키를 누르면 커서 역시 상하방향으로 한 칸씩 움직인다. 이를 이용해 화면을 상하로 스크롤 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렇게 커서를 움직여 화면을 한 줄씩 스크롤 하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 때 Scroll Lock키를 눌러 기능을 활성화 시킨 후에 방향키를 움직이면 커서는 그대로 있고 화면 전체가 스크롤되므로 보다 편리하게 지나간 화면을 확인할 수 있다.
윈도우 운영체제는 창 오른쪽의 스크롤 바를 마우스로 잡고 움직이거나 마우스의 휠을 돌리면 훨씬 빠르고 편리하게 화면 스크롤이 가능하므로 Scroll Lock키를 쓰지 않게 되었다. 다만, 윈도우 시대에서도 일부 응용프로그램에서 Scroll Lock키를 쓰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무용 스프레드 시트 프로그램인 엑셀(Excel)이다. 엑셀에서 Scroll Lock키를 활성화 시킨 상태에서 방향키를 움직이면 커서를 고정시킨 상태에서 화면 스크롤만 움직일 수 있다.
Pause/Break키
Pause/Break키도 도스 시절의 유산이라 할 수 있다. 한창 실행되던 작업을 도중에 멈추거나 중단(취소)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단독으로 누르면 Pause(일시정지) 기능이, Ctrl키나 Shift키(경우에 따라 다름)와 함께 누르면 Break(중단) 기능이 발휘된다.
예를 들어 도스 환경에서 'dir' 명령어를 입력하면 해당 디렉터리 안에 있는 파일이나 폴더의 목록을 출력하는 작업이 시작되는데, 도중에 Pause/Break키를 단독으로 누르면 작업이 잠시 멈추므로 목록 중간의 내용을 확인하는데 유용하다. 이 상태에서 다시 한번 Pause/Break키를 눌러주면 다시 작업이 시작된다. 만약 Pause/Break키를 단독으로 누르지 않고 Ctrl키와 함께 누르면 작업이 아예 취소된다.
Pause/Break키 역시 윈도우 환경으로 오면서 거의 쓰지 않게 된 키다. 하지만 프로그램 개발 현장과 같은 전문적인 환경에서는 아직도 종종 이 키를 사용하곤 한다. 그리고 PC를 켰을 때 운영체제 부팅 직전에 표시되는 바이오스(BIOS) 화면에서 Pause/Break키를 누르면 동작을 멈추게 할 수도 있다. 또한, 윈도우 환경에서 윈도우키와 Pause/Break키를 함께 누르면 해당 PC의 시스템정보를 볼 수 있다. 제어판에 들어갈 필요 없이 시스템 정보를 확인하고자 할 때 나름 요긴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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